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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찜토 Jun 18. 2023

내가 댄서를 포기한 이유

포기하지 않은 꿈에 대한 이야기

저는 춤을 춥니다.

요즘 스우파니 스맨파니 스걸파니 하는 게 유행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그냥 약 20년 전부터 춤을 춰 왔습니다.

물론 쭉 춤을 춰온 것은 아니에요.

저는 춤에 대한, 댄서라는 꿈을 포기했거든요.


물론 약 20년 전에는 댄서라는 직업이 그리 유명하지도, 각광받지도 못했어요.

그리 인기 있는 수준도 아니었죠.

그런데 저는 춤을 출 때 가장 즐거웠어요.

운동도 싫어하고, 땀 흘리는 것도 싫어하는 제가

외우는 것도 힘들어하고, 현재는 땀 알레르기까지 생긴 제가

춤추는 거 하나만큼은 정말 좋아했습니다.

극도로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고 땀도 쉴 새 없이 흘려야 하며 안무를 끊임없이 외워야 하고 알레르기 같은 거 따위 신경 쓸 겨를도 없는 춤을 말이죠.


그냥 행복했습니다.

'내가 이렇게 안무를 외워야 춤을 춘다.'라는 생각을 하기보다

'내가 이 춤을 추고 싶으니 빨리 외우고 싶다.'라거나

'내가 이 춤을 추면 운동이 되겠지, 땀이 나겠지?'라는 생각이 아닌

'난 운동 정말 싫어하고 할 생각도 없는데, 춤이라면 추고 싶고 땀이 나도 괜찮아.'라는 생각처럼

결과를 내기 위해 과정을 이행하는 게 아닌, 결과로 빨리 도달하고 싶어 그 과정이 반가운 그런 내 행복이었습니다.


언제 나에게 이렇게 매일 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다른 것은 생각나지도 않았습니다.


게다가 내가 이토록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일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일이 겹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들었는데

저에게 춤은 그마저도 해당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대회에 나가면 1등 상을 받기 마련이었고

단체 종목으로 나가도 항상 센터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가 지금은 춤을 포기했습니다.

직업으로 삼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하고, 직업은 공부로 이어진 것으로 삼아야 한다는

보수적인 마인드 때문이었죠.

어느 정도는 후회합니다.

지금은 댄서도 각광받고 있고, 춤으로의 길이 어느 정도 열렸으니

선구안이 없었던 저를 탓하기도 했죠.

물론 그게 지금 각광받고 있어서가 이유인 것은 아닙니다.

유행한다고 해서 후회할 만큼 제가 춤에 대해 얕게 좋아한 게 아니거든요.

그저 그 당시에 각광받는 직업이었다면

진로 선택을 보수적인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았을 것을 후회합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좋습니다.

제가 잘하는 게 춤뿐이었다면 마인드가 보수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댄서를 직업으로 삼기를 택했을 텐데

저는 잘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많았거든요.

춤은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무슨 결정이 되었든 포기할 수 없는 그런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춤을 직업으로 삼기를 포기하면서

긴 프로젝트이자 매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습니다.

무려 약 6년 전부터 계획한 일이었죠.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댄스 동아리에 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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