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 파리올림픽, 생각의 낙수 I - 개막식 단상]
(작가 신청을 늦게 해, 글을 쓴 지 한참 지나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느낌이나 감상이 저와 다른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그러려니 하고 편하게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행사의 기획 연출에는 탁월한 감각이 있는듯하다. 88 올림픽 개막식이 무척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으나, 그것은 국뽕 느낌과 우리 정서가 버무려져 있어서 그랬을 가능성도 있다. 그 외 올림픽 개막식을 흥미 있게 본 기억은 거의 없다. 그런데 이번 파리올림픽 개막식은 아주 볼거리가 풍성했고 지루하지 않았다.
물론 여러 악평과 문제점들에 대한 비난도 많았다. 나로서도 몇 장면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잘린 머리를 들고, 핏줄기를 형상화한 조형물들과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은 프랑스혁명에 대한 상징성이 있다고는 해도 보는 것 자체가 혐오스러웠다. 가장 비난이 많았던 ‘최후의 만찬’인지, ‘술의 신 바쿠스의 축제’인지를 형상화한 이벤트 역시 보기에 유쾌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 외에도 한국을 북한으로 잘못 소개했다던가, 전체적으로 어수선했다든가 하는 문제도 있지만, 풍성한 볼거리의 지루하지 않은 개막식이었다는 것이 내 느낌이었다.
국내 방송사의 중계 해설에 다소 아쉬움이 있었는데, 프랑스의 문화와 역사 코드를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그 부분을 설명해 주면서 이해를 도왔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다. 프랑스인들은 전 세계 사람들이 자신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듯하다. 심지어는 모르면 배워라 하는 오만도 보인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좀 더 전문적인 해설을 들으며 개막식을 보았다면 훨씬 좋았겠다 싶다. KBS에서 해설을 한 송승환 배우 겸 감독이야 평창 올림픽 연출이라는 최고의 경력을 가진 분이지만, 프랑스를 잘 아는 분이 한 분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SBS는 한국말이 유창한 프랑스인 파비앙이 해설을 맡아 돋보이는 시도를 했으나, 프랑스적인 코드를 설명하는 것은 거의 없어 기대에 부응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 살았던 경험이 있고, 문화나 역사에 해박한 조승연 유튜버 같은 사람이 해설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참고로 조승연 유튜버가 진행하는 ‘조승연의 탐구생활’ 유튜브에 파리올림픽 개막식 분석 영상이 있는데, 아주 훌륭한 내용이어서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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