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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우 Jul 29. 2023

누군가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다면?

어쩌면 당연한 것을 모르는 척하고 있는...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 ; 슬기로운 신용회복기 연재글입니다.


7월이 지나기 전에 글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한 동안 특별한 일도 없었고 큰 변화도 없이 조용한 7월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6월 정산이 지난주 있었습니다. 가계수입 목표는 800만 원인데 650만 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아파트보안경비 250만

방제회사 영업 150만

와이프 서비스 영업관리 250만


총 수령액 650만 원(세후) / 7월은 작정하고 영업해서 8월 수령액은 750만 원 이상 예상해 봅니다.




신용회복도 3년 차에 접어들었고 가계수입도 600만 원 선은 안착하고 안정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더 이상 악화되지는 않음을 확인했기에 최악은 지났다는 안도감이 있습니다. 그에 반면 해서 더 이상 성장은 없고 안도만 할까 봐 불안감도 있습니다. 


애들이 방학을 하고서는 맞벌이에 대한 불편함이 찾아왔습니다. 엄마 아빠가 집에 없다 보니 애들끼리 라면을 끓여 먹다가 물을 쏟아서 4학년 큰 딸이 허벅지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약 바르면 괜찮다고 타일렀지만 흉터가 남을 것 같습니다. 병원도 2주 정도 다녀야 합니다. 돈이 없어 속상한 것보다 애들을 시간적으로 케어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더 마음이 아픕니다.


최근 들어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영업에 관한 책. 경제서적. 마케팅 서적. 그리고 추천받은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었습니다. 평소 책은 와이프가 보고 난 책을 읽었는데(책 구입 선택권이 와이프에게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읽고 싶은 책들을 몇 권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전자책은 무료라서 저는 전자책으로 읽었습니다. 내용이 괜찮아서 몇 권 실물책을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인세가 없어서 종이책 가격이 저렴) 와이프에게도 한 권 줬는데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세이노 책을 읽고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전에 많은 준비과정을 거치고 특히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은 더욱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느낍니다. 인생자체가 처음이라서 시행착오를 겪고 그것을 바로 잡으며 성장하는 것인데 20대였다면 모르지만 40대 빚도 많은 저로써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그래도  그것을 책으로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입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운전이나 운동 중에도 오디오북으로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공짜이니 무조건 봐야겠쥬?



세이노의 가르침은 특히 사업하시는 분들께는 꼭 읽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업의 방향, 인생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노점에서 과일 장사할 때 거래하던 중매인 사장님께서 연락이 오셨습니다. 이제는 나이도 들고 일을 손에 놓고 싶은데 중매인 일을 배워 볼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셨습니다. 감사한 제안이지만 거절하였습니다. 거절이유는 새벽부터 해야 하는 일인데 그에 비해 제가 너무 게으르다는 겁니다.(과일 산지 직거래가 늘어가는 시점에서 중매인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사실... 본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자신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거나 그 문제점이 너무 부정적이어서 나는 그렇지 않다고 포장하기 마련입니다. 문제점을 인정하는 순간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나의 그릇을 알게 되고 문제점을 보완하게 되며 대비책을 미리 준비하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저 역시 신용회복 2년 동안 완벽하게 알게 되었습니다.(원래 알고 있었지만 인정한 수준)



테스형이 물어보기 전에 사실 나의 단점을 모두 다 알고 있었어요...




저는 게으른 사람입니다. 꾸준하지 못하고 싫증을 잘 냅니다. 순간적인 짜릿한 것을 좋아합니다.(폭등주, 비트코인, 부동산 갭투자, 폭발적인 매출, 대박상권)  중독에 취약합니다.(흡연, 게임, 일중독. 술은 안 마심) 대인관계를 잘 못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합니다. 약속시간에 자주 늦습니다. 감정적입니다. 즉흥적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을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최대한 게으르지 않게 보이기 위해 노력합니다.(천성이 게으른 사람이 부지런한 사람으로 바뀌기는 쉽지 않습니다. 게으름을 부리기 위해서 효율적인 대안을 생각하거나 그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면 마지못해 부지런을 떨어봅니다.)



꾸준함은 제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삶입니다.(어쩌면 꾸준함=부지런함? 아니 조금 다릅니다.) 그런데 이건 참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과제입니다. 한 달간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 체크만 하면 커피쿠폰을 준다는데 그걸 한 번도 못 타먹었습니다. 투자금 0원에 수익 100%인데 말이죠. 지루해도 사소해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3월부터 글쓰기를 한 것도 지금 글을 쓰는 것도 꾸준함을 이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일환입니다.(부지런함은 타고나야 하지만 꾸준함은 노력과 학습으로 극복 가능하다고 봅니다.)



쾌락을 즐깁니다. 상한가 치는 주식을 맛보셨다면, 최고 매출을 매번 갱신하는 매장을 운영해 보셨다면 한번쯤 느껴 보셨을 겁니다. 처음 던진 3점 슛이 완벽하게 들어가는 짜릿함. 대박에 대한 갈망. 풀 대출 위험성의 간과. 경험으로 이제는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어느 정도 학습이 되어 있습니다. 요즘 2차 전지 주식 들썩거리는 거 보면서 저거 들어가면 하루종일 휴대폰 붙들고 일희일비하면서 인생나락 가는 거 금방이겠구나 생각했습니다.(경험상 결론은 주식 트레이딩도 적성이 타고나야 하는 것!)



술은 원래 체질에 맞지 않아 안 마시는데 담배는 참 좋아했습니다.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 일 마치고 집에 들어가기 전에 담배 한 대와 함께하는 핫식스 한 캔이었습니다. '오늘도 수고했어' 스스로 토닥토닥하는 그 순간은 하루도 빠지지 않는 하루 일과였습니다.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지만 몸건강에는 중독이자 습관적이어서 이제는 담배를 끊었고 핫식스도 아주 가끔 먹습니다.(성인이 되고 나서 금연기간이 7개월뿐입니다. 담배에 그리움은 있지만 지금 몸 컨디션에 너무 만족해서 다시 피울 생각은 없습니다.)



주위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합니다. 특히 가족들을요. 부모님도 그렇고 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시간약속을 잘 못 지켰습니다. 이건 단연코 말하는데 습관입니다. 제가 이걸 고치는데 많은 방법을 동원해 봤는데 아주 중요한 일정 앞에는 그냥 소소한 일정을(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잡는 겁니다. 약속 전에 세탁소에 들려서 옷 맡기고 가자. 그러면 세탁소에는 늦을 수 있지만 약속시간은 지켜지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지더군요. 제가 집돌이라... 일단 집을 나서면 그다음부터는 시간관리가 괜찮아서 이 방법을 쓰고는 시간을 잘 지키는 편입니다. 



와이프는 제가 감정적이고 즉흥적이라 한 번씩 엉뚱한 면이 힘들다고 하는데요. 그것이 또 재미있는 일상을 만들기도 합니다. 애가 없던 신혼시절 비행기표 싸다고 선 듯 예약해서 후쿠오카 가서 낮잠한숨 자고 초밥만 먹고 온 적이 있습니다.(12시간 리턴) 어쩌면 신혼여행보다 더 기억에 남기도 합니다. 



독학으로 영어 공부 열심히 하다가 외국 나가서 몇 개월 생활 후 영어 실력이 확 늘었던 적이 있습니다. 요즘 제 인생 자체가 그런 느낌입니다. 혼자서 시행착오 한참 겪다가 세이노 선생님 말처럼 공부하고 책 좀 보니 아 이래서 이랬구나 하는 기분입니다. (진작 책 좀 읽을걸... 하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인생이 한번뿐이라서, 연습 없이 바로 실전이라서 겂없이 덤비기도 하고 한 대 맞고 나니 이젠 겁나기도 합니다. 타이슨이 아무리 복싱을 잘하더라도 한대도 안 맞고 경기를 이길 수는 없겠죠. 49대 맞고 51대 때리면 결국 이긴 겁니다. 저는 욕심 많고 손해 1도 보기 싫어서 한대도 안 맞고 이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늦더라도 급하게 가지 않고 조금 때려 맞더라도 꾸준하게 단계적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한 분야에서 2년 이상 하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어떤 일이든 2년 정도 꾸준히 한다면 경력으로 인정되고 전문가라는 반열에 들어선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장사가 잘되는지, 어떻게 하면 회사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지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 



신용회복도 만 2년이 넘어 3년 차가 되니 앞으로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대략적인 각이 나오더군요.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분명 힘든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다 알고 있으니 두렵고 포기하고 싶기도 하죠.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로또 1등 되면 한 번에 빚 다 갚고, 월세도 탈출하고 집도 사고 괜찮은 매장도 하나 하면 좋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로또가 되면 내 인생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그렇게 말처럼 드라마틱한 해피엔딩이 될까? 왠지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 동안 사 왔던 로또를 요즘은 구입하지 않고 있습니다.(그 돈으로 애들 용돈 5000원씩 주고 있습니다.)



고급 아파트 경비일을 하면서 배운 것이 있습니다. 진짜 부자들은 땀 흘려 일해서 번돈을 아껴서 안전한 투자로 '슬라이스'로 불리고 (진짜 연 3~6% 수익) 그걸 또 아껴서 복리로 다시 불리고 그 와중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요. (입주민중에 기사 딸린 마흐바흐를 타는 연세가 있으신 회장님 계시는데,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정장을 갖춰 입으시고 출근을 제시간에 하십니다 ; 경험으로 비추어 내 위에 아무도 없는데 그걸 지켜내기가 쉽지 않음을 너무 잘 압니다.) 




금전적인 유혹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대박은 없다. 요행을 바라지 마라.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그것이 대박이다.'



하나님께 자주 여쭤 봅니다.

'하나님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하나님의 대답은 항상 똑같습니다.

'그걸 왜 나에게 물어보느냐. 그건 네가 가장 잘 알고 있지 않느냐?'

맞습니다. 그건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 그러면 두려움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그건 내가 든든한 백이 되어줄게 얼마든지. 두려워하지 마라'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러고 나서 인생의 쓴맛을 49대 얻어맞아도 겁내지 않고 51대를 때릴 수 있는 그런 용기를 주셨습니다.



어쩌면 저는 결과도 다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하게 이어나가면 1673일 뒤에는(작년부터 카운터함) 빚 다 갚고 남 부럽지 않게 살고 있을 것이란 걸요.



결국 나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제 자신입니다.

스스로 단점 보완을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십시오.

수개월 안에 엄청난 변화가 올 것입니다. 

저는 그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은우



10년간 회사생활 / 7년간 자영업자

코로나 이후 폐업 / 신용회복 3년차

40대 아저씨 / 초등학생 두 아이의 아빠

아파트 야간경비 / 방제회사 영업직 투잡러


슬기로운 신용회복기 극복 에세이

아프니까 사장이다 커뮤니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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