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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하진 Mar 30. 2023

1년 차 때부터 교정과를 가도 될까요?


 실장님, 저는 고민에 빠졌어요.

어릴 때 교정치과에서 치과위생사 선생님들이 멋지게 근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치과위생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었고, 막상 교정과 치과위생사를 하려고 하니 주변에서 1년 차 때 바로 교정전문치과로 가는 것을 말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1년 차 때부터 교정과를 가면 나중에 후회할까요?

 


안녕하세요, 교정 전문 치과위생사를 꿈꾸는 선생님!

맞아요. 1년 차 때 특수과를 간다는 건 참 어려운 결정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생각보다 내 마음처럼 흘러가진 않아요. 1년 차 때 교정전문 병원에 취업을 하게 되면 대부분 교정 전문 치과위생사로 일반 보철을 하는 치과위생사와는 별도의 직군처럼 그렇게 치과위생사의 삶을 살아가게 된답니다. 치과의사와 일반 의사. 둘 다 의사는 맞지만 진료과목이 완전히 다른 것처럼. 그런 느낌이랄까요?


교정과의 장점을 알아볼까요? 전통적으로 교정과는 일반 보철에 비해 페이가 높고, 인센티브 비율이 높다고 해요. 환자와 오랜 시간 만나기 때문에 친밀한 감정도 들고, 대부분 아이들이나 젊은 성인환자들이라, 구강 내 환경도 좋은 경우가 많고, 타 과에 비해서 치과위생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진료 범위가 많아서 원장님과 함께 일하는 게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지거나 답답하게 느껴지는 독립적인 스타일의 선생님들이라면 정말 딱인 진료과이기도 해요.


자 단점도 알아볼까요?

수많은 치과위생사 선생님들의 직업인생을 따라가 보면 5년 차 이상부터는 결혼을 하기 시작하고, 남편을 따라 타지로 이사를 가거나 육아를 하면서 휴직을 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깡시골에 가더라도 일반 보철을 하는 치과는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일을 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교정과는 젊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는 지역에 한정되어 있고 단순히 숫자만 따지고 봐도 일반치과보다 수가 적기 때문에,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적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또 당장 치과위생사 커뮤니티 사이트만 봐도 일반 보철과 파트타임을 구하는 병원은 많지만 교정과 파트타임을 구하는 글은 드물게 있지요.  

또 일반 보철을 배우고 교정을 배우는 것보다 , 교정을 배우고 일반 보철을 배우는 것은 상대적으로 조금 더 힘든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교정과 선생님들이 일반과 업무를 배우기 위해 새로 시도하는 것을 어려워하시고요.


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계속 교정전문병원에서만 근무할 생각이라면 애매하게 보철과 교정을 다하는 병원보다는 정말 교정만 전문적으로 해온 치과위생사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교정 전문 병원에 가는 것이 좋아요. 일반과 동시에 했다고 하면 오히려 교정적인 부분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교정과 보철을 둘 다 하는 병원에 간다면 좋은 옵션이지만, 배우는 과정이 매우 힘들 수 있어요. 동기들은 일반 보철만 배우는데도 힘들다고 하는데 아예 다른 교정이라는 파트도 함께 공부해야 하니까요. 실제로 제가 교정전문의 원장님과 보철전문의 원장님이 계시는 두 가지 진료를 다하는 병원을 다녔고, 그 기간이 엄청 힘들었어요. 시간이 지난 지금은 아 그때 좀 더 잘 배우지 못한 게 아쉽다는 생각을 하지만, 돌아간다고 해도 내가 과연 잘 배우고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개원가의 추세를 보면 원장님 한 명이 한 개의 병원을 개원하기보다는 여러 원장님들이 공동 개원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정만을 전문으로 하는 교정전문 병원이 아닌 이상 교정도 할 줄 알고 일반 보철도 잘할 수 있다면 경쟁력 있는 치과위생사로 평가받게 될 거예요.


일반치과에서 3년 정도 일반 보철을 배우고 추후 교정과를 배우는 것은 어떨까요?

보철과에서 일을 배웠던 그 업력이 있어 생각보다 교정과 업무를 배우는 과정이 1년 차 시절 일을 배우는 것보다는 어렵지 않을 거예요. 다만, 진료적 스킬이나 이론을 배우는 것 등 전반에 있어서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은 쉽지 않아요. 그래서 1년 차 시절부터 꼼꼼하게 일반과 교정을 배운 치과위생사들보다는 교정진료에 대한 평가가 조금 떨어질 수는 있지만, 1인 원장님께서 일반과 교정을 다하는 동네 의원급 병원에서는 요긴한 인재로 평가가 될 수 있습니다.

 

선택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선생님께서 직접 결정을 해야 해요. 선생님이 앞으로 어떤 상황에 놓일 수 있는지, 앞으로도 계속 교정전문병원에 다닐 것인지.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파트타임으로 근무를 할 생각이 있는지. 1년 차 새내기 선생님한테는 너무 먼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지금의 고민이 나중의 내가 후회하지 않도록 해줄 거예요. 많이 고민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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