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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예비작가 Jul 12. 2024

고요함

마흔부터 다시 시작하기

시끄럽게 느껴진 하루에 나의 쉼터를 찾아 길을 떠난다.

나의 쉼터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거리에 많은 사람들에 지금 걷는 길도 메아리 치듯 웅성 이는 소리들로 가득하다.

내 걸음 하나하나에 움직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의 알 수 없는 소리들로 메아리 치듯 나에게 전해진다.

그런 시간을 견디며 내 쉼터에 도착했고, 하루에 무거웠던 짐을 벗어 던지고 불빛도 없는 나의 방에 늘어지듯 내 몸을 던져 쉼을 허락한다.

나의 하루에 무거운 짐을 던져 버리고 어두움에 나를 늘어지게 쉬고 있는 지금, 거리에 메아리 치듯 들리던 소리들이 들리지 않아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거리에 알 수 없는 소리와 듣고 싶지 않았던 소리들에서 벗어나 지금의 고요함에 나를 자유롭게 몸을 던져 버린다.


소리 없이 들리는 것들,

어두운 방에 하루에 무거웠던 것들을 벗어 던지고 고요함에 나를 던져 버렸지만, 시간이 흐름을 잊기 위해 두 눈을 감고 고요함에 동화되려 한다.

두 눈을 감고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이곳에서 귀롤 들리지 않는 소리가 머릿속에서 침묵으로 시끄럽게 울려 된다.

분명 내 귀로 들리는 것은 내가 내쉬는 조금은 거칠지만 그 숨소리만 들리는데, 두 눈을 감고 있으면 떠오르는 생각들이 정리되지 못하고 마구 겹쳐지며 소용돌이치듯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머릿속에서 영상처럼 보여지는 그 생각들이 내가 귀로 듣는 소리가 아닌 머릿속에서 울려 되는 소리였다.

고요함에 더욱 선명하게 보이는 생각들과 그 생각들로 울리는 소리가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나는 하루의 무거웠던 짐을 벗어 던지고 어두운 내 쉼터인 이곳에서 고요함에 빠져들고 싶었으나, 내가 감은 두 눈에 보이지 않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로 고요함이 사라져 버리고, 내가 지금 던져버린 무거웠던 하루의 짐이 다시 찾아오듯 내 몸을 무겁게 만든다.

주변의 고요함 속에서 나를 자유롭게 하루의 짐을 벗어 던져 버리고 나에게 허락했던 지금 시간에 두 눈을 감으면 보여지는 알 수 없는 생각들로 머리는 복잡해지고, 내 귀가 아닌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에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소음처럼 내 안에서 울려 된다.


어둠 속에서 감은 내 두 눈은 언제부터였는지 알지 못하는 순간부터 기억하지 못하던 순간들이 영상처럼 머릿속에 떠오르며, 그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머릿속에 영상처럼 떠오르는 그것들은 각자만의 소리와 이야기가 있었고, 그 소리와 이야기가 겹쳐져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 나에게 고요함을 잊게 만든다.

머릿속에 그려지던 것이 하나의 영상이라면 그날에 일들이 분명하게 기억될 것이고, 그 소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인데, 너무 많은 일들이 두 눈을 감은 지금 머릿속에서 떠오르고 그 떠오른 것들이 각자만의 소리로 나에 고요함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소리는 귀로 들리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내 머릿속에서 어쩌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들이 한번에 떠올라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지 생각을 한다.

두 눈을 감고 계속 울려 되는 소리를 들으려 했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스치는 영상 같은 일들과 그 각자의 소리에 나는 같고 싶었던 고요함을 잊어버리고 있다.


고요함을 찾아서,

감고 있는 두 눈을 떠 어두운 내가 머무는 공간에 천정을 바라본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난 눈을 뜨고 천정을 바라본다.

지금 눈을 뜨고 천정을 보고 있는 순간에는 영상처럼 떠오르던 생각들이 보이지 않았고, 떠오르던 생각 속의 영상들이 가지고 있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지금 이것이 고요함이라는 것일까?

내가 들을 수 있는 것은 거칠게 내쉬는 내 숨소리만 들려올 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고요했다.

두 눈을 감은 순간보다 고요했다.

머릿속에 보여지던 것들도 보이지 않았다.

내 귀가 아닌 내 안에서 울려 되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난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고 나에게 자유라는 시간을 고요함 속에서 선물하듯 늘어지는 것이 고요한 쉼이라 생각했다.

침묵 속에서 나는 고요함을 찾으려 했다.

어둠 속에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고, 시끄럽게 들리던 것들에서 벗어나면 그것이 고요함이고 고요함이 쉼이라 생각했다.


두 눈을 감으면 알 수 없는 생각들이 마구 겹쳐져 복잡한 생각들로 고요함을 잊게 만든다.

난 분명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졌다고 생각했지만, 내 마음은 그러하지 못한 것 같다.

지금 눈을 뜨고 어둠 속에서 천정을 바라보며, 내 안에서 울리던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내게 들리는 것은 나의 거친 숨소리만 고요함 속에서 울리듯 들려온다.

언제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천청을 눈을 뜨고 보고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얼마나 흘러 가는지 알 수 없는 답답함에 나를 찾아온다.

눈을 감으면 알 수 없는 생각들로 내 안에 울리는 소리에 고요함을 잊어버리고, 두 눈을 뜨고 어두운 천청을 바라보고 있으면 고요함 속에 거친 나의 숨소리만 들리지만, 시간의 흘러가는 것이 궁금하고 신경이 쓰인다.

고요함이라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인지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

휴식이라는 것, 나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 이 모든 것이 내가 허락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 허락이라는 것이 고요함이라는 나만의 공간으로 나의 무거운 하루의 짐을 벗어 던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두 눈을 감고 있으면 언제부터인지 알지 못하는 순간부터 언제까지인지 알지 못하는 날까지 생각이 나고, 그 생각나는 일들에 각자의 소리로 내 머릿속을 시끄럽게 울려 된다.

두 눈을 뜨고 나에게 자유를 허락한 어두운 이 공간에 들리는 것은 오직 나의 거친 숨소리만 허락하고 들리며,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에서 벗어날 수는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내 마음은 편안함을 잊어버리고 만다.

무엇에서 고요함을 찾을 수 있고, 그 고요함 속에서 나를 자유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일까?

난 지금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하고 어둠을 지나가고 있다.


내가 찾아가는 것,

내가 머물던 곳에서 내가 내쉬는 거친 숨소리와 눈 감으면 떠오르던 시끄러운 일들 때문에 어느덧 어둠이 지나 새로운 날이 찾아온다.

어제의 무거웠던 하루의 짐을 나는 다시 챙겨서 고요함이란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발걸음으로 걸어간다.

어제 내가 찾으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리고 난 새로운 오늘에 내 자리로 돌아간다.

여전히 내가 듣고 싶지 않은 것들을 들어야 하고, 나만의 시간도 없이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지만, 이런 시간들에 나를 위한 시간이 없었다.

익숙한 시간이었고, 익숙한 장소였다.

이런 익숙한 것에 어느 한순간도 나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

내가 이곳을 벗어나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던 곳 말고 이곳에서 나를 위한 시간을 찾아보려 하지만 나에게 그런 여유가 없었다.

이곳에서 잠시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 위해 눈을 감으면 어지러움을 느낀다.


내가 찾는 것이 고요함인데, 그 고요함이 무엇인지 어떤 것인지 나는 알지도 못하고 찾으려 했다.

고요함이 그저 조용하고 나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지만, 결코 조용함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져 버리고 어둠이란 것에서 자유로움을 주는 것이 고요함이라 생각했다.

이런 것들이 나를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결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모든 것에서 벗어나려는 것이었다.

지금을 인정하지 못하고 나를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가장 쉬운 방법으로 나에게 고요함을 찾으려 했다.

그것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숨어드는 것이었다.

나를 위하는 것은 결국에는 나를 스스로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었다.

하루의 무거운 짐은 내가 만드는 것이지 누군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었다.

주변의 소음은 내가 벗어나고 싶어서 그 모든 것들이 시끄럽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내가 그 속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나의 모든 시간들이 무거워졌던 것이었고, 그 모든 순간들이 소음처럼 시끄럽게 만들었다.


내가 하루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고 늘어지듯 누워서 두 눈을 감았을 때 떠오르는 생각들을 자세히 보려 한다.

그 생각들을 들여다보면 기쁜 일과 어쩌면 슬펐던 일들이 있겠지만, 그 모든 순간들은 내가 걸어온 길에 지금까지의 과정일 뿐이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아니기에 힘들어하지 않아도 되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조금 더 자세히 보려 하면 된다.

그렇게 보다 보면 하나씩 지워질 것이고, 그렇게 시끄러웠던 생각 속의 울림도 하나씩 지워질 것이다.

두 눈을 감고 바라보는 것이 힘들면 잠시 눈을 뜨고 늘어진 편안함으로 천정을 보면 된다.

시간이 흐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 들여오는 거친 나의 숨소리에 잠시 귀 기울이며 나에게 안정이란 것을 찾으면 된다.

거친 나의 숨소리에 안정이 되어 고른 숨을 쉰다면 다시 눈을 감고 보이는 것에 하나씩 마음을 기울이면 된다.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은 내가 지금까지 많은 것들을 지나왔다는 것이고, 그 많은 일들이 결코 슬프거나 힘든 일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는 받아 드리고 인정해야 한다.

그 속에는 분명 좋았던 일들과 내가 모르는 순간에 나를 미소 짓게 만드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놓쳐버려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일들을 하나하나 떠오르며 받아들이면 된다.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쉬운 시간도 아닐 것이다.

나에게 고요함이란 내가 나를 위한 시간을 허락하는 것이고 인정하는 시간들에서 찾아오는 것이다.

그런 시간에 익숙해지면 두 눈을 감고 있을 때 내 안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일들도 줄어들 것이고, 시간이 흐름에 답답함을 느낄 일이 없을 것이다.

내가 찾아가는 것은 나를 위한 시간이며, 그 시간은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으면 내 안에 고요함의 자유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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