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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May 08. 2024

종합반 시험을 보니, 어쩌면 나 이과일지도?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허수는 더 많다.

2017년 7월에 처음으로 PEET과목을 접해본 이후로 학원 강사의 진도는 내 이해력을 모르는 채 누구보다 앞서가기 시작했고, 나도 최대한 진도에 밀리지 않기 위해 누구보다 복습, 과제를 철저히 하였다. 자습시간보다 초과공부를 하던 사람은 항상 나였다. 나는 이때 당시 종합반을 다니고 있었는데 그랬기 때문에 종합반 담임선생님 또한 존재했었다. 이 담임선생님과 모두 1회 이상 상담을 해야만 했는데, 담임 선생님께서도 학생들 보면 내가 가장 열심히 하는 것이 보여 가장 기대가 된다고 말해주셨다. 당연히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많이 할 수밖에 없었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인풋이겠지만, 그게 그렇게 큰 힘과 희망이 되었다.


종합반의 장점 중 하나는 매주, 매달 시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weekly test는 그 주에 배웠던 범위를 선생님들이 출제하여 내는 것이었고, monthly test는 누적 범위를 섞어서 PEET와 동일 문제수를 풀어내는 것이었다. 이해가 완벽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알지도 못하는데 시험을 무작정 치라고 하니 그만한 스트레스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첫 주간 테스트를 봤던 순간이 기억이 난다. 그래도 처음 단원이라 그런지 내가 복습도 어느 정도 했던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이 맞았다. 각 과목별로 5문제씩이었는데 4/3/3/4개씩 맞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무려 상위 5등 안에 들었다. 우리 수강생은 30명 정도인데 노베이스 문과가 이게 가능하다고?

어쩌면 나 이과체질이었던 것일까? 나 한 달도 안 배웠는데 이 정도의 성취도를 보인다면 어쩌면 단기 합격도 가능하겠다며, 잔뜩 도파민에 취하고 희망회로를 돌렸다.


PEET라는 시험은 준비하는 풀 자체가 허수가 적다고 그때 당시 익히 알려져 있었다. 소위 말하는 spkyk (설포카연고) 이공계열, 그리고 인서울 이공계열이 다수 준비하고 있었고 내가 다니고 있었던 '신촌' 종합반은 지역의 특성상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재학 중인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공부를 그래도 좀 하던 사람들이니까 모두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허수는 많았다. 수업을 듣다가도 보면 어떤 사람은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았다. 그리고 자기가 진도가 밀리다 보니 수업시간에 나가서 본인이 진도를 따라잡겠다고 따로 나가서 공부를 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질의응답시간을 가진다고 대부분의 시간을 나가서 공부했었다. 그 친구들은 수업시간에 다시 돌아온 적은 없었고, weekly test에서도 상당히 하위권이었다. 나보다 베이스가 있는 친구들인데 생각보다 허수가 많다는 것을 직감한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실수는 없나요?

물론, 실수는 언제 어디서든 존재한다. 항상 모든 시험에서 5/5/5/5를 맞거나 총 90문제 중 70문제 이상을 맞는 학생들도 존재했다. 공무원시험에서도 그렇고 PEET에서도 그렇고 모든 종류의 시험에서는 허수가 다수, 실수는 소수인데 우리는 그 소수와 경쟁하는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고 본다. 이게 경쟁률이 높더라도 그 비율은 어느 시험이건 비슷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정말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분명히 현실반영이 안될 수 있음에 유의!)

출처를 알 수는 없는데 예전에 들었던 일화가 있다. 벌/개미가 한 집단에서 25% 정도만 일하고 75%는 놀고 있다는 것을 관찰한 사람이 일을 열심히 하는 집단만 추출하여 모았음에도 불구하고 100%가 일하지 않고 25%는 여전히 놀았고, 75%가 일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한다. 결국 어떤 집단에서든 실수, 허수는 모두 존재하기 마련일 것이다.


그러니 경쟁률이 높다고, 내가 문과생이기 때문에 한참 뒤떨어져있다고 해도, 크게 두려워하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내가 허수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강한 깨달음을 얻게 된 종합반에서의 기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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