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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리스트 Sally Mar 30. 2023

가족의 물건을 마음대로 버리면 안 되는 이유

누구나 자신의 물건이 가장 소중하다


내 나이 11살 때 이사를 하면서 짐을 하나라도 덜기 위해 내 손으로 직접 많은 물건을 처분한 적이 있었다. 제일 큰 파란색 쓰레기봉투를 들고 거의 쓸어 담았다.


그때의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을 좋아해서 모았었는데 일기들은 무려 30권이나 되었다. 심심할 때 과거의 이야기를 들추어 보는 것을 좋아했기에 이사를 할 때 당연히 내 일기장을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사를 끝 마칠 때쯤 나는 내 일기장을 찾아 헤맸다. 아무리 찾아도 30권의 일기장 중에 단 한 권도 보이지 않았다. 가족들에게 물어봤다. 내 일기장 어딨어? 내 일기장들은 작별의 인사도 없이 엄마가 멋대로 버렸다는 것이었다! 그 당시 어린 나이에 차곡차곡 소중하게 모아둔 일기장을 잃었다는 상실감이 매우 컸다. 그리고 내 허락도 없이 물건을 마음대로 버렸다는 사실과, 정성 드리 쓴 내 소중한 일기장들을 하찮은 물건 취급하듯 가볍게 버려버린 엄마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아직도 그때의 감정이 생생하다.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절대 잊을 수 없는 큰 상처가 되었버렸다. 어른 눈에는 아무것도 아닐지라도, 그 일기 속엔 작은 아이의 꿈이 들어있었다.


누구나 자신의 물건이 가장 소중하다. 그 가치를 지닌 물건을 함부로 얘기해서도 안되고 허락 없이 들쳐보거나 만져서도 안된다. 자신의 물건이 소중하다면 남의 물건이 소중한 줄도 알아야 한다.


물건에는 생각보다 많은 의미와 그 사람의 이야기가담겨 있다. 그래서 자신의 물건을 비우고 정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것이다. 물건을 비우고 정리하는 일은 자신의 가치관과 스토리를 직접 마주하는 일이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어렵다. 그런데 가족들이 그러한 물건을 마음대로 버린다면? 정말 최악의 상황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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