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아이엘츠 점수 만들기 모드
언어를 배운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야. 다 큰 성인이 다른 나라 언어를 배운다는 건 더더욱 힘든 일이었지. 거기다 영어는 우리말과 문장 구조도 전부 반대고 그렇기에 공부를 어느 정도 하다 보면 머릿속으로 아… 이런 구조로 이게 이렇게 말이 되는구나 하고 이해는 되지만 실제로 그걸 내가 하고 싶은 한국어를 번역해서 말을 할 때는 프로세스가 엄청 오래 걸려서 쉽지 않았지. 시간이 넉넉하고 취미생활로 여행 다니려고 회화를 배워야 한다. 그런 사람은 그냥 회화책 들고 다니면서 이거 얼마예요? 이쪽으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돼요? 등과 같은 말을 통으로 외우는 게 도움이 더 되고 빠를 거야. 그렇지만 나의 경우는 최대한 빨리 학교에 입학해야 했으니까.
학교 입학 시 필요한 아이엘츠 6.5점 이상을 받아야 했어. 문제는 아이엘츠 리스닝, 리딩, 라이팅, 스피킹 모든 파트가 그 정도 나와야 한다는 게 문제였지. 회화에 치중해서 말만 잘하는 사람은 빠르게 어려운 문단의 요점을 파악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리딩 파트와 남의 말을 듣는 리스닝에 취약할 수 있고, 라이팅에서는 문법이 엉망인 말이 안 되는 구어체의 문장들만 쓰게 되면 육 점 이상의 점수는 기대할 수 없는 거야.
반대로 나의 경우는 몇 년간 열심히 공부한 결과로 리딩과 리스닝은 거의 모의시험에서 한 두 문제 틀리고 다 맞을 정도로 실력이 올라온 상태였기에 사람들 말하는 소리도 웬만한 거 다 알아듣고 반응을 해줄 수 있는 상태였지만 내 안의 굳은 심지 한국어가 너무 뿌리가 강한지 머릿속에서 금방 금방 프로세스가 되지 않아서 내가 원하는 말을 스피킹으로 내뱉는 게 너무너무 어렵더라고. 그래서 나 혼자 녹음하고 들어보고 하는 걸 했다고 했잖아. 하면서 또 느낀 거는 내 관심사가 아닌 문제가 시험에서 나올 수도 있는 건데 관심사에 동떨어진 문제가 나오면 난 한국어로도 할 말이 없는 거였지. 그럴 때 어떻게 능글능글 어떻게 넘어갈 수 있을만한 영어멘트를 준비해 놓아야 했어. 근데 마냥 모든 문제에 그런 식으로 넘어가면 점수가 나오겠어? 안 나오지.
그래서 신문을 되도록 모든 파트 경제 문화 정치 교육 사회 등등 파트를 고루 매일 훑으며 보고 좀 마음에 들거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표현이나 단어들은 공책에 적어두고 나중에 스피킹 할 때 써먹어 보려고 했지. 이런 식으로 다양하게 접한 표현과 단어들은 라이팅 시험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어.
그리고 아카데믹 시험을 봤기 때문에 간단한 표현들도 좀 아카데믹한 단어도 바꿔 쓸 수 있는 동의어들을 많이 알고 있는 게 중요하더라. 같은 말이지만 단어를 조금 바꿔서 하면 글이 세련돼 보이는 것처럼. 이 말 저 말 설명을 구구절절하는 것보다는 영어에는 딱 한 단어로 그 구구절절한 표현을 설명하는 그런 단어들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런 아카데믹한 표현들을 써주면 점수를 높이는데 좋더라고. 그리고 또 알맞은 시제 표현 정도는 그래머를 확실히 익히는 게 좋더라고. 그게 시험 감독관이 높은 점수를 줄 때 보는 요소 중에 하나래. 그래서 나도 처음 공부할 때 봤던 그래머 인 유즈의 시제 파트를 스피킹 라이팅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다시 훑었어.
그래머인유즈와 같은 회사에서 나온 책으로 코로케이션 인 유즈라는 책이 있어. 그 책은 콜로케이션이 쫘악 나온 책인데 그 책도 좀 공부했어. 특히 영어는 특정 단어와 궁합이 잘 맞는 단어들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예전부터 그렇게 써와서 외국인들이 특정 단어만 쓰면 못 알아듣지만 그 코로케이션대로 표현하면 딱 알아듣는 거지. 그 책은 그때 조금 보다가 너무 좋다~ 하고 공부를 하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지금 내가 다시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생각해서 언젠가 다시 읽어보려고 생각 중이야. 암튼 좋은 책이니 참고해 줘.
라이팅을 공부하면서 지금은 인터넷에 자료가 너무 많더라고 그때는 아이엘츠 공부하는 한국인은 그렇게 많지가 않았어. 인터넷 강의 이런 것도 별로 없었고. 그때 도움 많이 받았던 웹사이트가 https://www.ielts-simon.com/ielts-help-and-english-pr/ 이야. 사이먼 영국 아저씨가 아이엘츠 강사였다고 그때는 무료로 매일 작은 강의 같은 게시물을 올려주셨어. 아이엘츠 9 받는 예시 라이팅도 많이 올려줬고. 댓글을 올리면 거기서 질문에 답도 해주고 그래머 코렉션도 해주고 그런데 거의 내가 점수받을 무렵 첨삭비를 받고 더 이상 무료 서비스는 안 하더라. 아쉽지만 그런 좋은 온라인 서비스를 찾아서 샘플 아이엘츠 라이팅 예문을 많이 보고 거기서 쓴 문장 구조라던지 문단 구조라던지 그런 거를 좀 익혀 놓으면 어떤 말을 쓰더라도 그런 식으로 단어를 좀 바꿔서 쓰면 되니까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
그런 식으로 엄청 이것저것 전투적으로 공부했어. 하루 이십 사 시간 중에 밥 하는 시간 잠도 쪽잠 자고 애랑 잠깐 놀아주고 등등의 시간을 빼고는 거의 항상 공부 생각이었어. 남편 낚시 따라가서도 이어폰으로 항상 영어 공부하는 거 들으면서 있던지 내 스피킹 연습하는 주절주절 말하는 거 녹음하기도 하고 킨들 가져가서 책도 많이 읽고. 내 삶의 전부를 영어 공부에만 다 바쳤어. 그렇게 계속하다 보니 조금씩 자신감이 붙더라. 누군가가 말을 걸어와도 그전처럼 막 떨리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지 않고 그 사람이 뭔 말하는지 다 알아듣겠으니 한번 공부한 거 써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실제로 몇 마디 나누고 뿌듯하고 막 그러더라고. 진짜 그때 그 지긋지긋하던 영어 공부가 재미있더라. 신기한 감정이었어.
그리고 어느 날 드디어 난 아이엘츠 시험을 보았고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때의 기쁨은 너무너무 기쁘기도 하고 눈물도 나고… 그렇지만 나의 영어 공부는 그게 끝이 아니었지. 학교에 등록 가능한 점수를 얻었을 뿐 학교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에세이에 사람들과 부딪히며 영어를 써야 하니까. 너무 부담이었어. 이제 다른 도전이 내 앞에 나타났던 거지.
(5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