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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즈 Apr 05. 2023

'공감'에 대하여

공감의 배신

우리가 흔히 긍정적으로만 알고 있는 

'공감'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흥미로웠고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공감의 배신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하고 공 되는 말이 아니였던지라

그 이해가 어렵게도 다가오면서

자연스레 비판적 시각으로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독자의 시선을 저자도 인지했는지

친절하게 여러 참고문헌과 논문들

그리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와 소견들를

인용해두면 설득력을 키워나갔습니다.


'공감'이라는 우리에게 당연한 주제를

또다른 생각으로 저의 사고를 확장할 수 있었던,

어렵지만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간 도서였습니다.



로즈의 책서평&생각거리


<공감의 배신>에서 폴블룸이 공감을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도 '공감'을 중요하며 우리의 도덕적 결정과 행동은 공감의 힘에 영향을 아주 많이 받고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인정합니다. 관심의 범위를 넓히고 다른 사람들의 처지에 공감하기로 선택하면 행동하지 않기와 도와주지 않기가 더 힘든 법인데 이는 공감이 어떻게 선을 행하는 힘이 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공감은 '이해'와 다르며. '연민'과 '염려'와도 다른 개념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특히 '도덕적 영역'에서 공감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공감은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으로 나뉘는데, '정서적 공감'은 자신을 타인이 처한 상황에 놓고 스스로 그와 똑같은 고통을 겪는 것처럼 상상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함께 고통을 느끼고 괴로운 마음이 드는 것입니다. 반면 '인지적 공감'은 타인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지 않아도 타인이 고통 속에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쉬운 예로 싸이코 패스 범죄자들은 피해가 어떤 부분에서 공포와 고통을 느끼는지 잘 이행하고 그들의 쾌감을 위해 악행을 저지릅니다. 이는 타인을 이해하고 마음을 읽어내는 데에는 뛰어나지만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데에는 서투르다는 즉, 인지적 공감능력은 높지만 정서적 공감능력은 낮다는 걸 의미합니다.


 우리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느끼는 고통은 그 사람이 느끼는 실제 고통과는 다릅니다. 또한 내가 그 사람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느냐에 다라 공감의 수준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또 객관적으로 볼 때 사건의 중대성과는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개인적 경험, 타인과의 관계, 가치관 신념 등 무수한 주관적 관점이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현재의 진리가 언제든 오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감이나 그에 관련된 감정이 잘못된 방식으로 타인을 돕도록 하거나, 우리를 '정의'라는 이름으로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태도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또한 친밀도와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한 편향된 공감 또한 우리가 경계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여러 사건과 전쟁, 인간이 인간을 해하는 일들을 봤을 때 내가 속한 집단의 공감과 단합이 집중되고 증폭되었을 때 배척과 차별을 낳고 급기야 비극을 초래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폴 블름도 이 책에서 인간은 이성에 의지할 때 도덕적으로 가장 올바른 행동과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역만리에 있는 아이가 우리 이웃에 사는 아이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우리에게 이성이 있기 때문이죠. 저자는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어서 타인을 보살피는 행동과, 그 일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모색하는 이성적 판단이 결합한 '효율적 이타주의자'의 자세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공감과 이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또 공감을 연민이나 따뜻함, 친절과 구분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하고 말합니다.


 '공감'은 분명 필요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가 무조건적은 '공감'을 기대하고 있진 않은지, 그리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감'이 너무 좁거나 편향된 나의 사고에서 나온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범인류애적인 사랑과 발전을 목표로 두되 공감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추론하는 방식에서는 이성의 힘을 빌어해야 할 일을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답도 없고 옳고 그름도 없지만, '공감'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되었던 책, <공감의 배신>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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