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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하고 고소한 곱창조미김

겨울 철 진가를 뽐내는 곱창 김


나이가 든다는 것은 파도를 타듯 자연스러울 때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 육체가 약해지는 데에는 분명, 조금 더 신중해지고 조금 더 내려놓으라는 뜻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그때부터였다.  


또 매사에 속도가 조금 늦어지고 일분, 일초를 읽는 감각이 둔해짐으로써 세상을 좀 더 큰 그림으로 읽을 줄 아는 어른이 되는 것도, 어쩌면 신체의 노화 덕일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중력이 내게 해주고픈 말을 받아들이면서 다만 너무 아프지 않게 나이 드는 것, 그러나 숫자로 모든 걸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 육체의 유한함 앞에 겸허해지는 것, 이것이 앞으로의 내 나이에 관한 바람이다.


보통의 언어들 / 김이나




동지(冬至)였던 어제, 사 먹으면 편할 팥죽을 한 솥 가득 끓여 식구들과 오손도손 다정히 머리를 맞대고 먹었습니다.  떫은맛을 없애기 위해 팥을 1차로 삶고 다시 압력밥솥에 올리고 믹서에 가는 과정을 느리지만 속도에 맞춰 진행하였습니다.  나무주걱으로 눌어붙지 않게 팥죽을 저으면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조용히 지켜보았습니다.  


식구들이 팥죽을 앞에 두고 '오늘이 동지(冬至) 구나' 합니다.  맞아, 오늘이 동지야.


계절의 순환을 짚어주는 절기의 행위는 작은 의식과도 같아서 삶의 유한함과 시간의 흐름을 멈춰 깨닫게 해 줍니다.  이제 12월도 며칠 남지 않았네요.  


아파트 지붕까지 내려온 눈 먹은 구름들을 보면서 올 겨울도 무척이나 추울 거란 생각에 움츠려 들게 합니다. 겨울이란 계절은 산속에 틀어박힌 절처럼 칩거하게 만들고 느림을 배우게 합니다.  





움직임이 불편한 겨울철엔 상비 식재료가 유용합니다.  그중에서 겨울철 진가를 뽐내는 것이라면 '곱창 김'을 꼽고 싶습니다.  '곱창김'은 일반 김보다 두껍고 식감도 거칠고 모양은 매끈하지 않지만 영양적 가치는 최고라고 할 수 있어요.  겨울철 부족한 고단백 식품이기도 하고요.  달걀의 영양과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저희 집은 수산시장에 들러 떨어지지 않게 한 톳(100장)씩 구입해서 두고두고 먹는데요.  그중에서 곱창 조미김은 맛도 좋아 식구들이 참 좋아합니다.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 냉동실에 두면 끝까지 바삭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우리 집 곱창 조미김 만드는 법


재료:  곱창 김, 들기름, 참기름, 맛소금


1. 들기름: 참기름을 동비율로 준비합니다.

2. 곱창김에 골고루 바른 뒤에 적당량의 맛소금을 뿌려줍니다.

3. 프라이팬에 곱창 김 두 장씩 약불에 15초씩 양면을 구워줍니다.

4.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에 맛있게 먹습니다.

5. 나머지 구운 곱창 김은 종이포일에 싸서 위생팩에 넣은 뒤 냉동실에 넣고 두고두고 맛있게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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