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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cide Mio Aug 24. 2024

디지털 시대의 믿음과 의심

무엇을 믿을까?

조금 과장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러 종류의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모든 정보는 그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하고 접해야 합니다. 특히 누구나 쉽게 글을 올리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보는 더욱더 그러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쓰고 있는 이 글을 포함해서 인터넷이나 소셜 미디어에 올려지는 글과 그림과 영상을 있는 그대로 생각 없이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그렇게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사실 이것은 인공 지능이 우리 가까이에 오기 이전부터, 인터넷으로 정보의 생산과 특히, “공유” 가 쉬워지면서부터 등장한 위험입니다. 그런데 인공 지능은 이러한 거짓 정보를 더욱더 사실처럼 보이게 만들었고 그것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일을 이 전보다 훨씬 쉽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정보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우리가 파악하는 일은 더 힘들어졌고 때로는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미지와 동영상의 분야에서는 더욱더 그러한데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이 이 경우에는 역설적으로 적용이 될 것입니다. 긴 텍스트로 만들어 낸 가짜 정보를 읽는 것보다 한 장의 사진 혹은 짧은 동영상으로 만든 가짜 정보를 보는 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크고 오랫동안 지속이 됩니다.


설사 내가 본 그 사진이, 혹은 그 동영상이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만든 가짜라고 나중에 알게 되더라도 그것을 본 순간에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은 그 정보가 충격적이면 충격적일수록 더 오래 내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고 나중에 내가 그것과 관련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분명 나에게 어떤 방향으로 든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내리는 결정이 과연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일지 아닐지는 당장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이나 기타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은 글을 읽고 쓰는 능력만큼이나 중요 해졌습니다. 미디어 문해력(Media Literacy)이라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상반되는 정보들을 접하고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할지 헷갈려해 본 적이 있는 이들이라면 정보를 제대로 판단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실 겁니다.  아래에는 현명한 정보 소비자로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몇 가지 적어보았습니다. 


일단 멈춤

정보에 대한 판단에 앞서 일단 멈추십시오. 쇼킹한 뉴스나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정보를 보았을 때 순간적인 자극으로 아무 생각 없이 공유나 "좋아요" 버튼을 누르거나 다른 이들에게 공유하는 메시지를 보내지 마시란 말입니다. 일단 멈추시고 내가 접한 정보에 대해서 아래에 있는 몇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거의 모든 내용이 상식적이라고 할 만큼 평범한 내용입니다만 종종 잊고 있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시기 전에는 공유하지 마시고 판단을 내리실 수가 없으면 공유하지 마십시오. 자신도 믿기 힘든 내용을 자세한 설명도 없이 남들이 읽게 공유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1. 누가

내가 보고 있는 이 정보를 올린 사람, 단체 혹은 기관은 누구인지 먼저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있는 이들인지도 따져보십시오. 아울러 그 사람 혹은 그 단체의 성격이나 목적을 알 수 있는 웹페이지가 있는지, 그 단체의 설립 목적은 무엇인지 누가 그 구성원인지, 그리고 제대로 된 연락처가 있는지 등등 정보를 올린 이들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셔야 합니다. 


만일 그 부분이 불분명하다면 아래의 다른 요소들도 고려해서 그 정보에 대한 판단을 하셔야 합니다.  할 수 있다면 그 정보를 올린 사람이나 단체가 과거에 올린 다른 정보들도 살펴보십시오. 저자나 글을 올린 단체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보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그들에 대해 다른 이들이 쓴  글이 있을 수도 있고 그들이 다른 곳에 올린 정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정보들을 이용하면 정보를 올린 이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고 그 정보에 대한 판단에도 도움이 됩니다. 

2. 언제

오래전 발표된 신문 기사나 블로그 혹은 웹페이지도 여전히 인터넷을 통해 검색이 되니 인터넷상의 정보를 읽을 때 그것이 언제 만들어진 정보인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접하셨을 때는 반드시 그 글의 게시일을 확인해 보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고 그 정보를 이용하다 보면 단순히 뒷 북을 치는 것뿐만 아니라 완전히 틀린 정보를 재생산하실 수도 있습니다. 


검색 엔진에서는 검색 결과를 공개된 날짜 순으로 정렬하거나 구글에서 처럼 검색 자체를 최근 한 달 혹은 지난해 등으로 검색 기간을 제한할 수 있으니 최신 정보를 찾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완벽한 방법은 아닙니다. 해당 페이지의 게시일을 표시하는 메타 데이터가 잘 못 되었을  수도 있고 오래전에 발표된 내용을 최근에 다신 인용해서 글을 올리는 경우도 있으니 말입니다. 글을 읽다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시면 다시 한번 더 게시일을 확인해 보십시오. 


3. 어디서

읽고 계신 정보가 어디에 올라 있는지, 그리고 그 정보가 근거로 들고 있는 참고 정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 올라 있는 정보와 오랫동안 활동해 온 신문이나 방송에 올라 있는 정보는 다르게 보셔야 합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정보의 민주화를 이루어냈다고 합니다만 누구나 쉽게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고 원한다면 소셜 미디어에 글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랫동안 활동해 온 기존의 미디어들이라면 자신들이 발표하는 정보에 대해 여러 단계에 걸친 검토와 사실 확인 절차를 거칠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그렇게 하리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과정은 그 미디어에 대한 독자들의 신용과 믿음의 근거가 되는 일이니 말입니다. 최근에는 정확하고 공정한 사실 만을 발표하는 미디어를 찾기가 힘들다는 말들도 듣습니다만 한 개인이 자신의 판단 만을 가지고 올리는 소셜 미디어상의 정보와 비교했을 때 많은 이들이 관여하는 기존의 미디어는 상대적으로 더 믿을 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존 미디어라고 하더라도 그 미디어의 특성과 그들이 가진 정치적인 지향과 선입견 등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미디어들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합니다. 이런 미디어들이 마치 소셜 미디어에서 한 개인이 멋대로 글을 올리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단지 자신들의 역할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일 뿐 만 아니라 미디어 전반에 대한 믿음을 잃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디어 종사자들이 이 점을 알고 정보 생산에 더 신중했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그런데 개인이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올리는 정보 중에도 공정하고 정확한 정보가 있고 대형 미디어가 다루지 못하는 정보를 주는 경우도 많이 있다는 사실도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 경우 그 정보를 올리는 이가 누구인지 확인을 하셔야 하고 아래에 제가 말씀드릴 다른 고려점들도 살펴보셔야 합니다. 공정성과 사실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의 차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기존 미디어라고 해서 반드시 믿어야 하고 소셜 미디어라고 해서 믿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상대적으로 느리기는 합니다만 인쇄된 책을 통해 입수하는 정보, 그중에서도 도서관에 소장된 책을 통해 입수하는 정보의 가치도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한 개인이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나 기존의 미디어에서 어느 정도의 검토를 거쳐서 정보를 올리는 경우에 비해 책에 실린 정보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검토 과정을 거쳐서 출판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책들 중에서 도서관 사서들이 한 번 더 걸러서 도서관에 소장하는 책들은 정보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미디어와는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사실에만 전체적으로 의지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도서관에 있는 책이라고 해서 다 정확하고 믿을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틀린 정보가 수두룩한 책도 많고 책을 출판하는 과정에서 이런 식의 신중한 검토가 생략되는 경우도 많으니 최종적인 판단은 그 정보를 읽는 내가 내 머리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처럼 정보가 생산되는 과정과 그것이 수록된 미디어의 특성을 알고 있는 것은 정보를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4. 무엇을

접하시는 정보의 내용에 대해서 과연 이 저자는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그리고 그 이야기의 근거는 무엇인지 살펴보십시오. 이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이 실제 일어난 사실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느낌과 의견인지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실제 일어난 사실에 대한 이야기라면 글쓴이가 직접 현장에서 경험한 사실인지 아니면 주위에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옮기는 것인지 따져 보셔야 하고, 실제 현장에서 경험한 사실이라면 그 사실이 다른 미디어에서 또 다른 사람들이 제공한 정보로도 확인이 가능한지 알아보십시오. 


지금 내가 접하고 있는 정보의 내용을 인터넷으로 다시 검색해 보거나 내가 보고 있는 사진을 구글 이미지 검색 등의 검색 엔진으로 다시 찾아보는 방법 등이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같은 정보가 실린 다른 웹페이지나 소셜 미디어를 방문해서 어떤 맥락에서 그 정보가 소개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와 같은 다른 웹 사이트와 소셜 미디어 페이지를 운영하는 이들이 누구인지도 살펴보십시오. 최초 발견한 정보와는 다른 의도와 맥락에서 소개된 웹페이지도 보실 수 있을 것이고 또 충격적인 사건을 찍은 사진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체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이 아니라거나 이미 과거의 다른 사건에서 등장했던 사진이라는 점 등이 드러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 곳을 통해서 교차 검증이 불가능한 정보라면 정말 신중하게 보셔야 합니다. 앞서의 글에서 인공 지능이 토해 해는 가짜 참고 문헌들의 문제를 말씀드렸었는데, 이 경우 제가 이용하는 방법은 그 서지 사항을 다시 구글이나 기타 검색 도구를 통해 검색하는 방법입니다. 그런 검색을 통해 동일한 서지 사항이 다른 곳에서도 인용이 되었으면 그 논문이나 책이 실제 존재할 확률이 높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인공 지능의 환각으로 만들어진 서지 사항일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적어도 최근 10여 년간 실제로 출판된 학술 논문이나 책이라면 인터넷에 어떤 형태로든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드물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러합니다.  


5. 어떻게 

정보를 소개하고 있는 방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글 쓴 사람의 말투나 표현 방식이 글의 내용에 적절한지, 그리고 자신이 내세우는 경력이나 교육 수준에 걸맞은 글을 쓰고 있는지, 정보가 실린 웹페이지에 걸맞은 표현으로 정보를 소개하는지를 살펴보십시오. 비속어와 거친 말이 반드시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런 것들을 사용해야 할 곳이 있고 사용하지 말아야 할 곳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가 올린 정보라면 일단 다시 한번 더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 말은 달리 본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온라인으로 하고 싶은 이라면 그것을 듣는 이들을 고려하고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어울리는 표현 방식도 찾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어울리지 않는 말투로 자신의 소중한 이야기에 대한 읽는 이들의 믿음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설사 그 말투가 유행이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6. 왜

제일 앞서 말씀드린 “누구" 와도 연결이 되는 고려 사항입니다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정보를 누군가가 인터넷에 올린 이유를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글 쓴 이에 대해 알고 나면 그 사람의 의도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중에는 정치적인 지향이나 사회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소개하기 위해 올리는 정보가 있고 대중들을 선동하거나 세뇌하려는 정부나 정치 세력이 올리는 정보도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적인 목적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팔기 위해 전문가를 동원해서 마치 제삼자의 객관적인 정보인 것처럼 올리는 정보도 있지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클릭 수를 노리고 온갓 자극적인 제목과 그림을 동원해 우리의 주의력을 방해하고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정보들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자극적인 제목이 보이면 오히려 클릭을 하지 않습니다. 분명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들일 테니 하면서 무시하지만 마음의 한 구석에서는 혹시 내가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 때가 있다는 점도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개의 경우 정말 믿기 힘든 정보라면 가짜일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늑대와 양치기의 거짓말처럼 이런 일들이 반복되면 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믿지 않게 되고 그 희생자는 우리 자신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양치기가 아니라 늑대에 잡혀 먹는 양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하고 그것에 대한 대답을 토대로 그 정보에 대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7. 나는

마지막으로 생각해 볼 것은 나 자신에 관한 것입니다. 그 정보를 접하는 현재 나의 감정 상태에서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선입견은 무엇인지, 왜 이것이 맞거나 혹은 틀린 것으로 내가 판단하는지 등등 자기 스스로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이 필요합니다. 


사실 위에서 설명한 고려 사항들 중 상당수는 주관적으로 판단할 여지가 많은 것들입니다. 내가 설정한 이런 고려 사항들을 통해 살펴보아서 진실이라고 인정하기 힘든 정보라고 하더라도 “정말 거짓일까" 하는 의심이 들면서 관심이 가는 정보들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말처럼 결국 사람은 진실이나 믿어야 할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진실과 믿어야 할 것을 내가 믿고 싶어 지도록 나 스스로 판단 기준을 세우고 그것에 맞추어 의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것이 가능하려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생각하는 힘과 판단력을 키워야 합니다.  흔히 인문학 적인 소양을 키우면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다는 말씀들을 하십니다만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살피는 일만큼 힘든 일도 드뭅니다. 그리고 이 일은 문학, 역사, 철학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학문에서 가르치는 생각하는 방법과 생각하는 힘을 쌓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입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나 자신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필 수 있을 때 내가 접하는 정보들도 훨씬 더 현명하게 판단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인터넷상에서 접하는 모든 정보에 대해 이렇게 치밀하게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럴 필요가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그저 지나쳐버려도 될 정보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 한 페이지의 정보라도 내가 어떤 목적을 위해 중요하게 사용해야 할 정보라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만일 내가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는데 과연 내가 이 정보를 재판에 증거로 들고 가서 판사와 배심원단에게 내 무죄를 증명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본다면 인터넷상의 정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는지 짐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일 그런 확신을 할 수 없는 정보라면 사용하시면 안 되겠지요. 그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시든지 아니면 가짜 정보가 본인의 신념과 배치된다면 반대하는 의견이나 사실을 제시해서 다른 사람들이 그 잘못된 정보를 믿는 일을 막을 수도 있겠지요. 이것은 사람에 따라 달리 행동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모든 이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자신이 확인할 수 없거나 반신 반의 하는 정보라면 그것이 아무리 호기심을 끌만 한 것이라도 공유하지는 마시라는 점입니다. “나는 그저 링크한 것뿐인데.”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만일 그 정보가 가짜 정보라면 나는 결국 가짜 정보가 퍼지는 데 일조한 것이고 누군가가 그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 공유한 나 역시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니 모든 것을 먼저 의심하십시오. 충격적이고 남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를 보시면 더욱더 그렇게 하셔야 합니다. 공유하지 마시고 의심하시고 내 명예와 이름을 걸고 보증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라면 공유하지 마십시오. 정말 믿기 힘든 사실은 대개 사실이 아닐 확률이 높습니다.   


이 긴 글의 마지막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믿을 수 있는 전문가"의 필요성입니다. 우리는 모두 나름대로 자기의 전문 분야가 있고 그것에 관해서는 자신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최대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려 하지만 내가 판단할 수 없는 전문적인 분야의 정보가 있고 이때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가들의 영역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주제들이 있을 것이고 이럴 때 우리는 누구의 말을 더 믿어야 할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만일 두 전문가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 두 사람 모두 전문가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지식과 경력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할까요? 이 역시 듣는 이들의 판단 기준에 따를 일이지만 그렇게 믿는 행위로 인한 결과는 안타깝지만 우리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그 전문가들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뿐, 그 의견을 믿고 행동한 우리에 대한 책임을 져 주지는 않으니까요. 이럴 때 내가 스스로 전문가가 될 수 없다면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믿을 수 있는 전문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 전문가는 어떻게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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