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밥을 짓듯 시를 짓는 여자

by 무지개물고기

내가 생각하는 슬픈 일은

예쁘고 세련된 여자도

늙은 여자가 된다는 것

늙은 여자가 되면

같은 머리 같은 표정으로

변한다는 것

그렇게 같아지는 게

다행이라는 것이다


손자를 보고 흐뭇해하고

짧거나 더 짧은

파마를 하고

아무리 셔터를 눌러도

세월의 주름은 지울 수

없는 그런 여자가

선글라스에 등산복을 입고

같은 포즈로 단체샷을 찍는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렴한다는 건

우습고 또 우습다

특별한 향을 위해

수십 년을 쓰고

수십 년이 지난 뒤에

비로소 비슷한

냄새를 가진다

늙은 여자의 냄새


늙은 여자에게선

어쩐지 깊은 슬픔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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