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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국 Jun 19. 2024

유라시아 마실 가기

우리의 일상을 서울에서 암스테르담까지 14,000Km로 확장하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게이트


나는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번째 유라시아 대륙 횡단을 마쳤다. 지난해 5월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출정식을 마치고 아시안 하이웨이 6호선이 시작되는 부산으로 이동, 동해항에서 배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 하바롭스크, 치타, 바이칼 호수, 이르쿠츠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우랄산맥, 카잔, 모스크바, 수발키 회랑, 바르샤바, 베를린, 최종 목적지인 암스테르담을 거쳐 육로 왕복 3만 2000㎞를 감당하고 11월 18일 동해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왔다.


‘트랜스 유라시아 2023’에서는 크게 세 가지 열매가 만들어졌다.


 첫째, 겨울 환경에서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도로에 대한 자료가 만들어졌다. 나는 시베리아를 지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가 배와 열차 길에 대해 어떤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반복적으로 실험해오고 있다. 이를 위해  1996년, 2001년, 2014년, 2017년, 2019년 모두 다섯 번의 대륙 횡단을 마쳤다.


2023년에는 겨울 환경에서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도로와 관련, 인프라 시설들 및 물류회사와 다양한 차량 운전자들을 만났다. 이것은 모든 환경에서 시베리아를 지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에 대한 자료가 완성됨을 의미한다.


‘유라시아 마실 가기’이다.

우리 아이들이 아빠 차를 타고 함께 바이칼 호수에서 낚시를 하고, 우리 청년들이 시베리아를 횡단해서 발트해에서 윈드서핑을 하고, 우리 어른들이 유라시아 대륙의 북극권에서 오로라를 보고 오는 일…. 생각만 해도 시원하지 않은가!


이러한 일이 지금 당장 가능하다. 나는 28년 전부터 이러한 일들을 해왔다. 이번 대륙횡단에 사용된 캐스퍼 경승용차(998㏄)는 누구든지 유라시아 대륙을 경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두 번째는 지구촌 과제(환경, 빈곤 등)와의 대화이다. 그동안 나에게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한다는 것은 불타는 시베리아와의 만남을 의미했다. 곳곳에서 벌목과 화재로 인해 숲이 사라져 가고 있으며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의 배꼽’이라 불리는 바이칼 호수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 자연유산이다. 바이칼 호수를 보존하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자료화하고 러시아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2023년 7월 4일부터 7월 9일까지 러시아 연방 천연자원부 소속의 바이칼 자연보호구역센터로부터 초대를 받았다. 바이칼 자연보호구역의 책임자이자 탐험가인 바실리 수툴라씨와 함께 셀렌가 강 삼각주 습지대 현장을 경험했다. 이곳에서는 바이칼 호수로 흘러드는 셀렌가 강의 오염원에 대해 자연 스스로가 정화작용을 하고 있는 놀라운 현장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지구촌 시민 누구든지 유라시아 대륙을 경험하거나 횡단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가상세계)를 활용한 게임과 여행자 복합 공간, ‘유라시아 콤플렉스’(Eurasia Complex)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마쳤다. 서울, 광주, 부산에서 출발해 시베리아를 거쳐 암스테르담에 이르는 1만 4000㎞의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풍경들을 시각 자료화했다. 또한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수집했다.


 시베리아는 호랑이와 곰 등의 야생이 살아 숨 쉬는 대자연이다. 유라시아 대륙은 유목민과 정주민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셀 수 없이 많은 모험의 땅이다.


 나는 남과 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대륙으로 연결된 길, 곧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러시아 연방 도로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대륙에 대한 자료를 반복적으로 만들어 오고 있다.

 1996년 모터바이크로 이루어진 시베리아 단독 횡단은 최초의 기록이 되어 있다. 유라시아 대륙과의 만남, 28년이라는 시간은 이야기로서의 디테일을 의미한다. 최초의 기록과 반복된 행위로 인해 대륙의 길 위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들은 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현재는 디지털 기반의 세계화 시대이다.


 ‘트랜스 유라시아 2023’은 내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뉴욕의 익스플로러스 클럽(The Explorers Club)에서 발표됐다. 또한 대륙을 횡단할 때 베를린과 모스크바에서 언론. 방송과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다.

 

 새해에는 한반도로부터 확장된 공간으로서 유라시아 대륙의 길 위에서 만들어진 나의 이야기들이 세계를 상대로 어떤 확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다시 도전해보려고 한다


          김현국 탐험가 The Explorers Club 회원



유라시아 마실 가기- 남과 북의 분단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Km라는 제한된 선택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 광주에서 부산까지 유라시아 대륙 14,000Km로 확장됨을 의미한다.

 누구든지 그리고 당장 지금, 우리 일상에서의 이동 수단을 사용해서 힌반도로부터 확징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http://m.kwangju.co.kr/article.php?aid=1704978000763020131 ​광주일보 기고


http://m.kwangju.co.kr/article.php?aid=1695051000757977087  광주일보 송기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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