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나눠봅시다! 엎어라~ 뒤집어라~

아래팔, 노뼈와 자뼈, 뒤침과 엎침, 팀원, 하늘땅

일상에서 팀을 나누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나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자기 동네에서 손바닥을 뒤집으며 사용한 구호가 무엇인지 물어보면, 처음엔 아무 말이 없습니다. 결국 제가 먼저 손바닥을 뒤집으며,

“우리 동네에서는 하아늘 따앙~이라고 했어요”      

라고 하면, 그제야 웃으면서 하나둘씩 말하기 시작합니다.     

“데덴찌, 하늘땅, 엎어라 뒤집어라, 앞 뒤, 엎어라 제쳐라, 덴찌 덴찌 덴찌, 우에시다리, 엎어라 저쳐라 일러도 모른다, 벤더 소라, 덴찜뽕, 흰둥이 검둥이, 오라이 모라이 땡.....”     

손바닥을 뒤집는 동작은 같지만, 지역마다 다양한 용어와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음정으로 의미를 파악할 수 없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의학용어는 환자의 움직임이나 부위, 상태를 누가 봐도 똑같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도록 약속된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물리치료에서는 손바닥을 뒤집는 동작을 어떻게 표현하기로 약속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가족끼리 팀 가르지 말아요~ 사이좋게 지내요~

해부학적 자세에서 아래팔(forearm)에 있는 노뼈(radius)를 바깥쪽으로 돌려서 손바닥을 앞쪽으로 보이게 하는 동작을 뒤침(supination)이라고 하고, 노뼈를 안쪽으로 돌려서 손등을 앞쪽으로 보이게 하는 동작을 엎침(pronation)이라고 합니다.

해부학적 자세(anatomical position): 인체의 부위나 동작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기준 자세. 바로 선 차렷 자세에서 시선은 정면, 양팔은 손바닥을 앞으로 향하고, 양발은 붙인 자세.      

뒤침의 supin-은 ‘바로 눕는다’라는 뜻의 supine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해부학적 자세로 침대에 하늘을 보고 바로 누웠을 때 손바닥이 위쪽을 향하게 하는 자세이고, 엎침의 pron-은 ‘엎드려 눕는다’라는 뜻의 prone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것으로 해부학적 자세로 침대에 엎드려 누웠을 때 손바닥이 아래쪽으로 향하게 하는 자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여기다 동작을 뜻하는 –ation과 만나서 아래팔을 움직이는 용어로 중에 하나로 사용되었습니다.

손바닥을 뒤집을 때 사용하는 구호를 활용해서 뒤침과 엎침의 동작을 구별하자면, 자신의 동네에서 ‘하늘땅’을 사용해서 팀을 나누었다면 손바닥이 위로 향하는 '하늘'을 '뒤침',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는 '땅'을 '엎침'이라고 해서, ‘하늘~ 땅’을 ‘뒤침~ 엎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엎어라 뒤집어라’를 사용한다면 '엎어라'를 '엎침', '뒤집어라'를 '뒤침'이 되겠죠.

“우리 모두 사는 곳은 다르지만, 같은 강의실에서 우리만의 약속된 용어를 배웠으니, 앞으로 학교에서 과제나 게임을 하기 위해 팀 나누기를 할 일이 있으면, 하아늘~ 따앙~ 대신에 뒤침~엎침을 사용해 보세요~ 또는 supi~pro~……. 어색해도 따라 해 봅니다~~~~~~”    

분명 헷갈릴 때마다 손바닥을 뒤집으며 따라 하고 있을 거예요^^     

모히또에서 몰디브 한 잔을 떠올리는건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아래 내용을 생각해 보세요>

1. 여러분의 동네에서는 손바닥을 뒤집으며 어떤 구호를 외쳤나요?

2. 구호와 함께 손바닥을 뒤집으며 뒤침과 엎침을 구분해 보세요.

3. 바닥에 있는 핸드폰을 잡을 때와 핸드폰을 들 때 아래팔은 어떤 움직임을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