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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 수임 May 26. 2024

우유니 상남자, 안드레이의 소쩍새 우는 사연

은퇴여교수의 남미방랑기 11.


“안드레이, 오늘 점심메뉴 뭐야?”

“곧 알게 될 거야. 조금만 기다려봐.”

사막 한가운데서  안드레이는 뚝딱뚝딱 점심식탁을 차렸다. 손놀림이  마법 같아 그의 요리사로서  능력은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매력은  사람들을 대하는 따뜻한 태도와 낙천적인 성격에 있다.

우유니사막투어 우리의 애마.

우유니  소금사막 투어의 첫날 아침. 우리는 5대의 차량에  나눠 탔다. 총 18명의 일행이 여행사 크루들과 함께 소금사막으로 향했다. 에드가르, 세사르, 사미, 세멘토 그리고  우리 차팀장인 안드레이, 5명의 현지가이드.  이들  볼리비아 출신으로 운전사, 요리사이자  촬영기사로 이 여정의 든든한 동반자였다.

“안드레이, 넌 정말 만능이구나. 기계도 고치고, 요리도 하고, 뭐든지 잘하네.”

계속되는 칭찬에 잉카 상남자 안드레이는 쑥스럽게 웃었다. 그의 웃음은 언제나 밝고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깊은 슬픔이 숨어 있었다.


안드레이의  나이는 38, 주름진 얼굴은 50살이 훌쩍 넘어 보였다. 8년 전에 아내를 병으로 잃었다. 그 후로  어린 세 아이를 혼자 키우는 잉카 홀아비로 살았다.

“아이들이 몇 살이야?”

“큰애가 열여섯, 둘째가 열둘, 막내가 아홉 살이야.”

그의 목소리에는 애틋함이 묻어났다.  아이들이 어릴 때 아내를 잃었으니  그 마음이 느껴진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며, 또 엄마의 빈자리도 채워야 한다.  그래서 요리도 잘하는 만능 맨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우유니 상남자 안드레이는,미소가 따뜻하다.

우유니 남자, 153센티의 키에 구릿빛 얼굴. 전형적인 카인의 모습이다. 게다가 앞니가 하나 빠져서  흰 이를 드러내고 웃을 때 ^^!  우리가 기억하는 '띠리리 리리리~~'의  맹구 같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농담을 좋아하는 그는  운전 중에도 수다를 떨며  '히히히' 웃고 자기 몸보다 큰 짐들은 거뜬히 옮기 해결사를 자처한다. 기계에 대해서는 전문가라 소금사막에서 고장 나는 차를 모두 안드레이에게 맡긴다. 작은 키에 왜소한 체구를 가졌지만, 그의 마음은 누구보다도 넓고 따뜻했다.


“안드레이, 여자친구는 있어?”

“아니, 나는 우리 애들이 3명이야. 돈 많이 벌어야 돼. 여자친구는 없어.”

그의  말에 우리는 잠시 침묵했다. 짙은 부성애가 아릿하게 느껴졌다.

“안드레이, 장가가야지~” 내가 농담을 던졌다.

“No,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안 돼.” 항상 싱글벙글 웃는 안드레이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우리는 3박 4일 동안 우유니 소금사막을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많은 추억을 쌓았다.  선라이즈, 선셋투어와 쏟아지는  은하수를 보기 위한  별빛투어.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는 반영사진을 위해  길도 없는 흰 소금사막을 함께 헤매었다.

데이투어에서 장난기 어린 공룡연출샷

 

사막에서의 날들은 빠르게 지나갔다. 그의 유머 감각과 낙천적인 성격 덕분에  언제나 차 안에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안드레이, 너 진짜 대단해. 어떻게 이렇게 긍정적일 수 있어?”

“음, 그냥 살아가는 거지. 그리고 너희 같은 사람들 만나 즐겁게 일할 수 있어서 좋아.”

삶은 때로 힘들지만,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사람들과의  따뜻한 교감이 큰 힘이 된다.


칠레 국경에 이르러 헤어지는 시간이 다가왔다. 우리는 안드레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서로 허그를 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시 볼 수 있을까?”

“잘 지내 안드레이, 고마웠어.”

모두가 인사를 건넸다.


소쩍새  울음소리와 같은  우유니 홀아비의 사연은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시절인연 의미를  일깨워 주었다

          

              

                                     



    우유니투어의 가이드크루와 기념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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