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텍사스부뚜막 Texas_Stove
"언니, 나 호텔에서 알바 시작했어."
"응? 무슨 프로젝트하는 거야?”
“하하하”
어린아이가 까꿍놀이를 할 때 마냥 깔깔대며 웃는 게 아무래도 뭔가 또 놀라운 일을 벌이고 있구나 싶었다.
"Housekeeping!"
장난꾸러기 같이 밝게 답하는 목소리가 설마 싶었는데 너무나 황당했다.
"방청소하는 하우스키핑?"
그저 평범한 일은 아닐 거라 예측은 했지만 교수가 청소하는 아르바이트라니 이건 너무 생뚱맞았다.
“연구에 몰두하며 키보드 위를 활개 치는 그 손가락으로 호텔 청소를 한다고?”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유학 기간 중에 어린 두 딸을 키워가며 박사 학위를 받아 교수가 되었고, 지금까지 엄마와 교수라는 두 가지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음을 잘 안다. 그래서 대범하게 시작한 호텔 청소를 쉽게 그만두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주말마다 호텔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어느새 2년이 훌쩍 넘었다. 심지어 본업인 교수보다 호텔 아르바이트할 때가 더 즐겁다며 종종 아이처럼 흥분하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언니, 언니! 내가 오늘 팁을 받았는데 말이야… 오 마이 갓!”
보이스톡 스피커를 통해 그 흥에 찬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해졌다. 대단한 에피소드가 아니더라도 그 상황에서는 늘 깨달음과 배움이 있다.
유쾌 쑥쑥+교수엄마+텍사스부뚜막
우리는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되었지만 만 가지 고민과 감정을 긁어 주고 토닥여 주는 삼총사가 되었다. 거리와 시간차이를 막론하고 보이스 톡으로 열띤 토론을 하는 게 우리 삼총사의 낙이다.
교수엄마가 주말에 호텔 일을 시작하면서도 유튜브 회의는 계속되었는데 그럴 때면 교수엄마는 주로 스피커를 켜 놓고 청소를 한다. 때로는 영상통화를 할 때도 있어서 하우스키퍼의 현장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날은 청소부 유니폼을 입었으나 하는 짓은 꼭 교수 같을 때였다. “똑똑똑” 노크를 하더니 솔톤으로 ”housekeeping~“ 하면서 손님과 대화를 나눴다. 유창한 영어로 손님에게 다가가는 그 모습은 유니폼을 입었을 뿐 내가 보기엔 영락없이 교수, 지금껏 본 적이 없는 하우스키퍼였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자문자답을 해 보니 그녀가 더 대단한 사람으로 여겨졌다.
유튜브 ‘교수엄마'에서 보여주는 레이나는 아무도 없는 이국 땅에서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단단한 엄마이자 당당한 교수로서 구독자들에게 “누구나 할 수 있다”라는 동기부여를 하고 있다.
영상에서 보이는 레이나가 아닌 그녀의 일상을 가깝게 들여다보면 교수라는 타이틀이 주는 반듯함과 까칠함의 울타리를 넘어 어린아이처럼 엉뚱하면서도 따뜻하고 인간적인 그녀와 마주하게 된다.
교수, 엄마, 호텔 아르바이트생 1인 3역을 하며 늘 씩씩하게 웃고 있지만 때론 혼자만이 삼켜야 하는 시름과 눈물이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또 어떤 흥미진진한 일상으로 사람을 놀라게 할지.. 알면 알수록 앞으로 펼쳐질 시간을 궁금하게 만드는 housekeeper 가 된 교수엄마! 자신만의 행복의 기준으로 세상과 만나고 있는 그녀의 멋진 삶을 응원한다.
텍사스에서,
텍사스부뚜막 Texas_Stove
https://www.youtube.com/c/%ED%85%8D%EC%82%AC%EC%8A%A4%EB%B6%80%EB%9A%9C%EB%A7%89TexasSt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