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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빈 Aug 06. 2024

제발 블루칼라 개발자

추상규제와 물리규제

많은 사람들이 개발자를 화이트칼라처럼 생각한다. 그리고 개발자와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하지만 개발자가 정말 화이트칼라일까? 우리가 관찰하기 쉬운 개발자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사무실 근무: 개발자는 주로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지식 노동: 개발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개발자는 팀 내에서 협업하고 다양한 부서와 소통하며 일한다.

추상적인 산출물: 개발자의 산출물인 프로그램은 추상적인 아이디어와 논리를 기반으로 한다.

위와 같은 현상들이 보이기 때문에 개발자는 화이트칼라로 보인다. 그런데 개발자는 진짜 화이트칼라일까?


 개발자가 화이트칼라인지 확인하기 전에 업무의 성질에 대해서 고민해 보자. 우리가 업무를 하면 여러 가지 규제를 만나게 된다. 이를 크게 추상 규제와 물리 규제로 나눌 수 있다.

 추상규제는 물리적인 형태가 없는 규제들을 의미한다. 이는 주로 개념적, 논리적, 혹은 법적 요소들로 인해 발생한다.  

정책 및 규정: 회사 내부 정책, 법률, 규정. 예를 들어, 데이터 보호법은 고객 데이터 처리 방식을 규제한다.

기술적 제약: 알고리즘의 복잡성, 소프트웨어 설계 패턴, 코드 표준 등은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을 제한한다.

논리적 제약: 비즈니스 로직이나 요구사항에 의해 발생하는 제약. 예를 들어,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에만 특정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을 수 있다.

 물리규제는 물리적 요소들로 인해 발생하는 제약이다. 이는 주로 환경적, 하드웨어적 요소들로 인해 발생한다.  

물리적 환경: 작업 공간의 크기, 배치, 장비 사용 등의 물리적 환경. 예를 들어, 제조업에서는 기계의 배치나 작업자의 이동 경로가 중요한 제약 요소가 된다.

자원 제한: 물리적 자원(예: 재료, 에너지, 메모리, CPU)의 가용성은 프로젝트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특정 재료가 부족하면 대체 재료를 찾아야 할 수 있다.

물리적 접근성: 특정 장소나 장비에 접근할 수 있는지 여부도 물리적 제약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지체 없는 IT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서버를 북미 지점에 설치해야 하는 것이 있다.


 집합론의 관점에서 개발자는 추상 규제와 물리 규제의 교집합에 속한다. 이는 개발자가 블루칼라의 특성을 더 많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아래는 개발자가 블루칼라인 이유가 되는 특성들이다.

물리적 제약과 상호작용: 개발자는 소프트웨어가 실행되는 하드웨어의 제약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블루칼라 노동자가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기술적 숙련과 도구 사용: 개발자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도구와 개발 환경을 능숙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는 블루칼라 노동자가 물리적 도구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추상적 문제 해결: 개발자는 복잡한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상적 사고를 활용한다. 이는 숙련된 블루칼라 노동자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간혹 블루칼라는 추상 규제(정책, 법적규제, 설계 등)에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조금만 숙련된 블루칼라 노동자라면 추상 규제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예를 들어 숙련된 건설 목수는 지자체의 규제와 법률에 따라서 나무의 가공 및 건축 자재를 알맞게 선별하고 시공해야 한다. 개발자는 물리적 제약을 다루고 고도의 기술적 숙련을 필요로 하며 추상적 문제 해결 능력을 요구하는 직업이다. 이러한 특성들은 개발자를 블루칼라 집합에 포함시킨다.


 집단이 다르면 문화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면 언어도 다르다. 언어가 다르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블루칼라 개발자와 화이트칼라인 비개발자가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개발자와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고 개발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구성원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구성원들은, 개발자가 노력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인지해야 한다. 이는 진정한 협업과 소통을 위해 필요한 자세이다. 많은 개발자들도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비개발자들도 개발자의 언어와 사고방식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렇게 서로 노력한다면, 더 나은 협업과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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