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26_한약사김경순의 건강식재료
미끈거리는 식감 때문에 호불호가 있는 식재료이지만 그 불편함을 감당하고 싶을 만큼 효과는 어마어마합니다. 오래전에는 구황작물로 사용되어 왔고, 지금은 소화기에 좋은 식재료로 매일 아침 한 잔씩 갈아먹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오늘은 마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과 주의 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마의 외형상 가장 큰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하얀 점액질인 뮤신이죠. 치즈가 생각나거나 낫토가 떠오르는 뮤신은 위벽을 보호해서 속 쓰림이나 위염에 도움을 주고, 혈당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어서 당을 관리하기도 좋습니다. 그 외에도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체력을 올리는데도 효과적이라 ‘산에서 나는 장어’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산에서 나는 약이라고 해서 산약(山藥)이라고 불리는 마는 <동의보감>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는 신장의 기운을 보충하고 설사를 멎게 하며 위장 등 오장을 튼튼하게 해 기력을 회복시킨다”라고 말이죠.
마의 종류는 600여 종이나 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마는 3가지 정도입니다. 3가지 모두 식물학적으로는 같은(Dioscorea) 속에 속하지만 약간의 품종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북 안동에서 전국 생산량의 60~70%를 생산할 만큼 안동산약이 잘 알려져 있죠.
거친 표면과 불규칙한 크기를 띠는 산마는 점성이 강한 게 특징입니다. 장마와 비교해 보면 뮤신이 4배나 많이 들어있으니까요. 풍부한 뮤신 덕분에 위점막을 보호하고, 단백질을 소화시키는 효과가 좋습니다. 또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해 주기 때문에 혈당을 조절하는데도 효과적이죠. 단단하고 수분이 적어서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산마는 생으로 갈아서 즙이나 죽, 샐러드에 곁들여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소화기를 보호하고, 기운이 나게 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효과로 약으로 사용해 오고 있죠.
길쭉하고 가늘게 자라는 품종으로 참마의 한 계통이지만 형태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산마보다 더 길게 자라고 무엇보다 껍질이 얇아서 가공하기에 편하죠. 산마와 비슷한 효능이 있지만 전분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수분이 많아서 부드럽고 갈아먹기 좋습니다. 산마처럼 소화기 건강이나 면역력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는데, 특히 일본에서는 토로로처럼 갈아서 먹거나, 국수, 죽, 건강식품의 원료로 흔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단 마라고 불리는 둥근마는 전분 함량이 높고 단 맛이 나고,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참마에 비해서 뮤신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점성은 약하지만, 전분함량이 높고 약간의 뮤신과, 소량의 사포닌 같은 성분이 있어서 에너지를 올려주는 원기 회복에 활용도가 높습니다. 삶거나 쪄서 혹은 튀김으로 감자, 고구마처럼 활용하면 됩니다. 풍부한 전분 때문에 분말로 가공해서 빵이나 쿠키 같은 베이킹의 원료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소화기를 보호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영양을 보충해 주는 기능은 더 강합니다.
마를 익히게 되면 기본적으로 뮤신 같은 건강 성분들이 파괴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생으로 갈아서 먹는 것을 우선 추천합니다. 위 건강과 소화력을 개선하는 효과도 당연히 있지만, 혈당 관리에도 아주 유용하니까요. 죽처럼 먹어도 되고, 밥 위에 올려먹을 수도 있죠. 예를 들어 일본 음식인 토로로는 밥 위에 갈아놓은 마를 올려먹는 건데 우리에겐 어색하지만 일본에서는 인기 있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또 식사를 하기 전에 마죽을 먼저 먹게 되면 포만감을 올릴 수 있고, 식후 혈당을 낮추는데도 효과적입니다. 소금이나 참기름을 조금 넣어서 먹게 되면 풍미가 훨씬 올라가고, 만약 마의 미끈거림이 너무 불편하다면 사과, 바나나, 우유, 꿀, 요구르트 같은 다른 재료와 함께 갈아먹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비릿함과 미끈거림을 줄여서 훨씬 편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입맛에 맞게, 선호하는 식재료를 함께 넣어서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껍질이 제거된 마는 오래 두게 되면 색이 검게 변합니다. 마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산화되기 때문이죠. 껍질을 제거되었다면 묽은 식초를 발라서 냉장 보관하고, 생으로 보관한다면 흙이 묻은 채로 햇볕에 말려서 신문지나 랩에 하나씩 싸서 냉장 보관해야 합니다. 만약 냉동하게 되면 여러 효소가 파괴되고 구멍이 생기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생마를 먹으면 피부 가려움이나 두드러기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이라면 조금만 먹어본 후 테스트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또 마의 껍질에 있는 옥살산 칼슘은 손으로 만지면 가려움증을 느끼기 쉽습니다. 손질할 때도 장갑을 꼭 사용하시고, 특히 껍질이나 점액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위를 보호하는 효과가 아니라 오히려 소화불량과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마 자체에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적당량 드시는 게 좋습니다.
혈당 강하제를 복용 중인 당뇨 환자라면 마를 너무 많이 먹었을 때 혈당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적당히 드시기 바랍니다.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는 마. 잘 활용하셔서 건강 컨디션 올리는 데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