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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리 Jun 22. 2023

크리스마스는 꼭 12월일까?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감상문

 이 영화는 많은 사람이 한 번씩 꼭 보라고 추천하는 영화 중 하나이며 군산으로 여행을 간다면 사람들이 꼭 가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곳도 초원사진관이다. 이 작품을 보면 8월의 크리스마스? 라며 의문점이 들게 되는데 그 이유는 12월인 크리스마스와 여름인 8월은 공통점이 없기 때문이다. 여름과 겨울은 상반되기에 더욱 이 영화의 제목에 궁금증이 들었으며 영화를 다 보고 난 뒤면 이 궁금증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허진호 감독이 황동규의 시 ‘즐거운 편지’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으로 한석규, 심은하가 각각 여주인공 남주인공을 맡았으며, 1998년에 개봉되었으며 2013년 재개봉되었다. 영화를 짧게 소개하면  “한 남자가 맞닥뜨리는 죽음의 과정을 다른 영화처럼 고통과 비극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닌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불치병을 앓는 30대 중반의 사진사 정원과 20대 주차단속원인 다림의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서울 변두리 사진관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30대 중반인 정원은 시한부를 선고받았지만, 시한부를 받아들이고 전과 다름없이 담담하고 조용하게 생활하면서 가족, 친구들과 담담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밝고 씩씩한 스무 살 주차 단속요원 다림을 만나게 되고 평온했던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주차 단속요원인 다림도 주차위반 단속 차량 사진의 필름을 맡기기 위해 드나들던 사진관의 주인인 정원에게 어느새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러나 정원은 시한부 인생으로 하루하루 죽음에 다가가며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털어놓기가 부담스럽고 가까워질 때쯤 정원의 건강이 악화가 되고 만다. 다림은 사진관 앞에서 기다리며 정원이 죽고 난 뒤 사진관 앞에 걸려있는 자신의 사진을 보면서 이 영화가 끝이 난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으며 의문점이 들었던 장면들이 몇 부분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한 장면은 다림이 돌을 던지는 장면이었는데 시한부였던 정원은 몸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사진관을 열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하지만 정원이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모르는 다림은 매일 사진관에 찾아가고, 편지도 써보다가 기다림에 지쳐 결국 사진관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버린다. 이 장면이 가장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안타까움이 가장 큰 마음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기다림에 지치고 화가 나더라도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뜨리는 건 너무하지 않았나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을 던진 이유는 다림이 정원을 만나고 싶어 사진관에 찾아갔으나 항상 정원이 없었기에 기다리고 있지만 그런 기다림에 대한 대답이 없는 정원에 대한 원망 때문에 이 마음을 영화에서 돌을 던지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위에서도 다림의 편지를 얘기였는데 그 장면과 이어지는 장면인 다림의 사진과 편지가 담긴 상자를 닫고 정원이 잠시 생각하더니 책꽂이 맨 위에 올려두는 장면이었다. 편지를 상자에 보관하는 것은 좋지만, 그토록 좋아하였던 다림의 사진을 책상 옆도 아닌 책꽂이 위에 두고 보면 되는데 왜 책꽂이 위에다가 두는지 의문점이 든 장면이라 기억에 남았다. 그 이유는 사진을 높게 두면서 시한부 인생으로 죽음을 앞둔 정원이 다림과 소중한 추억을 정리하고 있는 장면으로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기억 남는 장면은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기도 한 사진관 앞에서 다림이 그 앞에서 자신의 사진을 보며 웃고 있는 장면이다. 이 장면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마지막 장면이었기에 가장 기억에 남아있다고 생각하였으며 정원이 자신이 시한부인 것을 다림에 알리지 않았고 영화에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정원이 죽었다는 사실을 다림이 아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문 닫힌 사진관 안 액자에 자신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돌아가는 것을 보며 무언가 알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이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영화를 보면서 처음 내세웠던 “8월의 크리스마스란 뜻이 무엇일까?”에 대한 궁금증의 대답을 찾지 못하였다. 그렇기에 그 이유를 찾아보기 전에는 마지막 장면인 엔딩 부분에서 사진관 앞에 눈과 겨울인 것으로 보여 “아 마지막 장면이 겨울이라 크리스마스를 상징하고 있어서 제목이 8월의 크리스마스인가?’라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뜻을 찾아보니 정원과 다림이 만나는 8월과 다림이 정원의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이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제목은 다림과 정원의 ‘사랑이 이루어진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크리스마스’가 연인들 간의 낭만적인 사랑이 이루어지는 때라고 생각한다면, 제목은 ‘8월에 이루어진 낭만적 사랑’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하였다. 이 영화를 보면서 사진이 가장 공감대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정원의 직업도 사진가지만, 다림의 사진, 자신이 직접 영정사진을 찍을 때도 자신의 사진을 남기고 있다. 저 역시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는데 이 영화 속에 나온 사진들도 그때의 행복했던 순간순간을 담으면서 추억으로 남기려는 모습들이 모든 사람들과 공감되는 부분이다.


위에서 가장 기억이 남았다고 한 장면 중 유리창에 다림이 돌을 던진 장면이 있었는데 돌을 던지는 장면에서 유리창에 집중하여 봤었다. 영화 속에서 유리창과 관련된 장면이 많이 등장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돌을 던지는 장면뿐만 아니라 돌을 던지기 전 창문으로 사진관을 보는 장면, 이후 다림이 일을 하는 모습을 찻집에서 몰래 지켜보고 있는 장면 등 유리창은 많은 역할을 가지고 있었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몰래 다림을 지켜보는 장면은 보고 있는 마음이 안 좋아졌는데 장면을 해석할 때는 정원이 다림을 향한 마음을 알려주는 장면으로 유리창은 단절의 의미로 영화에서는 설정하였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은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외에도 다림의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창밖에서 부르는 장면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은유적 표현으로 나타내는 등 유리창을 갖고 많은 의미를 담아냈다는 것이 신기하였고, 영화의 기법은 어떤 것이 숨어있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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