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늙는다면

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by 무지개물고기

노인이 웃는 것보다

아이가 우는 것이

이쁘다고

나이 들수록

웃지는 못할망정

찡그리지는 말아야지


활짝 핀 노란 국화꽃

한 다발처럼

화사하게 웃으면서

늙어갈 수 있을까

거울에 비친

수백 개의 주름과

늘어진 피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요양병원 침대에 누워

살아온 날들을 몇 곱절

곱씹으며

때가 되면 나오는

삼시 세 끼를 먹으면서

삶은 아름다웠노라

말할 수 있을까


못다 핀 꽃도 아쉽고

막 핀 꽃이 저무는 것도 아쉽다

타고 남은 장작 같은 몸과

뱀 허물 같은 거죽은 두렵다

살만큼 살았다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할머니들의 단골멘트는 진심일까


늙어본다면 알겠지

죽어본다면 알겠지

살아본다면 알겠지

그런데 정말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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