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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

당신이 인생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인생이 힘든 것이 아니다. 당신이 인생을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인생은 지극히 단순하다.



현대 상담학의 기초를 다진 '알프레드 아들러'는 개인심리학을 창시한 정신의학자다. 그의 심리학은 무의식을 창시한 프로이트를 언급할 때 늘 대비되듯 등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개인의 행동에는 '원인(과거)'이 있다는 해석을 낸 프로이트와 달리 아들러는 인간의 행동과 감정은 목적(미래)을 향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레젠테이션을 하다가 실수한 사람이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긴장한다고 했을 때, 프로이트는 실수(과거)를 없던 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긴장한다고 보았다면, 아들러는 또다시 창피당하고 싶지 않기에(목적) 긴장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두 심리학자는 이 행동을 상담하는 내담자에게 처방이 다르게 나올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상처를 숨기고 싶어 하는 무의식적 행동을 직시(원인)해야 치유된다며 피하지 말라고 다그쳤을 것이다. 반면 아들러는 제대로 준비해서 실력을 쏟아내라고 말할 것이다. 실력을 쌓아 자신감이 생기면 창피를 당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들러는 인간의 마음과 몸, 의식과 무의식은 서로 모순되지 않고 하나의 목적으로 향해 나간다고 보았다. 즉 사람의 몸과 마음은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통합체라는 의미다.



베스트셀러인 '미움받을 용기'는 우화형식을 빌어 철학교수와 젊은 교사의 문답식 대화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소개했다면, 이 책은 저자가 스스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자신의 삶에 대입했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자신이 아들러 심리학을 1년간 직접 실천하면서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된 경험담이다.



인간의 영혼은 자신을 보다 높은 곳으로 이끌고 이를 완벽하게 만들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게으른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아들러 심리학의 실천 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게으른 현대인은 완벽한 결과물이 제시되지 않으면 실천을 주저하는 심리를 파악한 것이다. 저자는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지금의 나라면 아들러 심리학을 실천함으로써 삶을 바꿔보라고 권한다.



우리가 행동을 주저하는 현실의 벽은 수없이 많다. 기본적으로 도전의식이 없는 자신의 성격(라이프스타일), 타인의 지나친 기대(가족, 지인, 평판) 그리고 현실적 벽(관습, 규칙, 트렌드 등)이 있겠다.



저자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어느 날 아들러 심리학을 실천해 보겠다고 결심하고 그 변화의 시간인 1년을 달마다 독자들에게 공개하며 자신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했는지 보여주었다. 그는 '라이프코치(코칭)'이라는 새로운 꿈에 도전한다. 자신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도 그런 자신이 좋았다. 자신의 조언에 만족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경험은 코칭이라는 직업을 본격적으로 가져야겠다는 도전의식이 생긴 계기다.



그가 현재의 직장을 버리고 새롭게 도전한 것도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아들러 심리학을 삶에 도입한 1년 후 그는 회사 월급 외에도 수입이 생겨 경제적으로 풍족해졌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삶에 대단히 만족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에게 이러한 변화를 준 아들러 사고의 특징은 '미래 사고'였다.



나는 저자의 성공사례담을 자세히 옮길 필요성은 못 느낀다. 어떠한 성공에는 실력 외에도 '운'이 작용되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 있게 읽은 포인트는 저자의 미래변화에 아들러의 심리학에서 자주 강조되는 5가지 개념을 도입되었다는 점과 그 개념이 공동체 속에서 안정감을 찾는 현대인에게 매우 합리적인 제안이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삶의 주도권'을 찾은 부분이 좋았다. 심리적 주도권은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자존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은 열등감으로 인해 타인과 자신을 자꾸 비교하고 결과적으로 무기력한 자신을 탓하게 된다. 무기력감은 타인지향적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고 스스로 선택한 삶이 아니기에 감정은 자기 비난으로 옮겨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아들러의 심리학에는 5가지 개념이 있는데, '목적론, 자기 결정성, 전체론, 대인 관계론, 인지론'이다. 다섯 가지 개념 모두 연결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미래를 바꾸는 가장 중요한 선택은 '자기 결정성'이다.



인간은 반드시 사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와 감정, 가치관을 통해 의미를 부여한다.



아들러는 '인식론'을 통해 대상을 보는 사람들의 기준을 설명했다. 세상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10살 이전의 생활양식으로 완성되어 평생을 간다는 것이다. 낙천적인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자존감이 낮게 형성될 집안에서 자란 사람은 세상이 냉정하다고 해석하였다. 따라서 같은 경험을 하더라도 그것에 같은 의미를 부여되지 않는다. 사람마다 자라온 라이프스타일(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 사건도 어떤 사람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해석을 내놓는 이유다.



여기서 아들러는 의도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려는 습관을 들인다면 이후 성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고 보았다. 즉 긍정적 '자기 결정성'은 자신의 의지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어릴 적 소심했던 친구가 어른이 된 이후 명랑하고 사교적으로 변했다면 긍정적 '자기 결정성'이 습관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때 자기 결정성을 높이는 힘은 바로 '용기'다.



'자기 결정성'은 자신의 인생에 책임감을 갖는다는 의미를 동반한다. 예를 들어 타인의 구속(부모의 강제, 상사의 강압 등)이 있더라도 그것을 인지하는 결정은 자신이 선택해야 옳다. 만약 하겠다는 결정이 자신의 성장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실패 시 타인 탓으로 돌리게 된다. 자기가 결정하지 않았다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조금도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책임지기 싫은 구속이라 느낀다면 거절해야 옳은 것이다. 자기 결정성은 삶을 책임지는 자세에서 비로소 모습을 보인다.



자기 성장은 자기 결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나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30여 년간 시어머님을 모시고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고통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운명과 생계를 위한 스스로의 결정이라고 나 자신을 설득했다. 그랬더니 책임감이 생겼고 그 속에서 보람과 성장을 얻게 되었다. 아들러가 말한 '인간은 자신의 목적에 따라 감정을 끌어낸다'는 목적론을 알게 모르게 경험한 셈이다.



사람마다 라이프스타일(성격)은 고정성을 가지고 있지만 평생 바뀌지 않는 것이 아니다. 자기 결정성을 믿고 노력하면 인생은 새로운 자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내가 '늘 그렇지, 뭐'라고 말하는 사람은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봐야 한다.




<지금처럼 살아도 괜찮을까 / 고이즈미 겐이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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