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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 Nov 19. 2023

나의 덕후일기

7. [To. 춘길(MOSE)]란...

그래도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입덕을 하고, 지금까지 발을 빼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무언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이 되어있는 듯한 묘한 느낌 때문이다.


사실, 가입한 팬카페가 여기만은 아니기에, 각 카페마다의 장단점을 알고 있다. 최근 급격하게 몸집을 불린 한 트로트 가수님의 팬카페도 거의 초반 멤버로 가입을 했었다. 그 카페는 일명 화력이라고 하는 팬덤의 막강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무명가수나 다름없던 트로트 경연프로그램 참가자였던 분이 갑자기 트로트가수 팬덤 상위에 랭크가 되어있으니 말이다.

그런 곳은 가수님을 위해 밤낮으로 스트리밍을 돌리는 일명 '노동'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그것은 응원하는 가수님을 위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기도 고, 반 강제적일 수도 있는데, 뭐든 본인이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될 일이다.


팬덤의 숫자가 어마어마한 카페는 사실 올리는 게시글이 크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순식간에 스트리밍 인증글로 밀려나기도 하고, 가수님께 편지를  쓰더라도 얼마가 지나지 않아 바로 페이지가 넘어가기도 한다. 그런 카페에서 응원하는 가수님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자기만족일 수 있다. 그 많은 글과 편지들을 일일이 다 볼 수 없다는 것은 거기에 글을 게시하는 분들도 모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이분의 팬카페는 과거 유명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회원이 많지 않다. 카페를 개설한 것이 일 년도 되지  않았기에  아직 250명도 안 되는 카페이다. 어디 가나 유령회원들이 있기 마련이고, 혼자서 여러 개의 아이디로 만들어 가입하기도 하기 때문에 실제로 카페활동을 하고 있는 분들이 몇 분이나 될까 의문이기도 하다.  사실 그래서 일일이 카페에 올라오는 글도 읽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하면 읽는지 안 읽는지는 모르나 어쨌든 읽었다는 확인의 표시를 해준다. 마치 우리 브런치스토리의 라이킷 클릭처올라오는 글마다 하트를 일일이 눌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분뿐만 아니라 전에  수천 명이 넘는 인스타 팔로워들의 댓글에 일일이 하트를 눌러주신 트로트가수님을 보고 정말 감동을 했던 적이 있다. 회원수의 많고 적음의 문제는 아니다. 어찌 보면 그깟 하트하나 눌러주는 것이 뭐가 그리 대수냐 싶을 수도 있으나,  팬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분도 그렇게 말을 했었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러고 보면 카페에 많은 글들을 썼다. 내 글이 카페 게시글의 10% 이상이니 말 다한 것이 아닌가...

지금은 잘 모르겠다. 가끔 글을 읽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만 해도 그런 의문은 없었다. 팬이 정성으로 쓴 글을 읽지도 않고 그냥 좋아요만 누를 거란 건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나 나처럼 글을 쓰는 것을 좋아라 하는 사람들은 절대 그런 일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라이브방송서... 설마?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바로 지난주 동지 관련 글을 썼고, 읽었다는 확인이 있었는데 방송서 동지가 지났냐고 물으면서 직접 검색을 하는 것이었다. 속으로 살짝 당황스럽긴 했었다. 팬카페분은 순간 잊을 수 있다고는 했지만 솔직히 조금 서운한 마음이 든 건 사실이다. 그런 일이 처음이 아니긴 했지만 이번은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젠 그만 쓰고 싶어 졌다.

그래서 매일 쓰던...

[To. 춘길(MOSE)] 게시판 편지글은 안 쓰고 있다.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겠다. 아직은 쓰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으니 말이다.


쉬운 일이 아니란 걸 나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항상 고맙게도 생각하고 있다. 솔직히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하면 애초 시작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일이 읽음 표시를 해주는 것은 그만큼 팬을 생각하는 마음일 테니까...


시간이 지나서...

서운했던 마음도 흐려지고...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길 수 있는 날이 되면 나의 팬레터는 다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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