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뭘 먹고, 어떤 훈련을 하고, 어떻게 쉬는지 알아보자
에디터 HO / 수영 경력 15년, 해양경찰청 수상구조사,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물에 들어갈 때 뜨거워지는 사람입니다.
수영대회, 기록, 자격증, 기술등에 대한 글을 기고합니다.
덕질을 하다보면 그런 순간이 온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을 하지만 점점 더 빠져들고, 더 많은 시간을 쓰고 , 지갑을 열기 시작하고
나중에는 내 생활의 일부가 아닌 거의 전부가 되어버려 말그대로 중독이 되는 순간들.
내가 언제 이렇게 빠져들었지 생각이 들지만 언제부터인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맞다 이건 나의 이야기이다.
어느순간 수영장을 가면서 수영복 사이트를 뒤지고,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알고리즘은
온통 수영 영상뿐. 3만원짜리 수경으로 만족하며 장비빨을 외치는 사람을 보며 욕하는 나였지만,
어느 순간 FINA (세계수영연맹) 인증이 된 수영복과 수경만을 사는 파렴치한 인간이 되고,
수영장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져 내가 직원인지 회원인지 나조차도 헷갈리는.
하루의 낙이 수영장이 되어버린 그런 사람.
스쿼트가 수영에 더 도움이 되는지, 턱걸이가 더 도움이 되는지 물 밖으로 나와 지상훈련도 찾다가
나중엔 한국도 아니고 강건너 바다건너 미국 올림픽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는지 궁금해 이런 글도 쓰게 되었다.
그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안다고 내가 올림픽 선수가 되는건 아니지만 말이다.
나 같은 궁금즘과 열정을 가진 수영덕후인 당신을 위해 이 글을 준비했다.
미국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라는 곳에서 훈련을 한다.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란 말그대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위한 센터로 그야말로 초 엘리트를
위한 곳이다.
미국에서 올림픽 수영 선수가 되는 길은 상상이상으로 힘들다.
미국 수영협회는 매 올림픽이 끝난 후 약 1년 뒤에 다음 올림픽을 위한 엔트리 타임을 발표한다.
하지만 엔트리 타임에 든다고 당연히 모두 올림픽 선수가 되는건 당연 아니다.
(2021년 올림픽 소집 기준 엔트리 타임에 드는 선수들은 약 1500명정도 였지만, 그 중 단 100명만이
실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엔트리에 드는 선수들은 약 9일간 <올림픽 트라이얼>이라는 큰 대장정을 치르며 자신과 그리고 상대방과
경쟁하여 등수를 매기게 된다.
워낙 많은 선수들이 trial에 참가하다 보니 9일간의 대회는 마치 이미 올림픽에 와있는것만 같은
축제 분위기로 진행된다고 한다.
선수들의 가족, 친구들은 열심히 응원하고 선수들은 워낙 타이트한 스케쥴에 많은 대회를 치르다보니
스스로의 컨디션 조절과 멘탈 조절 등도 이때 많이 배우게 된다고 한다.
이후 날고 기는 선수들 중 더 잘난 사람들만이 올림픽 대표팀으로 선발되고 해당 선수들은
콜로라도에 있는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하게된다.
마치 콜로세움 같은 웅장함을 자랑하는 미국 올림픽 센터의 모습이다.
실제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에서 선수들은 어떻게 훈련하고 어떤 루틴으로 살아갈까?
공식적인 자료는 찾기가 힘들어 수영 선수들의 vlog 영상을 보다 카일 밀리스라는 선수의
vlog를 토대로 오늘의 글을 준비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1zFE1tSWi4 (영상 출처)
카일 밀리스는 UC버클리 수영팀 소속으로 NCAA (전미 수영 연합회) 훈련을 위해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에
트레이닝 캠프를 받곤하는데 해당 영상은 겨울 트레이닝 캠프에서 찍었던 영상이다.
미국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의 하루를 요약하자면 이렇다.
06:15 기상
06:40 첫번째 아침 식사
07:00~08:45 아침 훈련
09:00 간단한 맨몸운동
09:30 두번쨰 아침 식사
10:00~12:00 낮잠 시간 (자유시간)
12:30 점심 식사
13:00~14:30 웨이트 트레이닝
15:00~16:45 오후 훈련
17:15 저녁 식사
이제부터 사진과 함께 매시간 어떻게 훈련하고, 먹고, 자는지를 심층 분석해보겠다.
올림픽 센터의 하루는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다.
숙소는 올림픽 센터 내부에 있는 숙소로 일반적으로 2인 1실을 사용한다고 한다.
출입문은 선수 ID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시스템이고 내부에 화장실은 없지만 세면대,침대2개, 작은 냉장고,
책상 정도만 간략히 있다. 딱 외국가면 볼 수 있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느낌이다.
참 신기하다. 외국엔 저렇게 벽이 타일로 되어있는 집들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첫 번째 아침식사라고 이야기한 이유는 나중에 또 한번의 아침식사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보면 알겠지만 훈련량도 어마어마 한데, 그 훈련을 소화해내기 위해 밥도 어마어마하게 먹는다.
첫 끼 또한 게스트하우스 느낌의 조촐한 조식 느낌이다. 토스트, 과일, 베이글, 샐러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음료는 디스펜서로 뽑아먹는 시스템이다.
뭔가 먹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은 맛인데 , 선수들 또한 이 첫번째 아침식사는 그냥 배채우기용으로 먹는다고한다.
올림픽 센터 수영장의 모습이다. 당연히 50m 풀에 정규 스타트대가 설치되어있는 모습이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용도를 위한 다양한 나라의 국기도 걸려있고,,, 근데 생각보다 일반적인 모습의 수영장이다.
훈련장에 도착하면 저렇게 웜업 세트가 칠판에 빼곡히 적혀 있다고 한다.
이날의 웜업은 총 2.2km 정도이고 (웜업이 2km 실화입니까) 웜업 후엔 간단한 스트레칭 및 맨몸운동을 한다고 한다.
웜업 세트는 1km까지 킥, 싱글암 IM, 배영 킥 등 공통으로 훈련하고
1km 이후에는 영법별로 나뉘어 훈련을 하게 된다.
웜업에는 특히 킥들이 많은데, 수영에서 가장 지루한 게 킥이다.
그들은 어떻게 이렇게 긴 킥훈련을 소화하나 봤는데
ㅋㅋ 이렇게 귀여운 모습으로 옹기종기 떠들면서 킥훈련을 한다. (이러면 훨씬 할만할 것 같다)
수영 직후 이렇게 간단한 맨몸운동을 하기도 한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몇몇 사람들이 수영이 근손실을 발생시킨다고 말하곤 하는데 ,
당연하게도 무산소 운동보다는 근력 운동이 덜 되긴 하지만 근손실을 발생시키진 않는다고한다.
수영 선수들의 약간 동실동실(?)한 몸을 보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수영을 할때 우리 몸에선
체온을 지키기 위해 피하지방이 다른 운동보다 더 발생하여 우락부락한 근육이 없는 것이다.
이 날의 두번째 아침은 부리또 데이였다고 한다.
올림픽 트레이닝 센터의 식사는 모두 뷔페식으로 진행된다.
두번째 아침이 가장 맛있다고 행복해하는중.
부리또 락앤롤
이 장면 보고 그냥 다 똑같구나 싶었다.
오전 10시부터는 약 2시간 가량 휴식 시간이 있는데 이렇게 도미토리로 돌아와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하거나 낮잠을 잔다고 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수영 전성기 선수들이 보통 다 20대 초중반인데 당연히 수영 훈련보다
조이스틱 게임이 더 재밌겠지? 싶었다.
우리의 주인공 카일 밀리스는 낮잠을 자기로 했다.
나 백수일때 딱 10:30정도에 일어났는데.... 이 선수들은 벌써 운동하고 밥을 2끼나 먹은 후구나..
아침형 인간이 무조건 좋은건 아니지만 확실히 뿌듯함은 더 생기는 것 같다.
나도 빨리 갓생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