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은이 지은 Mar 19. 2023

글과 헤어지고 싶은 지은이

20230319 소개글

안녕하세요.

저의 자기소개 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취준 하면서 그렇게 많은 자기소개서를 써 왔는데

역시나 저를 글로 소개하는 건 써도 써도 익숙해지지 않고 가면 갈수록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 글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역시 시작은 이름부터겠죠!


제 이름은 '지은'입니다. (성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이름이 '지은'이라서 그런 걸까요?

글을 쓸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글과 헤어지고 싶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모순 가득인 자기소개죠!

이 모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 꿈 이야기를 읽어 주셔야 합니다.


제 꿈은 방송국 PD가 되는 것입니다.

왜 그런 꿈을 가지게 됐느냐 물으신다면 자신 있게 답할 자신이 없습니다.

어떤 꿈이 그렇듯 정확한 계기는 생각나지 않으니까요.

그저 사랑에 빠지듯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꿈을 좇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어서 영향력이 큰 방송국 PD가 되고 싶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이렇게 쓰면 사실 너무 평범해서 쓰지도 못할 지원동기죠.

그럼에도 진심입니다.


기쁨보다 아픔에 인색한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약점이니까 어디다 속 시원히 말하기 힘들죠.


그런데 아픔이 유독 많았던 저는

아프거나 슬플 때 스크린 앞을 또는 주파수 앞을 찾았습니다.

삶이 싫을 때 신이 아닌 콘텐츠에게 구원받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만든 무언가가 어둠 속에 있는 누군가에게 한 줄기 햇살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영향력이 가장 큰 직종이 방송국 PD라는 판단 하에 열심히 취준 중입니다.


마음 따라 술술 풀리면 그건 인생이 아니죠!

의지가 넘친다고 해서 마음이 끓어오른다고 해서 방송국에 취직할 수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저만큼 아니 어쩌면 저보다 더 좋은 조건의 사람들이 같은 자리를 노리고 있더군요.

저만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학 졸업 직전, 지역 방송국의 방송 작가가 됐습니다.


이때부터가 글 쓸 운명의 시작이었을까요?

방송 작가 경력 6개월 만에 라디오 메인 작가가 됐습니다.

여러 사정이 있었지만 운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2년이 다 돼 가는 시간 동안

라디오에서는 메인 작가로 TV에서는 막내 또는 코너 메인으로 방송을 제작했습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PD를 향한 저의 꿈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방송 작가와 PD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릇을 만드는 건 PD, 그릇에 담길 음식을 만드는 건 방송 작가다!


내용, 핵심을 만드는 작업은 흥미롭고 재밌고 때로는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만든 그릇을 바꿀 수는 없더군요.

짧은 경력이지만 내용을 만들 수 있는 기본기를 다졌으니 이제는 그릇도 만들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퇴사를 하며 생각했죠.

'이제 창작의 고통과 이별이다!'


하지만 그건 저의 큰 착각이었습니다.

언론고시 2차 관문이 바로 글쓰기더군요.

덕분에 작가부터 취준까지 4년이 넘는 시간 매일같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작가를 할 때는 매일 썼다면, 지금은 스터디를 하며 일주일에 한 번 글을 씁니다.


이렇게 글을 많이 쓰는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글은 쉽게 늘지 않더군요.

심지어 최근에는 제가 쓰는 글이 후퇴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방송 작가 시절과는 다른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도 한 목 했죠.

그 무엇보다 이 세 가지가 정말 어렵기만 합니다.


소설,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것!

1,500자~2,000자 분량의 글에 하고 싶은 말을 녹여내는 것!

동시에 말이 되는 글, 개연성과 핍진성을 갖춘 글을 쓰는 것!


다작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저는 제 글, 내 새끼이기에 뭐가 잘 못됐는지 잘 보지 못합니다.

이럴 때는 많이 보여주고 의견을 공유하는 게 답이겠죠.


그래서 이곳에 글을 올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끔은 자랑하고 싶지만 참으로 부끄러운 글들입니다.

하지만 읽고 여러분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지난 이야기 그리고 바람은 여기까지입니다.

앞으로의 글들을 기대해 주세요!


다시 한번 안녕하세요!

저는 글을 쓰면서도 글과 헤어지고 싶은 '지은이 지은'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