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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헤드헌터다 2회_iOS 개발자 영입 전쟁

과연 개발자의 이력서를 받을 수 있을까?

by 닥짱


오늘은 연휴 둘째 날. 와이프와 아이는 자고 있을 시간인 새벽 6시 30분, 저절로 눈이 떠졌다. 이대로 더 잘지, 일어날지 고민하다가 이틀 전 의뢰받은 포지션 4개가 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시급한 포지션이라고 강조해 주셨던 고객사 인사담당자분 얼굴이 문득 떠올라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이렇게 연휴라고 늦잠 자는 걸 인사 담당자분 께서 알게 되시면 당장 포지션을 거두어 가실 거야..


혹시나 와이프와 아이가 깰까 봐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나와 옷방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책상에 앉아 맥북을 켰다. 역시 인터넷 하기에는 맥북이 최고인 것 같다. 로그인도 편하고 앱 관리하기도 편하고 아이폰과도 연동이 잘 된다. 이제 다시 윈도 체제로는 못 돌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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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고 있으면 가끔 백설공주님, 아니 딸아이가 찾아와서 유튜브를 보고 간다, 맥북 사기 전]


하여튼 다시 메일을 열고 의뢰받은 4개 포지션 중 어떤 것을 시작할까 고민을 해본다. 그러다 문득 작년에 합격시킨 23명의 합격자 중 개발자의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기억하고 올 해는 개발자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iOS 개발자 포지션을 가족들이 깨기 전까지 찾아보기로 했다.


JD에 나와있는 자격 요건은 아래와 같다.


iOS 개발 경력 3년 이상 또는 그에 준하시는 분

디자인 패턴에 대한 이해와 경험 보유

iOS 최신 트렌드에 대해 관심이 많고 서비스에 적극 활용하는 분

동료들과 적극 협업하면서 서비스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

문제 해결을 즐기시는 분

학습과 성장에 관심이 많고,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

iOS 프레임워크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개발하시는 분


음, 우선 경력이 3년 이상이라고 하였으니 필터링할 때 최소 2년 차부터 봐야 할 것 같았고, 3년 차가 기준이니 맥스 10년 차까지 보기로 했다. 통상 이런 경우 너무 많은 연차는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가장 적절한 연차는 3~6년 정도라고 보는 게 맞다. 최대한 영점을 잘 맞춰서 소싱을 하는 것이 시간절약하는 방법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그 외에 자격 요건들을 보니...

동료들과 적극 협업.. 자기 계발을 위해 노력.. 서비스에 대한 의견 제시...


이건 도저히 이력서 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냥 swift에 대한 3년 이상의 경력이 있으면서 유사한 수준의 역량을 가진 분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개발 언어는 swift이니 object-C나 혹은 앱개발자이지만 안드로이드 개발 경력이 더 많은 분은 제외를 하기로 하자. 괜히 여기저기 제안 날려봤자 나의 소중한 링크드인 일촌 제안 숫자만 줄어든다.


경력은 3~10년 차, 개발언어는 swift로 링크드인 리쿠르터로 검색하니 다행히 1,000명이 넘지 않는다. 이 정도면 가족들이 깨기 전에 다 제안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명씩 찬찬히 이력을 읽어본다. 이 분은 swift 경력이 적어서 안되고, 이 분은 퇴사한 지 너무 오래되어서 힘들 것 같고, 이 분은 지금 있는 회사가 너무 좋기 때문에 굳이 내 고객사로 올 이유가 없을 것 같고, 이 분은 너무 이직이 잦고..


그렇게 한 명씩 제외를 하고 나니 1,000명의 인재 중 실제 제안을 한 사람은 66명 정도 되는 것 같다. 이 정도면 적당한 것 같긴 한데 아직 부족하다. 다행히 시간은 2시간 정도 흘렀지만 가족들은 아직 깨지 않고 있다. 60명에서 실제 지원을 하는 사람은 많아야 2~3명 일 테니 후보자를 더 만들어야 한다. 경험 상 이 회사에는 한 5명 이상은 추천을 해야 면접에 2~3명이 갔던 것 같으니 이력서를 더 받기 위해 이제는 잡코리아로 장소를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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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uncontacted는 링크드인 인메일을 보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나는 인메일보다 일촌 신청 메시지로 컨택을 하는 편이다]



잡코리아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검색을 해보니 200명가량 후보자가 나온다. 링크드인보다 더 적다. 역시 IT, 개발자들은 링크드인에 많이 분포되어 있는 것 같다.


200명 후보자들을 쭉 훑어보고, 그중 5명가량 후보자들에게 제안을 보냈다.


제안을 다 보내고 잠시 쉬고 있으니 아이가 깨는 소리가 들린다. 다행히 오늘은 늦잠을 좀 자서 오전에 3시간가량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다행이다. 만약 아침에 안 깨고 더 잤으면 다른 헤드헌터들이 먼저 후보자들을 컨택했을 수도 있단 생각에 간담이 서늘해진다. 일찍 일어나길 잘한 것 같다.


깨어난 아이와 와이프와 함께 다시 진정한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과 점심을 먹고, 오후엔 집 앞 마트에 가서 시나모롤 미미 인형도 사고, 저녁엔 본가에 가서 어머니와 저녁도 먹고 들어왔다. 그리고 그 사이에 오전에 컨택했던 후보자 한 명에게 답장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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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를 주시기로 했다. 역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제안을 하길 잘한 것 같다. 이제 이력서를 받으면 다시 꼼꼼히 살펴보고 추천 가능 여부에 대해서 확인 후 피드백을 드려야 한다.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것 같다.


이렇게 연휴 두 번째 날도 저물어 가고 있다. 내일은 나도 좀 늦잠 좀 자고 하루만큼은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야 되겠다.


내일 하루 정도는 온전히 쉬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밀리의 서재로 읽던 책이나 보며 누워있어야겠다.


밀리의 서재 한 달 무료 서비스가 끝나가는데 마지막까지 최대한 많은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언젠간 내가 쓴 책도 밀리의 서재에 올라와있겠지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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