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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앵두나무 Apr 19. 2024

원씽(게리 켈러)

오늘 쓸 수 있는 걸 그냥 써!

저번 주에 유튜브 채널 중에 성시경의 '만날 텐데'를 보았다. 게스트로는 가수 '김범수'가 나왔다. 둘이서 성시경이 준비한 밥을 먹고 막걸리를 마시며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김범수가 말한다.


"나... 유튜브 구독자수가 정체기인 거 같아."

"지금 얼만데?"

"30만 넘었지."

"일단 50만을 무조건 넘겨야 돼. 그러면 80만에서 또 위기가 오고 그걸 버티면 100만(구독자수) 갈 수 있어."

"아... 50만 넘겨도 위기가 오는구나. 근데 일단 50만부터 넘어야 하는데 말이야. 원래 하던 콘셉트가 있었는데 그걸로는 좀 부족한 거 같더라고.. 그래서 어떤 걸 새로 해야 할지 요즘 고민이 많아."

"네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해야 하는데 살짝 자극을 주는 게 있어야 50만 갈 수 있어. 그냥은 안돼. 힘들어."

"난 그래서 요즘 네(성시경)가 제일 부러워. 넌 골드버튼(구독자 100만 명 이상에게 유튜브에서 주는 버튼)이잖아."

"야! 무슨 소리야~ 대신 너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노래 잘 부르는 가수잖아. 너는 그런 목을 가졌잖아. 나는 사람들이 나더러 노래 제일 잘 부른다는 소리 안 해. 그러니까 유튜브에서 먹방 하지. 순댓국 먹으면서.. 하하하하하하!"


이런 대화들이 오고 가는 걸 보면서 웃었다. 웃으면서도 한편으론 사람이 다 똑같구나라는 걸 느꼈다. 최고로 노래 잘부는 가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김범수'는 유튜브 골드버튼을 가진 '성시경'을 부러워하고, 골드버튼을 가진 '성시경'은 최고로 노래 잘 부른다는 수식어를 달고 사는 '김범수'를 부러워했다.


그 둘의 목소리와 노래를 모두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과연 그것이 행복한 고민에 불과할 만큼 가벼운 일일까?


성시경은 유튜브 먹방을 찍기 위해 지방 행사에 갔다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노선에서 벗어나는 곳에 위치한 순댓국집에 가서 촬영을 하고 뜨거운 음식을 먹고 땀을 비 오듯 흘린 탓에 헤어가 다 망가져버렸다고 한다. 자신의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아닌 그 지역의 미용실에서 급하게 머리를 대강 만지고서 서울의 다른 행사를 갔다고 했다.


우리 눈엔 그저 맛난 음식을 먹고 그걸 촬영하니 좋겠다. 그걸로 또 돈도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화면에 비치는 것과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걸 그(성시경)의 말과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


'김범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노래는 너무 잘 하지만 본인은 성시경처럼 다른 무언가에 큰 관심이 별로 없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어서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어떤 방식으로 키워야 할지,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는 모든 과정에서 수지타산이 맞아야 하는데 자신의 무엇을 가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했다.


평범한 나 같은 사람 말고 인기스타들도 매일의 고민이 있고, 조금씩이라도 변화하고 하루하루 성장하려 애쓰는 마음은 똑같구나라고 느꼈다.


실은 최근 들어 글쓰기에 대한 나의 고민이 있었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좀 더 심층적으로 써내려 가야 할지, 아직 좀 더 다양하게 써봐야 할지 말이다. 한편으론 글을 쓰는 건 잠시 멈추고 쌓여있는 책들만 주구장창 읽어볼까라는 생각도 했었다.


종잇장보다 얄팍한 마음과 깃털보다 가벼운 변덕스러움이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내 내가 나에게 외친다.

정신 차려! 넌 아무것도 아냐!

그러니 딴생각하지 말고 오늘 쓸 수 있는 걸 그냥 써!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해야 하는 건 그것뿐이야.

그게 다야!

알겠니!









이 책을 읽고 나의 원씽에 대한 것이 좀 더 명확해졌다. 글을 쓰다가도 주기적으로 한 번씩 찾아오는 고민에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세상 그 어떤 일도 빠른 시간 내에 고통 없이 쉽게 결과가 나타나고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는 것. 알고 있었지만 한 번씩 또 잊어버릴 때쯤 이 책을 만난 거 같다.


목표를 가지고 묵묵히 오늘 해야 할 성공 목록을 하나씩 해내는 것.

단순하고 쉬운 거 같지만 결코 쉽거나 만만하지 않은 것.


그래서 해볼 만하고 살아볼 만한 인생이다.

나만의 원씽으로 나만의 시간을 쌓아가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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