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수수께끼 풀릴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초등학생들은 저 좋은 대로 단박에 대답한다.
중고등학생 정도되면 선생님 표정을 살핀다.
그냥 물은 거 같진 않은데 의도가 무얼까. 정답이 무얼까.
방귀 좀 뀐다는 대학생 정도되면 열띤 토론을 벌인다.
어르신들은 허허하신다. 뭘 그런 질문을.
요즘 이 질문에 답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내가 수험생 시절 논술 연습 문제에 나온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수없이 회자되었다.
조금만 검색해 보면 언어학 관점, 진화론 관점 별로 다양한 답에 제법 논리적인 근거도 찾을 수 있다.
언어학적인 관점에서는 닭이란 말이 먼저 있어 닭의 알이 나왔다는 설명이 있다. 그렇지만 egg는 chicken에서 나온 것이 아니니 그도 맞는지 모르겠다. 또 알에는 달걀만 있는 것이 아니니 알이 먼저 존재하고 거기서 뭐가 나오느냐에 따라 닭이 되기도 하고 공룡이 되기도 하니 알이 먼저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세포가 진화를 거쳐 새라는 종이 나오기 바로 전 그 알은 닭이 될지 몰랐을 거라는 진화론적 배경도 있다. 새의 조상인지 공룡인지가 낳은 알에서 나온 것 중 닭이 되는 어떤 개체가 있었을 거란 가정이다. 알은 유전적으로는 닭이 될 거라 이미 정해졌다는 이도, 그건 알이지 닭이란 특징이 될 때까지 아직 닭이란 개념이 정해진 건 아니라는 이도 있다.
정답은 없다. 아이들 입에서 사이다 김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피~
두 개의 개념이 우위를 가리기 힘들고 빙글빙글 돌듯 꼬리를 무는 원 모양의 질문이라 원순환형 질문이라고 한단다. 그래서 원처럼 시작도 끝도 없다는 게 해리포터에서 나온 답이다.
그런가?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원도 점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점이 무언지 생각해 보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지 않을까?
병아리는 왜 보기에도 없을까?
닭과 달걀을 콕 집으니 마치 둘 중 하나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은 또 무얼까?
우리가 반대인줄 알았던 것들이 원이라면 어떻게 될까?
아는 게 병인지 아는 게 힘인지
병과 힘사이를 돌고 도는 거라면?
그래서 왜 돌고 도는 건지 생각해 본다면?
풀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