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25_한약사김경순의 건강식재료
위에 좋은 음식으로 유명해서 소화기가 약한 분들이 주로 선호하는 편입니다. 구황작물이기도 했던 마는 아삭거리는 식감과 단맛이 약간 나는데, 소화기 건강 외에도 의외의 다른 효과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산에서 나는 장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을 정도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좋은 마의 건강 효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끈적한 점액질을 보면 일단 놀랍니다. 치즈인가? 헷갈릴 정도로 점성이 대단하죠. 이 점액질 속에 소화기를 건강하게 해주는 비밀이 들어있습니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결합된 뮤신이 그 답입니다. 뮤신은 점막을 코팅해서 위의 손상을 방지해 주고, 위염, 소화불량, 위산이 역류되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또 디아스타아제, 아밀라아제 같은 소화효소도 들어있어서 평소 소화가 잘 안되거나 위가 약한 분들에게 약으로 쓰일 정도입니다. 장염이나 장 트러블이 잦은 분들에게도 당연히 유용하죠. 한 마디로 자연이 주는 소화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즙을 갈아서 먹는 분들 계실 텐데, 소화기가 약한 분들에게는 좋은 음식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
뮤신의 끈적한 식감을 불편해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식감을 이겨내고 챙겨 먹을만합니다. 천연 인슐린이라고 불리는 이눌린이 들어 있기 때문이죠. 이눌린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식이섬유처럼 작용해서 탄수화물 흡수를 늦춰주기 때문에 식후 혈당이 빠르게 오르는 걸 막아줍니다. 또 마 속에는 뮤신과 이눌린 외에도 저항성 전분이 풍부해서 상호 보완적인 작용을 해줍니다. 이런 이유로 당뇨나 비만, 고지혈증 관리가 필요하다면 마 잘 챙겨 드시기 바랍니다.
전분이 들어 있어서 에너지도 채워주고, 소화기가 약한 사람에게 약이 되는 마는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입니다. 특히 운동을 자주 하는 분들이 잘 활용해 보실만하죠. 아르기닌 성분이 많아서 뇌하수체에서 성장호르몬 분비도 촉진시키고, 근육을 부스팅 시키거나 근육의 힘을 오래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되니까요. 아르기닌은 산소와 결합해서 혈관을 확장시켜 주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정력을 강화시킨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허약으로 여윈 것을 보하며 오장을 충실하게 하고 기력을 도와주며 살찌게 하고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한다. 심규를 잘 통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키며 의지를 강하게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에는 식물성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디오스게닌이 들어있습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하기 때문에 마는 여성 갱년기에 의미 있는 식재료가 됩니다.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한 우울감, 안면홍조, 골다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 갱년기에 특히 챙겨 먹을만하죠. 또 염증을 막아주고 노화를 늦추는 효과도 가지고 있어서 화장품 산업에서 관심 있게 보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디오스게닌은 콜라겐이 잘 생기도록 하는데, 콜라겐은 잘 아시는 것처럼 피부에 수분과 탄력을 주기 때문에 건강식품으로 따로 챙겨 먹는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이너뷰티 음식으로 추천할만합니다.
또 마에 들어있는 뮤신, 다당류, 사포닌 성분들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어서 갱년기에 증가하는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같은 질환을 예방하는데도 좋습니다. 이럴 때는 전분이 많은 둥근 마보다는 뮤신과 사포닌이 풍부한 산마와 장마 계열의 산약을 선택하는 게 더 좋습니다. 마의 종류별 효능과 활용방법은 다음 시간에 더 자세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종종 마를 먹으면 남성호르몬이 증가된다는 말을 듣게 되실 텐데, 다소 오해가 있는 표현입니다. 마 속에는 스테로이드계 사포닌의 일종인 디오스게닌(Diosgenin)과 다포게닌(Dapogenin) 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들이 프로게스테론, 에스트로겐, 테스토스테론 같은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건 사실입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성호르몬 늘어나는 거 맞네~하실 테지만, 조금 더 들어봐야 합니다. 사람 몸속에서 직접적으로 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고, 약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원료가 된다는 거죠.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호르몬을 합성할 때 스테로이드계 약물 합성의 시작 물질로 쓰이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니 마가 천연 호르몬 제라거나 마를 먹으면 정력이 좋아진다고 하는 건 상당히 부풀려진 내용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것보다는 마 속의 스테로이드계 성분들이 염증이 생기지 않게 도와주기 때문에 만성 염증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 게 더 합리적입니다.
아침에 생마를 갈아서 먹는 게 건강에 좋다고 한때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특히 소화기가 약한 분들에게 인기가 있었죠. 하지만 그건 마를 너무 시시하게 여긴 거고요. 혈당을 조절하고 근력을 강화하고, 염증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엔 마의 구체적인 활용방법과 주의 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