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건식227_한약사김경순의 건강식재료
청어나 꽁치를 얼렸다 녹이는 과정을 반복하면 쫄깃하고 풍미 넘치는 겨울 별미가 만들어집니다. 찬 바람이 불면 이걸 꼭 먹어야 하는 마니아층이 이미 많습니다. 한동안 청어가 잘 안 잡혀서 꽁치 과메기가 많았는데, 최근엔 청어도 잘 잡혀서 청어과메기도 쉽게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단순한 별미를 뛰어넘어 영양까지 가득한 과메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예전부터 만들어오던 전통 방식입니다. 생선의 내장만 제거하고 통째로 말리는 방법이라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통 과메기입니다. 숙성되면서 과메기 본연의 깊고 진한 풍미가 잘 보존되는 방법이죠. 부드럽고 진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에게 인기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과메기 맛을 좀 안다 하는 프로들이 좋아하는 통 과메기입니다.
베지기 과메기는 우리가 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입니다. 생선을 반으로 갈라 포를 떠서 말리는 방법으로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균일하게 건조할 수 있습니다. 통으로 만드는 것에 비해 수분이 더 빨리 제거되고 쫀득해지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분들도 부담 없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메기 전문 식당에서도 주로 베지기 과메기를 활용하고 있는거죠.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특유의 쫀득하고 고소한 맛으로 미식가들을 불러들이는 과메기. 11월인 지금이 딱 제철의 시작입니다. 바닷바람에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건조, 발효, 숙성이 되는데 이 과정에서 더 부드러워지고 단맛이 올라갑니다. 한방에서도 과메기의 원료인 청어는 영양이 부족하고 근력이 부족할 때 사용해 왔었죠.
청어의 핵심 성분은 EPA, DHA로 대표되는 오메가-3입니다. 특히 바닷바람과 햇빛을 맞으며 숙성되는 동안 오메가-3 지방산의 함량이 증가됩니다. 일반 꽁치(2.05g)와 비교해 보면 과메기(4.29g/100g)의 오메가-3g 함량은 2배 정도 더 많아집니다. EPA와 DHA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은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HDL) 증가시키기 때문에 혈중 지질을 조절하고, 심혈관계 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무엇보다 두뇌 영양제로 알려진 DHA가 풍부해서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데 좋아서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마트에 가서 보면 애들 과자에 DHA 들어 있는 거 종종 보시죠? 과메기에는 이런 천연 DHA가 가득합니다.
과메기의 특징 중 하나는 단백질 함량이 높다는 겁니다. 청어나 꽁치 자체가 단백질이 풍부한 생선인데다가,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면서 몸속 흡수율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죠. 흡수율이 높아진 아미노산은 근육을 만드는 데도 유용하지만, 면역력을 올리고 피부를 건강하게 하는데도 효과적입니다. 아미노산 자체가 피부를 재생하는 원료가 돼서 탄력이나 보습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니까요. 또 음식으로만 섭취할 수 있는 필수 아미노산(류신, 라이신, 메티오닌 등)들이 면역력을 올려주고 영양 공급을 해주기 때문에 추운 계절 건강 컨디션을 올리는데 좋은 식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비타민과 미네랄 역시 과메기의 중요한 영양 성분입니다. 비타민 A, 비타민 E 같은 지용성 비타민이 풍부한데, 이것들의 공통점은 항산화 작용이 높다는 겁니다. 비타민A는 피부와 점막 건강을 유지하는데 유용하고, 비타민D와 칼슘은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데 좋습니다. 또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몸속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작용으로 세포 손상을 막는데도 유용합니다. 과메기로 숙성되는 과정에서 증가하는 또 하나의 성분이 핵산인데요. 감칠맛을 올려주는 천연 조미료 역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핵산은 몸속 에너지 대사에 꼭 필요한 성분이기 때문에 피로회복 효과를 올리는데도 효과적이죠. 이 외에도 칼슘, 철분, 인 같은 미네랄이 풍부해서 성장기 어린이나, 뼈 건강을 신경 쓰는 중년 이후에도 추천할 만한 좋은 식재료입니다.
쫀득하고 고소한 별미 과메기. 어른들의 술안주로 또 맛을 아는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알고 보면 영양적 효과도 상당합니다. 제철 과메기 잘 챙겨드시고 건강 컨디션과 입맛 올리는 데 도움 받으시기 바랍니다. 다음 시간엔 한 번 빠지면 1년을 기다리게 만드는 과메기의 활용법과 주의 사항들을 알아보겠습니다. 건강 정보, 건강 식재료 소개해 드리는 한약사 김경순이었습니다. 오늘도 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