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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기훈 Dec 19. 2023

카카오톡 설치를 다시 하긴 했는데

디지털디톡스 실천 전과 후 무엇이 달라졌나

 그래, 지난 1년 동안 카카오톡 없이 지냈다는 것은 알겠고. 그러면 그 다음은?



 한 해 동안의 디지털디톡스 실천은 나에게 이전과는 다른 삶의 방식을 제시했다. 스마트폰 화면의 밝기에서 벗어나 현실이 마주한 명암과 채도를 발견하고 그 풍요로움을 만끽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제 나는 카카오톡을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시 디지털의 속세로 돌아감을 선언한다. 왜냐하면 디지털디톡스의 본질은 결국 디지털기기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사용하려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세계와 현실세계 사이의 양극단에서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것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두 세계를 조화롭게 절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러한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 나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것임을 믿게 되었다. 이전에는 어쩌면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한 쪽 방향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었고, 또 지난 한 해 동안에는 특별히 극단적인 요법이긴 하지만 디지털세계와 단절되어 살아보려 노력했던 시간으로 셈할 수 있다. 이제 디지털세계와 현실세계 사이의 양극단이 만나 재조절된 이 순간, 지금이야 말로 바로 내가 원하던 균형의 순간이 아닐까?


 그러나 습관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이라고 한다. '디지털야만인'으로서 1년 간의 여정은 마쳤지만, 그것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 디지털 생활습관을 계속해서 점검하고, 디지털디톡스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교훈들을 계속해서 유지해 나가야 한다. 균형이란 언제든 쉽게 깨어질 수도 있어 미묘한 조정이 끊임없이 요구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디지털세계가 제공하는 편리함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의 조용하고, 느리고, 불편한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이제 디지털디톡스를 통해 얻은 깨달음과 교훈을 바탕으로 균형잡힌 삶을 추구하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그 결과가 어떠할지는 가깝거나 먼 미래에 두고 봐야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내가 디지털과 현실의 두 세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습관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며 더 나은 삶을 위해해 나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이제  내 스스로 노력을 할 것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여정이 나에게 어떤 풍요로움을 안겨줄지 기대를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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