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퇴사사유에 대하여_내가 받은 부당함이, 내 행동의 정당함이 되지는 않습니다.
지난 번 강의를 끝내고 집에 가려는데 학생 한 명이 저를 붙잡고 물어보았습니다.
"퇴사 사유를 뭐라고 해야 하나요? 이전 회사에서는 내부에서 행해지는 부조리한 일들을 목격해서 퇴사를 했었는데, 솔직하게 그대로 이야기를 해도 되나요?"
아마 해당 학생은 '나는 회사 내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일들을 보고 퇴사를 한 것이기 때문에, 나의 퇴사 사유는 정당하게 받아들여질거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직을 할 때, 특히 퇴사사유는 조금 더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퇴사를 해봤었고, 많은 이들이 퇴사를 함에 있어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리해고, 희망퇴직, 부서 정리, 급여 미지급 등 회사 자체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업무 과다, 상사와의 갈등 등 개인적인 문제들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퇴사에 있어 정당하지 않은 것은 없고 모두 다 나에게는 그럴만한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이를 이직하려는 회사에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은 썩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이직이라는 것은 내가 세운 커리어 로드맵에 따라, 나만의 커리어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단계입니다. 즉, 이직을 하려는 이유는 내가 이전회사에서 받았던 '부당한 대우' 때문이 아니라, '당신 회사에 가서 이런 이런 기여를 하고 싶고 나 역시 함께 발전하고 싶다'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이런 피해를 입었으니 나를 이해해주겠지'라는 생각으로는 결코 이직을 할 수 없습니다. 모든 회사는 어두운 문화를 가지고 있고 드러나있지 않은 부조리들이 존재합니다.
만약 이러한 것을 이유로 우리 회사에 오려는 지원자라면 얼마 안 가서 퇴사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고, 회사 내부의 사정을 또 다른 회사에 가서 퇴사 사유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판단하게 됩니다.
비록, 진짜 퇴사와 이직 사유에 그러한 부분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면접장에서는 드러내보이면 안됩니다.
퇴사 사유는 결국 이직 사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좋은 퇴사와 이직 사유는, '지금 현재 있는 회사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좋은 환경이었지만, 제가 향후 해나가고 싶은 업무와 회사의 방향성이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을 찾기 위해 이직을 한다'는 늬앙스가 좋지 않을까 합니다.
즉, 나의 발전과 회사의 기여를 위해 당신 회사에 지원을 했다는 인식이 들게 해야 하고, 그를 통해 회사 입장에서는 당신을 채용함으로써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합니다.
내가 받은 부당함이, 내 행동의 정당함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무조건 솔직한 것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조금 더 큰 맥락에서 나의 커리어 로드를 그려보면 어떨까요. 이직을 통해 나와 회사가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일지를 고민해보신다면 그 사유에 대해 조금 더 설득력있게 얘기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