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
우린 모두 씨앗이에요.
뭐가 될지는 아무도 몰라요.
아직 피어나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그 작은 씨앗은 겨울을 견뎌요.
내뱉은 숨결마저 얼어붙는 겨울을
그 작은 씨앗이 말이에요!
지금은 잠깐 겨울이 온건지도 몰라요.
어쩌면 꽤 긴 겨울일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겨울도 견뎌내는 게 씨앗인 걸요.
겨울은 언젠가는 끝이 나요.
겨울을 지나 뿌리를 내리고
흙더미를 헤쳐 고개를 내밀었을 때 쏟아지는 햇빛은
정말 달콤할 거예요.
같이 견뎌요.
우리가 만들어낼 녹음은
하늘을 다 덮을 만큼 넓을 거예요.
어쩌면 바다보다도 더 푸를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