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쓰고 자식이라 읽는다
작고 물컹한 것이 품에 안겼던 이후로
나의 모든 감각은 새로운 세계로 열렸다
반복되는 날들이 권태를 낳지 않았고
모든 처음이 시작되었다
잠들기 전 일정하게 쌕쌕거리는 숨소리
우주가 한 점으로 고요히 모여든다
꺼내보지 않아도 따뜻하고 말랑한
오장육부가 손 끝에 닿는 듯하다
가만히 안고 있으면
펄떡거리는 심장
천 개의 허무와 불안을
풍선껌처럼 부풀릴 때
툭 터뜨리는 경쾌한 웃음소리
쉽게 반짝이고 쉽게 글썽이는
단단하고 까만 눈동자
오래도록 감각하고 싶은
새로운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