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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찜토 Jun 18. 2023

교생 실습을 나갈 때 생각하지 못한 문제들

교생 실습 이야기

벌써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교직이수를 하고 있는 4학년 1학기, 교생실습을 합니다.


여자 중학교로 배정을 받아 먼 길을 가고 있습니다.

버스로 3-40분, 등산 20분.

정말 쉽지 않은 길입니다.

등산 20분이라 함은 학교가 되게 산꼭대기에 위치해서

엄청나게 가파른 길을 매일 걸어가야 합니다.

교직원은 학생들보다 더 일찍 등교이자 출근을 해야 합니다.

특히나 등교 지도를 맡는 날이라면 더욱더 일찍이요.

시간도 대략 1시간 이상이 걸리는 탓에

매일 새벽 5시에 기상을 합니다.

물론 조금만 늦게 일어난다면 택시를 타야 하는 지경입니다.


처음 알게 되었는데 교생 실습을 나가면 교생 선생님들은 급식비도 따로 지불해야 하더군요.

급식비도, 교통비도 사비로 해결해야 하기에 생각보다 지출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교생 실습을 가는 약 한 달간은 수업을 빠져야 하는데

생각보다 한 달간 나가야 하는 진도는 많았고 교수님은 편의를 봐주지 않으셨습니다.

교생 실습을 나간다고 해서 수업을 나온 다른 학생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었겠죠.

하지만 교생 실습을 나가는 기간 동안 노는 게 아닌데

오히려 더 바쁘고 시간도 없을 텐데 좀 많이 억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교직을 선택한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었죠.

교생 실습 기간이 끝나더라도

저는 혼자서 공부를 진행하고 밀린 과제도 해야 하며 시험까지 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정말 쉽지 않았어요.

교생 실습을 나가게 되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도 못한 문제였죠.

안 그래도 교생 실습을 나가느라

마음대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었고

하고 싶은 날 과제도 할 수 없었으며

시험을 봐야 하니 수업을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금전적인 부분이나 후의 시험에 대한 부분을 억울하지만 혼자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럴 수 없는 상황임에도 말이에요.

교통비도 생각보다 많이 들더군요.

출퇴근 시의 버스비도 은근히 많이 나갔지만

수업 준비를 하느라 밤을 새운다거나 1교시 수업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체력적인 부분을 위해서라도 택시 이용이 불가피한 부분이었어요.

버스를 타고 내려서 한참을 산길을 올라가야 했으니 더욱더요.

버스를 타다가 내려서 택시를 타기도 했습니다.

물론 늦잠을 잔 날이라면 선택지는 없었어요.


고려해야 할 사항도 참 많았습니다.

출퇴근의 힘든 점도 참 많지만

수업을 진행하고 학교 내에서의 사항은 감히 세지 못할 정도였어요.

각 과목과 반의 담당 선생님 마다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 달랐고

그건 직접 수업을 진행할 때에 크게 작용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표 수업이라고 해서 교생 선생님들 중에서 한 분이 대표로

교장 선생님을 포함한 교직원들이 와서 지켜보고 평가하는 수업도 진행을 했어야 했습니다.

학생들 케어라거나 질문에 대답을 해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고요.

조례와 종례도 맡게 되었습니다.

처음 아이들 앞에서 소개를 한 것도 조례였고,

그 앞에서 서서 제가 맡은 부분에 대한 말을 처음 시작한 것도 조례였습니다.

어쩌면 가장 처음인 부분이라 첫 수업보다도 떨렸던 것 같습니다.


옷차림에 대한 부분도 중요했어요.

단정한 옷차림이어야 하는 건 확실했는데

저는 정장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당장 사기에도 이미 급식비, 교통비 등 생각해야 할 금액적인 부분이 많았어요.

비싼 정장을 덜컥 살 수 있는 상황이 되지 못했습니다.

머리색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였어요.

급하게 머리색을 바꾸고 옷을 사는 게 힘든 상황이었기에

머리색은 바꾸지 못한 채로, 옷은 친구에게 빌려 그렇게 첫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참 얼렁뚱땅이었지요.

교생 실습은 선생님들이 우리를 보고 평가도 하시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참 신경 쓸 게 많았습니다.


교생 실습을 나갈 때 주변에서는 그저

"아이들 너무 귀엽겠다."

"나도 한 번 교생 실습 나가보고 싶다. 재밌겠다."

와 같은 말들을 하는데

참 웃기는 소리입니다.

직접 나가봐야 아는 것이에요.

얼마나 힘든지 재밌고 아이들이 귀여운 것은 참 멀고 먼 이야기입니다.

한 달 만에 적응해야 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으니까요.


아무튼 저는 그렇게 걱정 가득한 교생 실습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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