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참 좋아하는 우리는 냐짱에서 매일매일 루프탑과 바를 돌아다녔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곳은 '스카이라이트'다.
스카이라이트는 하바나호텔에 위치한 루프탑 비치클럽이다. 원래는 내가 묵던 호텔에 있는 루프탑에 가려고 했었는데, 묵는 기간 동안 언제든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행선지를 스카이라이트로 정했다.
하바나호텔 로비에 들어서니 화려하고 반짝거리는 장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뭔가 중국부자가 살 것 같은 대저택 느낌? 까마귀인 우리의 취향을 정말 저격했다.
화려한 장식과 조명들을 구경하다가 스카이라이트 티켓을 사는 곳으로 갔다. 여기저기 표시도 되어있고 직원분들도 많이 상주하고 계셔서 매표소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티켓값은 1인당 200,000동(약 10000원) 프리드링크 한잔 값이 포함되어 있다.
티켓 구매 후 루프탑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으로 갔는데,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신 한국인 부부가 보였다. 루프탑 클럽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가기는 좀 어려운 곳일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가족단위로도 오기 좋은 곳이었다.
친절하신 가드분의 안내에 따라 티켓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엘리베이터 안도 꽤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던 것 같은 기억인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하지는 못했다.
45층에 위치한 루프탑에 도착하니 반짝거리는 야경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피크타임 전에 간 덕에 원래는 돈을 주고 앉아야 하는 소파 테이블에 피크 전까지 앉아있을 수 있게 되어서 야경 보기 좋은 자리에서 친구와 과일, 칵테일을 먹고 마시며 분위기를 마음껏 만끽했다.
한창 셀카도 찍고 수다도 떨며 놀고 있는데 갑자기 찰리채플린 같은 복장을 하신 분이 다가오셨다. 딱히 아무런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카드를 보여주시고는 마술을 시작하셨다.
나랑 내 친구는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간단한 카드 마술이겠거니 하고 보고 있었는데, 내 손에 있던 카드 모양이 바뀌고 마술사분 손에 있는 카드가 사라지기도 하고.. 진짜 멋있었다.
이게 유튜브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바로 코앞에서 펼쳐지는 마술이고 아무런 트릭의 흔적이 안 보이는데 앞에서 이런저런 묘기를 보면 마술이 아니라 마법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진짜 너무 신기해서 친구와 나는 서로 호들갑스럽게 껴안기도 하고 트릭을 찾아내려고 노력도 하며 무슨 신문물을 본 원숭이처럼 반응했다... 좀 지나고 나니 너무 격하게 반응했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는데 마술사분은 마술을 끝내시곤 가슴에 손을 얹으시며 너무 고맙다는 제스처를 취하시곤 떠나셨다. (뿌듯하게 해 드렸다면 다행이에요..)
마술을 보고 나니 피크타임이 다가와서 대충 눈치껏 스탠딩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그새 칵테일을 다 비워서 다른 종류로 한 잔 더 시키고 조명이 잘 받길래 사진을 열심히 찍으며 놀다 보니 어느 순간 친구가 나를 툭툭 건드렸다.
친구의 손짓에 앞을 보니 어느 순간 키다리 아저씨들이 나타나 앞에서 막 춤을 추고 계셨다.
이 공연도 재밌게 보다 보니 시간이 꽤 흘렀고 좀 아쉽지만 다음으로 갈 곳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다음 목적지로 자리를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