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사연으로 서울역에서 노숙자로 생활하다가 편의점 주인과의 인연으로 편의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저마다 사연이 있는 가게 손님들을 만나며 따뜻한 위로를 서로 주고받으며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삶 전체가 흔들리는 사건으로 인해 본인의 삶을 부정하면서, 가족도 의미도 기억도 모두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노숙자 독고씨가 주인공으로 우연히 편의점 주인인 할머니를 도와주게 됩니다. 그 할머니 역시 사람 귀한 줄 알고 은혜를 잊지 않는 진실된 성품을 지닌 인물입니다. 큰 대형 프랜차이즈 편의점에 밀려 진열상품도 부실한 데다가 독고씨가 일하게 되면서 이래저래 불편한 편의점으로 전략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 오면 묘하게 사람들은 본인의 사연을 털어놓게 되고 뭔가 모를 내면에 작은 불씨들을 지피게 됩니다. 그 불씨들은 화해로 희망으로 행동으로 모두 저마다의 불씨가 되어 번져나갑니다.
독고씨는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저 들어주거나 듣고 난 후 꼭 필요한 말만 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곧 본인에게 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그 하소연들을 공감하며 독고씨도 점점 치유를 받게 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를 하는 것이지요.
하나 둘 떠나갈 때에도, 진정으로 그 사람의 안위를 걱정하고 행복을 빌어줍니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서운한 감정도 상대를 배려하며 따뜻하게 표현합니다.
서운하고 서러워야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지. 나가서 다른 곳 가봐야 여기가 그립지. 그리워야 고마움도 더해지고, 안 그러냐? _본문中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힘이 들고 위로가 필요합니다. 그 문제가 사소하든 크든 그 일을 겪는 당사자에겐 비교할 나위 없는 큰 아픔들입니다. 독고씨는 어떠한 편견을 가지지 않습니다. 해야 할 말을 할 때에도 본인의 평가가 담긴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저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사실을 말하고 올바른 규칙과 규범에 따라 행동할 뿐입니다. 그러한 시선으로 사람들의 긍정적인 장점을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전혀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부분에 사람들은 진실함을 느끼며 비로소 내 마음이 진정으로 괜찮아지고, '할 수 있겠다'라는 진짜 '위로'를 받습니다.
보통 '위로'를 하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에 상대가 원하지도 않는 '충고'로 이어지게 되곤 합니다. 나아가 왜 그랬느냐는 질책 아닌 질책도 함께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는 마음이 굉장히 약해져 있기 때문에 무심코 던지는 이야기도 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미 후회와 자책들로 의기소침해진 마음에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 듯합니다. 아마 당사자는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어떠한 말로 '위로'가 어려울 때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이유입니다.
저마다 먹고살기 힘들고 팍팍한 세상에 우리는 모두 '위로'를 받기고, '위로'를 하기도 합니다. '위로'의 목적은 위로를 받는 사람의 마음이 괜찮아지는 것이지요. 과거의 한탄도 섣부른 판단과 충고도 아닐 겁니다.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단단한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해, 한 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진실된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잘 될 거야'라고 진심을 담은 눈빛으로 상대가 정말 잘 해낼 거라는 믿음을 실어서 보내는 것이 진정한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오늘 제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표현하며 서로를 토닥일 수 있는 하루를 보내야겠습니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였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불편한 편의점 1>_본문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