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떠오른 추억 속 사랑
어느 평범한 그런 날에 해맑은 미소를 간직한 너를 처음 보았다.
그 어떤 사람보다 특별함도 없는 그저 평범한 너를,
내 마음속에 순간적으로 남겨진 너는, 아주 밝은 미소와 잘 어울리는 듯한 너의 그 웃는 모습이 그날에 나를 너에게로 물들어 버리게 하고 말았다.
그날 이후 난 너와 우연히 스쳐 지나는 날들을 꿈꾸며 기다렸고, 그런 우연한 날이 있는 날이면 난 그 기다림에 시간 속에 힘듦이 모두 지워지고 새로워지는 나를 발견한다.
우연한 그날에도 넌 여전히 맑은 미소와 함께 짧은 인사를 건네고 우린 각자의 길을 걸어가야 했다.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그렇게 각자가 가야 할 길을 걸어가야만 했다.
그렇게 돌아서는 순간에는 아쉬움이지만, 돌아선 뒤 아쉬움이 사라질 때쯤 많은 후회가 밀려온다.
짧은 인사말이라도 건네어 너의 안부를 물어보기 위해 말이라도 한번 하지 못한 아쉬운 미련과 함께 후회들을 가슴에 묻어둔다.
아쉬운 미련에 후회들을 그날들을 나는 나에게 위로를 건넨다.
기다림에 너를 만나다.
다음에 다시 우연히 너를 보는 날을 기다리며,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 믿어도 된다고 나는 나에게 위로와 함께 마음속 나지막이 말을 한다.
시간이 지난 어느 날에 난 너를 우연히 스치듯 만났고, 그런 날들이 나에게 큰 위로와 즐거움이었다.
난 내 주변의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나 자신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말할 수 있었는데, 그런 당당한 내가 왜 너의 앞에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일까?
난 한 번도 자신 없는 일들이 없었는데 왜 너의 앞에서는 작아지는 것인지?
넌 다른 누구보다 특별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았던 너였는데, 난 왜 자신이 없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런 내 마음을 네가 알게 될까 그러면 그런 우연도 앞으로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던 것일까?
그런 마음에 나는 너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찾을 수 없는 너를 생각하며,
이젠 시간이 흘러 그런 우연히 너를 보는 날들이 조금씩 줄어들어 어디에서도 너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런 시간들이 길어지고 어디에서도 이젠 너의 소식도, 너의 미소도, 너의 향기도 느낄 수 없어 점점 내 기억 속에 너는 모습으로 기억되지 못하고, 그날들의 내 감정들과 추억 속 이미지로 남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난 너를 내 기억 속에, 어쩌면 추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기를 계속 생각하고 떠올리며 살았던 것일까?
많은 시간이 지나도 너는 계속 기억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그러했던 것처럼 기다리면 그리고 바라면 우연이라도 볼 수 있다는 믿음이 어느 날 현실이 되었다.
우연히라는 말로 다시 만난 너에게 난 지난 시간들에 이야기를 자신 없지만 조금씩 조금씩 들려줬다.
그러면 그럴수록 왜 그때의 난 말하지 못하고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서, 아주 많이 흘러서 우연히 다시 만난 너에게 나의 기다림의 고통을 말하고 있는 걸까?
그렇게 난 다시 너와의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한다.
가끔씩 만나서 진한 커피에 서로의 이야기를 오랜 친구처럼 웃으며 소식을 전한다.
너의 웃는 미소와 함께 듣는 너의 소식에 내 마음속 어느 한편에 새로움이라는 생각보다, 오래전 그때의 그날에 내가 자신이 있었다면, 너에게 조금 더 자신이 있었다면 지금의 네 이야기 속 풍경이 어쩌면 내가 함께 할 수 있을 거라는 상상으로 내 가슴 한편에서 슬픔이 피어난다.
우린 이렇게 늦었지만 다시 친구가 되었고, 난 내 마음속에 아직은 더 피우고 싶은 꽃을 너에게 보여주지도 못하고 그냥 친구가 되었다.
나는 네가 내 가슴속 그 꽃을 보게 될까 두려웠다.
나는 네가 내 가슴속 그 꽃이 너에게 향한다는 걸 알게 될까 두려웠다.
지금 다시 찾아온 그 우연이 모두 끝나고, 앞으로 이런 우연도 없을까 무서웠다.
지금에 지금이 그냥 좋았다.
무섭고 두려운 그런 일들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난 지금이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 너와 함께하는 그런 날들 속에, 너와 함께하는 작은 일상 속에서 내 안에 나만의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너와 함께하는 날들 들녘에 핀 꽃 한 송이도 추억이 되었다.
그 들녘에 핀 꽃은 시간이 지나서 시들고 없어지지만, 내년 그때쯤에는 다시 넌 피어나 내가 다니는 들녘에 자리할 것이다.
그러면 난 다시 핀 들녘에 너를 보며 그날에 그녀를 기억할 추억이 될 것이다.
그렇게 난 들녘에 핀 너를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그냥 이렇게 조금은 멀리서 너를 바라본다.
가끔은 한 송이 꺾어서 내 가까이 두려고 했지만, 난 그냥 너를 그 자리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바라만 본다.
그래야 내년 지금에도 넌 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니깐.
시간이 지나 다신 피어난 들녘에 이름 모르는 꽃을 보며, 내 추억 속 그녀를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상 피어난 들녘에 꽃은 이젠 이름 정도는 알아도 되겠지만, 그냥 난 너를 이렇게 내가 지나는 들녘에서 바라보며 내 추억 속 그 사람을 기억하려 한다.
그 추억 속 그 사람을 생각하는 순간에, 그 시간에 난 떠오르던 그날들로 네 얼굴에서 보았던 미소를 나에게서 느낀다.
그 순간에는 난 오래전 우연히 만나려고 기다리던 그런 날들까지 떠올라 지금에 난 행복하다.
함께한 시간들에 행복함이 시간이 지나도 떠오르면 행복할 수 있다는 지금이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에도 그날들에 추억으로 내 마음속 아픔을 위로한다.
모든 것이 바뀌어도 난 여전히,
계절이 변화하여 나무에 잎들은 물들어 어느 순간 바람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다시 계절이 바뀌면 넌 새로움 잎들이 피어나겠지만, 난 내 마음속 계절이 변해도 물들어가는 나뭇잎 하나 없이 나 마음은 말라가고 있을 것이며, 계절이 변해도 다시 피어날 잎 하나 없을 것 같다.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내 마음속나무와, 지금 내 눈앞에 흔들리는 나무가 너무도 비슷한 모습이다.
넌 바람 따고 떠나버린 잎들이 다시 계절이 바뀌면 새롭게 피어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눈앞에 보이는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난 내 마음속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너의 소식을 가지고 오기를 기다린다.
내 마음속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우연히라도 너의 향기를 전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기다리고 바랬는데 어느덧 눈이 내린다.
첫눈 내리는 날에 너와 함께 먹었던 향 깊은 커피와 달콤한 빵이 기억된다.
여전히 지금 내 앞에 놓인 커피는 그날에 향 깊은 커피와 다르지 않았다.
향 깊은 커피와 함께 먹는 달콤한 빵도 그날과 다르지 않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지금 내 옆에, 내 앞에, 그리고 내가 지금 있는 이 공간 어디에도 네가 없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젠 현실이 익숙할 수 있는데, 난 왜 아직도 너와 함께한 시간들이 내 추억에서 계속 떠오르는 것일까?
오랜 전 우연히 만나기를 기다리던 시절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 너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날들이 있었는데, 이젠 그때보다 더 많이 시간이 지나 버렸지만, 난 여전히 너의 모습이 뚜렷하고 선명하게 기억되고 있다.
그때는 아쉬움과 후회였다면, 지금은 아픔과 그리움이다.
그때는 말하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던 내가, 이젠 볼 수도 찾을 수도 없어 내 마음속 깊은 곳에 너를 담아버린 내가 그래서 지금은 너무도 아프고 네가 그립다.
또 계절은 바뀌고 시간은 흘러서 다시 들녘에 핀 그 꽃으로 추억을 떠올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그 들녘에 꽃은 무엇을 위해 이렇게 피어나는 것일까?
바람에 흔들리는 것일까?
아니면 나에게 손 흔들어 주는 것일까?
지금 불어오는 바람에 어쩌면 그 사람의 소식이 담겨 불어오기를, 그것도 아니며 그 사람의 향기라도 나에게 전해주는 바람이길 바라는 마음과 기억으로 기억한다.
너무 오래 시간이 흘러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사람의 향기로, 내가 알아보지 못하는 그 사람의 소식에 그 들녘에 꽃이 대신하여 손 흔들어 주는 것일까?
손 흔들어주는 그 들녘에 꽃에게 난 어색하지만 수줍게 미소를 보여준다.
우리 다시 만나자고.
그리고 다시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난 이렇게 잘 있다고.
너를 보려고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과 함께 점점 그 들녘에 꽃에서 멀어진다.
달리는 차창 너머로 네가 멀어져 흐려지지만 마지막 보이지 않는 순간까지 난 계속 너에게 인사하다.
아프지만 그리웠다고. 다시 만나서 좋았다고.
긴 시간을 돌아서 이렇게 너를 다시 외로움 속에서 찾았다고.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