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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본희 Sep 11. 2023

주역의 음양사상과 명리학에 대한 견해

필자의 경우 불확실성이 높은 고시공부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사주팔자에 관심을 가졌다. 그후 틈틈이 관찰해 보았더니 필자의 경우 대개가 맞았고 주변 친인척들도 그 성향이 사주팔자에 나타난 것과 관련성이 높았다. 사주팔자를 연구하는 명리학은 점술이 아니라 규칙성에 근거한 60갑자 순환원리를 이용하여 연월일시 4개의 기둥에 각각 2자씩(천간과 지지), 8개의 간지를 세우고 그 사람을 특질과 운의 행로를 읽는다. 자연현상은 크게 수축과 확산운동, 즉 음과 양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음양의 정도를 5단계로 분류한 것이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 5행이다.      


유교경전인 ‘대학’에 따르면 “격물치지(格物致知) 성의정심(誠意正心)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라고 한다. “사물을 탐구해서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의지가 성실하게 되고, 이를 통해 마음이 올바르게 된다. 마음이 올바르게 된 후 몸이 닦여지고 그 후 집이 반듯해진다. 집안이 다스려진 뒤 나라가 다스려지고 그후에 세상이 태평해진다.”는 뜻이다. 모든 사람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전에 격물치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격물치지의 구체적 방법은 주역에 있다. 유교의 기본경전인 사서삼경 중 역경(易經)은 주역(周易)이 있다. 주역은 음양의 원리로 천지의 만물이 변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컴퓨터의 원리가 된 라이프니츠의 이진법도 주역 팔괘와 음양이론에서 나왔다.      


주역의 원리인 ‘음과 양’을 조금 더 구체화한 것이 ‘음양오행’이고 음양오행의 원리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인간사회의 규범 확립을 위해 합리성을 추구하던 유교국가인 조선시대에도 이 음양오행의 원칙에 따라 작명과 복색을 정하고 질서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서울에는 사대문이 있다. 남대문은 숭례문, 북대문은 홍지문, 서대문은 돈의문, 동대문은 흥인지문이다. 인의예지신을 오행과 연결하면 남 예(붉은색), 북 지(흑색), 서 의(흰색), 동 인(청색), 중앙 신(황색)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흥인지문이다. 다른 문과 달리 ‘갈 지(之)’자가 들어 있다.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을 중심으로 보면 우측에는 인왕산이 있고 좌측에는 낙산이 있다. 그런데 인왕산에 비해 낙산은 그 세가 심히 약하다. ‘좌청룡 우백호’라는 표현에서 보듯이 좌가 우에 비해 우선해야 하는데 좌의 산세가 미약하니 왕위계승에 있어 장자의 지위가 위태롭다. 이 때문에 정궁을 다른 장소로 옮겨야 한다는 논쟁이 있었으나 경복궁만큼의 자리가 나오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장소를 그대로 정하되 낙산이 있는 동대문의 명칭에 크고 길다는 의미로 ‘갈지’ 자를 추가하였다. 그리고 경복궁을 중심으로 보면 남 쪽의 관악산이 너무 크고 세가 강하므로 강한 ‘火(방향 남)’기에 의한 화재의 위험을 염려하여 ‘해태’상을 세웠다. 세자가 거주하는 곳은 ‘동궁’으로 봄에 해당하는 동쪽에 배치했다. 복색에 있어서도 임금의 색은 중앙을 의미하는 황색이다.     


주역의 음양사상을 오행으로 구분하여 사람의 실생활에 적용한 것이 명리학이다. 동서양에는 다양한 사상과 철학이 융성·발전하였으나 명리학처럼 실생활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사상은 없다고 본다. 명리를 통해 과거를 해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그 실력은 바로 경쟁시장에서 검증된다. 따라서 부단히 경험이 축적되고 연구되어 왔다. 또한 명리학처럼 사람의 미래를 과감하게 예측하는 학문은 보지 드물다. 사주명리는 그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기준으로 하므로 객관화와 과학화가 가능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꿈을 과학화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우선 꿈이라는 것이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고 명확하지 않아 나중에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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