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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빈 Jul 17. 2024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

결국 경계의 문제

 구조주의는 인간 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구조적인 관계와 패턴을 강조한다. 구조주의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 주요 원칙이 있다.

전체성의 원칙: 개별 요소들을 그 자체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속해 있는 전체 구조의 맥락 안에서 이해해야 함을 주장한다. 예를 들어, 단어의 의미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단어들과의 관계 속에서 규정된고 본다.

차이의 원칙: 의미는 요소들 간의 차이에서 생겨난다. 즉, 어떤 것의 의미는 그것이 다른 것들과 어떻게 다른지에 의해 정의된다; 언어의 의미가 단어들 간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변환 규칙의 원칙: 특정 요소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변환될 수 있다고 보고, 이러한 규칙들을 발견하면 전체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구조라고 판단되면 기존 구조를 통해 새로운 구조의 요소를 유추하거나 이해할 수 있다.


 탈구조주의는 구조주의의 한계와 문제점을 비판하고 극복하려는 철학적, 문학적 운동이다. 탈구조주의는 구조주의의 경직되고 규범적인 해석을 비판하며, 텍스트와 현실의 복잡성을 강조한다.

텍스트의 다의성: 탈구조주의는 텍스트가 단일한 의미를 가지지 않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구조주의가 텍스트의 고정된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와 대조된다.      

이분법적 사고의 해체: 탈구조주의는 전통적인 이분법적 구분(예: 주체와 객체, 기표와 기의)을 해체하고, 이러한 구분이 인위적이며 권력 구조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불확정성: 탈구조주의는 의미의 불확정성을 인정한다. 이는 텍스트나 현상이 고정된 의미를 가지지 않으며, 해석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본다.

중심의 해체: 모든 구조에는 중심(고정된 의미, 규범 등)이 있다고 보았으며, 탈구조주의는 이러한 중심을 해체하려고 한다. 이는 권력관계와 이데올로기를 폭로하고 비판하는 데 역할을 한다.      

차연(디페랑스, différance): 기표(ex: 나무)와 기의(ex: 단단한 기둥을 가지고 잎이라는 기관을 가진 식물)의 관계가 항상 연기되고 지연된다는 의미이다. 이는 의미가 항상 유동적이고 완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실제 사회와 연구에서는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각기 다른 관점과 접근법으로 다양한 현상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 사용된다. 두 관점은 고유한 장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상호보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비즈니스 조직을 위 두 관점으로 고민해 보자.

구조주의: 기업 조직의 구조와 기능을 분석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문제를 해결한다. 조직 내의 위계 구조, 역할 분담, 커뮤니케이션 패턴 등을 분석하여 최적의 조직 구조를 설계한다.

탈구조주의: 조직 내의 고정된 권력 구조와 문화적 규범을 비판하고, 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정리하자면 구조주의적 접근은 조직의 현재 구조와 기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데 역할을 하고, 탈구조주의적 접근은 조직 문화와 권력 구조의 유연성을 강조하고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준다.


 흥미로운 점은 구조주의가 자신의 전제로 인해서 탈구조주의와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텍스트 분석으로 보면, 구조주의는 구조 내에서의 텍스트의 의미를 찾아낸다. 따라서 구조가 바뀌면(주변 텍스트가 바뀌면) 텍스트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 인정한다. 이러한 점은 텍스트의 다의성을 인정하는 탈구조주의와 상통한다. 따라서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의 차이는 구조의 경계를 어디까지 확장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경계 범위가 좁을 때: 텍스트 내부의 요소들에 집중하여 의미를 분석한다; 특정 단어의 의미, 문장 구조, 서사적 패턴.      

경계 범위가 넓을 때: 텍스트를 둘러싼 외부 요소들(문화, 역사, 사회적 맥락)을 포함하여 의미를 분석한다; 텍스트가 특정 문화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해석되는지, 사회적 이데올로기와의 관계.      

따라서 우리가 구조주의와 탈구조주의로 세상을 분석할 때, 관점을 결정짓는 것은 구조의 경계를 설정함에 달려있으니 경계의 설정이 매우 중요함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구조주의는 명확한 경계를 설정하여 의미를 찾고, 탈구조주의는 그 경계를 해체하여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을 탐구한다. 경계에 대해 주의하면서 이 두 관점을 지니고 바라본다면 텍스트나 사회적 현상을 더 깊이 있고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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