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나 삶에 대한 스트레스를 서로 공감하며 위로해 주고, 예전 추억을 떠올리면서 웃고 떠들며, 철도 없고 걱정도 없던 그때로 잠시 시간여행을 다녀오게 합니다. 20대 때에는 아무런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연락해서 언제든지 만나고, 돈 없이 어디서든지 함께 만 있어도 즐거웠죠. 하지만 30대에 접어드니 하나둘 결혼해서 가정이 생기고, 취업한 직장의 새로운 사회가 생기다 보니, 점차 만나는 횟수도 줄어들게 되었죠. 즉흥적인 모임은 불가능해지고, 주말도 이날저날 피하다 보면 겨우 3개월에 한 번 정도 만났습니다. 40대인 지금은 아이들이 생기면서 더 날짜 잡기가 어려워지고, 부부 모임에서 가족 모임이 되어 점차 규모가 커지게 되더니, 6개월에 한 번 정도 만나고 있습니다(거의 가뭄이군요...).
단비에 적셔진 저와 아내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수다 떨다 보니, 함께 간 아이들에게 점차 소홀해졌습니다. 그 이후 아이들은 아빠나 엄마 친구 모임을 따라가면 재미가 없다며 따라가기 싫어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저도 80~90년대의 아빠 모임을 따라가면, 항상 뿌연 담배 연기 속에 알 수 없는 얘기들로 떠드는 아저씨 아줌마들과 함께 있었죠. 이대로 우리만의 모임을 계속 진행하면 아이들은 더 오기 싫어할 것이고, 친구들과의 가족 모임은 더욱 성사되기 어려워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른들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해서 아이들이 더 가고 싶은 친구들과의 가족 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최근의 친구들과의 가족 모임은 지난 모임에서 찍은 사진 중에 기억에 남는 장면들로 '우리들만의 모임 퀴즈'를 만들어서, 어떤 일 있었는지 추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Kahoot! 이란 앱으로 진행하면 정말 재밌어요^^), '가족 명랑 운동회'라는 이름으로, 줄다리기, 줄넘기, 제기차기, 2인 3각 등을 진행해서 모든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자네 지금 뭐 하는 건가?'라는 신서유기와 지구오락실이라는 예능 프로에 나왔던 게임을 하면 아이들은 하루 내내 내일을 기대하며 설레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어른이든 아이든 모든 가족이 즐거워하며 참여했고, ‘보람이 삼촌 와?’라고 묻는 아이들이 생길 정도로 다음 모임을 기대하는 우리 모두의 모임이 되었습니다.
가족 명랑 운동회에서 진행했던 게임 중에 ‘가족 제기차기’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 제기를 차서 합계가 가장 많은 팀이 승리하는 단순한 규칙임에도 불구하고, 다들 열정이 불타올랐습니다. 마지막 주자인 아빠의 기적적인 역전이 펼쳐졌을 때 아빠와 아들이 격하게 포옹하며 안는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둘째 딸은 저에게 아빠는 왜 이리 못하냐며, 8년 전 키즈카페에서 있었던 아빠 제기차기 대회에서 제가 제기를 한 개 찬 것도 아직도 기억하며 잔소리하네요;; 이대로는 안되겠군요. 다음 모임에서는 둘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제기차기를 연습해야겠는데요? 어떻게 하면 잘 찰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충분히 이런 장면을 연출하실 수 있어요!
먼저 제기를 찰 때 지면에 닿아 있는 다리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이때 작용하는 근육은 지면에 닿아 있는 다리 쪽의 골반 옆면에 붙어 있는 중간볼기근(gluteus medius)입니다. 중간볼기근은 골반과 넙다리뼈(femur)를 옆쪽에서 연결하고 있습니다. 지면에 닿아 있는 다리의 넙다리뼈가 고정된 상태에서, 골반을 아래쪽으로 당겨는 역할을 해서, 제기를 차는 다리 쪽의 골반을 위쪽으로 올라가게 합니다. 그래서 지면에 닿아 있는 한 다리로 서 있을 수 있게 됩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반대쪽 골반을 위로 올리는 근육입니다. 오른발로 제기를 찬다고 가정했을 때, 지면에 닿은 왼쪽 다리의 중간볼기근이 작용해서 골반을 왼쪽으로 기울이게 하고, 오른쪽 골반은 위로 들 수 있게 되어 오른발로 제기를 찰 수 있습니다.
다음은 제기를 차는 다리에 사용되는 근육입니다. 제기를 차려면 엉덩관절을 굽혀야 다리가 들리고, 엉덩관절의 가쪽 돌림을 통해 발목의 안쪽면에 제기가 닿게 할 수 있습니다. 이때 작용하는 근육은 엉덩허리근(Iliopsoas)입니다. 엉덩허리근은 허리에서부터 엉덩관절까지 연결된 근육으로, 허리와 골반 앞쪽을 지나기 때문에 골반을 뒤쪽으로 기울이고 넙다리뼈를 앞쪽으로 들게 해 주며(엉덩관절 굽힘), 넙다리뼈 안쪽에 부착하기 때문에 넙다리뼈의 세로 중심축을 기준으로 가쪽 돌림(엉덩관절 가쪽굽힘) 할 수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한 다리로 서서 반대쪽 다리를 들어 올리는 근육입니다. 오른발로 제기를 찬다고 가정했을 때, 왼쪽 중간볼기근으로 오른쪽 골반을 들고, 이어서 오른쪽 허리엉덩근으로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려서 제기를 찰 수 있습니다.
발만 들어 올린다고 제기를 찰 수 없겠죠? 제기에 정확한 타점을 조준할 수 있도록 엉덩관절의 움직임과 함께 무릎관절도 굽혀야 합니다. 이때 작용하는 근육은 넙다리빗근(sartorius)입니다. 넙다리빗근은 골반 앞쪽에 붙어서 넙다리뼈 앞쪽을 주행하기 때문에 넙다리뼈를 앞쪽으로 들고(엉덩관절 굽힘), 넙다리뼈 안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넙다리뼈를 벌리며(엉덩관절 벌림), 무릎관절의 안쪽을 지나 정강뼈의 안쪽에 붙기 때문에 정강뼈를 뒤로 당기고(무릎관절 굽힘), 정강뼈를 안쪽으로 돌리면서 상대적으로 넙다리뼈를 가쪽으로 돌립니다(엉덩관절 가쪽돌림).
쉽게 표현하자면, 한 다리로 서서 반대쪽 다리를 양반다리하는 근육입니다. 오른발로 제기를 찬다고 가정했을 때, 왼쪽 중간볼기근으로 오른쪽 골반을 들고, 이어서 오른쪽 허리엉덩근으로 오른쪽 다리를 들고, 발목의 안쪽을 열고, 오른쪽 넙다리빗근으로 엉덩관절의 벌림과 무릎관절의 굽힘을 추가하여 제기를 정확하게 찰 수 있습니다.
근데 왼팔은 왜 구부리는지.....
이렇게 제기차기에 필수적인 엉덩관절 근육 세 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 근육들을 강화한다면 더 많은 제기를 찰 수 있겠죠? 하지만 이 근육들은 전형적인 제기차기 동작에 활용되는 근육일 뿐, 제기가 내 몸의 중심으로부터 앞쪽으로 튀어 나가면 무릎관절을 펴기도 해야 하고, 내 몸의 중심으로부터 가쪽으로 튀어 나가면 엉덩관절을 안쪽으로 돌리기도 해야 합니다. 도저히 중심을 잡을 수 없다면, 다시 차려고 손으로 제기를 다시 잡기도 해야겠죠. 결국, 제기차기를 잘하려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제기의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에 제기차기 연습을 자주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네요.
제기차기 연습을 열심히 해서 친구들과의 가족 모임에서 제기차기를 겨뤄보세요. 벌써부터 자랑스러운 아빠나 엄마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