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스쳐줘
몇 주 전에 우연히
지하철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아이를 만났어.
며칠 전에는 출근길에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났지.
요즘 들어 우연한 만남이 잦아져.
좋은 사람이던 싫은 사람이던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딱 마주치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야.
오늘은 슬리퍼 대신
깨끗하게 세탁한 운동화를 신었어.
추리닝 대신 새로 산 바지를 입고
깔끔한 셔츠도 걸쳤어.
아, 어울리는 향의 향수도 뿌렸다.
어쩐지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는 요즘이기에
이렇게 우연한 만남이 계속되다 보면
어느 날엔가는 너에게 닿지 않을까 했거든.
뭐 대단한 걸 기대하는 건 아냐.
혹시나 운이 좋으면
그냥 인사나 나눌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제 잘 지낸다고.
너는 어떠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