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떠나보면 쓰고 싶다
햇빛과 바람은 누구나 누릴 자유가 있듯, 글도 누구나 쓰고 안 쓸 자유가 있다.
글을 쓸 때 비로소 내 삶이 완성된다는 걸 조금 늦게 알았다. 하지만 매일 그런 건 아니다.
글쓰기의 목마름은 시도 때도 없다.
물 안 마시고 못 살듯, 글 안 쓰고는 못살아 다시 결심한 글 쓸 결심이다. [글 안 쓸 결심] 지킬 수 없다.
김소영 에세이
나는 여전히
걸어가는 _______________________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중입니다
저 끝에 낭떠러지가 있지는 않을까?
가시밭이 나와 걷는 길이 아프지는 않을까?
야생동물이 갑자기 튀어나오면 어떡하지?
이제 와서 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게 맞을까?
그런 걱정하지 말고 용기 내서 한 번 가 보는 거야.
길의 끝에 뭐가 있을지 누가 알겠어.
가 봐야 알지.
(표지부터 읽는 습관, 김소영 에세이 글이 참 쉽고 좋다.)
드라마를 선택할 땐 도입부가 멋지면 무조건 본다.
특히, 내레이션이 멋지면 빠져든다.
한 이틀 디즈니의 북극성에 빠졌었다.
며느리가 육아휴직 중이니 지금 내 시간은 금쪽시간이다.
동경투어 다녀온 캐리어 풀자마자 며칠 전,
3월 마지막날이다.
아침 먹은 설거지 하다가 문득 당일치기 열차여행 생각이 수도꼭지를 잠그게 했다.
동대구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상행선을 정했다. 무조건 서울, 가장 빠른 티켓을 끊으니 입석이다. 주말이 아니라 경로우대까지 할인적용을 받으니 2만 원대, 승용차로 움직이는 것보다 도로비와 휘발유값 상승에 비해 껌값이다.
아무튼, 열차를 탔다.
입석은 처음이다. 화장실 가다 스페셜 좌석을 발견 (웬 떡)
갑자기 연락했을 때에도 무조건 달려 나와 반겨주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선배는 그랬다.
기차 안에서 "나 서울가요" 그 한마디 문자에 곧바로 오케이,
"2시에 문화센터에 가야 하지만 지금 서둘러 얼굴 보러 일단 역으로 나갈게" 하며 마중 나왔다.
우린 가볍게 1인 1 빵, 선배는 허브티 카모마일 나는 커피에 하트가 그려진 라테를, 우린 시계를 들여다보며 깔깔 "이런 걸 번팅이라는 거지?"
각자 서로 볼일을 보고 다시 두 시간 후 서울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선배가 문화센터에서 캘리그래피를 배우는 동안 나는 삼성역 코엑스몰과 별마당으로 Go!
4호선을 타고 가다 사당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탔다. 친절한 안내표시에 따라 삼성역에서 내려 화살표대로 가니 내가 삼십 년 전 살던 서울이 아니다.
코엑스몰은 2014년 11월에 리뉴얼 오픈한 후 2016년 12월에 현재의 '스타필드 코엑스몰'로 명칭을 변경되었다 한다. 바로 붙어있는,
별마당으로 갔다. (왜 자꾸 별다방으로 읽히지)
버라이어티 하고 스펙터클한 별마당이다.
시선보다 더 빠른 폰카 초점이 말한다.
바로 앞에 올라가는 패셔니스터에 자동으로 렌즈가 눌렸다. (또 옷쟁이 직업병) 서울에는 사람도 많고 멋쟁이도 많다.
해외인가 착각할 정도로 외국인들이 인증숏 찍기에 진심, 열심, 나도 질세라 여행객처럼 연신 찍어댔다. 사진으로 남기기 위한 추억이 아니라 글 쓰기 위한 필살기다.
"구경 잘했어? 그래 브런치 작가답다."
금쪽같은 시간 순두부를 시켜놓고도 선배는 '아픈 남편 잘 보살핀다'는 둥 깨알 같은 칭찬까지 아끼지 않는다.
기어코 저녁을 먹여 보내겠다는 친언니 같은 대학선배의 후배애정은 보글보글, 순두부찌개보다 더 뜨거웠다.
저녁까지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낮에 미리 예매했지만 늦은 시간 좌석열차다. 지하철은 막차를 탔지만 시내버스는 이미 종료 표시가 되어있어 부슬비 오는 밤거리를 걸어서 집에 도착하니 딱 12시였다.
다시 일상으로. 글도 술술 벚꽃 만개하듯 다시 이야기꽃이 폈다.
내 손에는 소설책 하나가 또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