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이해하고 가르친다는 것은
요즘 들어 예전 교수님들의 수업이 자주 생각난다. 정확하게 말하면 교수님들의 같은 교재와 수업 자료를 보면서 시대가 바뀌는데 왜 그대로 인가? 노력을 참 안 하신다. 뭐 이런 생각을 했던 나를 기억한다. 교재도 그냥 들고 다니시는 것 같고 수업 준비도 안 하시는 것 같고 그런데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적어도 어떤 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내가 정확하게 이해하고 반복의 교수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그 교수님은 그 교재에 관해서는 최고였고 본인 강의 경험을 통해 어떤 질문이 올지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할지의 내공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과연 그런 내공이 쌓이고 있는가? 여러 개의 교재에서 겹치는 문법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말하기 수업이 중심이 되도록 수업을 구상하고 배열하고 싶다. 어휘 학습의 방법을 좀 녹여 보고 싶은데 정말 시간이 없다. 그리고 한 교재를 깊게 팔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여러 교재를 기본만 가르치고 가는 중이다. 그러면서 변명을 한다. 이게 최선이야. 시간이 없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등등
그래서 어학당 수업은 교재가 같은 곳을 그룹핑하거나 아니면 학부 수업을 하면서 내가 핸들링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한 교재로 한 과목을 꾸준히 강의를 맡아 다닌다면 그 교재에 대한 분석도 되고 학생들과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강의가 개선 및 완성될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동료 강사에게 하면서 나만 이렇게 버벅대는 거냐고 했더니 자신들도 얕고 넓게 가르치는 중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강사료가 올라가고 수업의 퀄리티를 높이는 수업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하다 보니 욕심도 바라는 것도 참 많아진다.
예전에 1급은 초급 강사나 누구나 국어적 지식이 있으면 가르칠 수 있겠다는 나의 생각은 아주 위험했다. 지금 보니 정말 베테랑 강사가 가르쳐야 할 급수가 바로 1급이다. 여기에서 학생들의 흥미가 갈리는 것을 보고 아찔했던 적이 있다. 초급은 초급의 특성으로 중급은 중급의 특성으로 고급은 고급의 특성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알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학부 수업을 앞두고 시간의 여력이 없는 나를 보고 있자니 한숨이 솔직히 한 수업만을 퀄리티 있게 하고 싶다. 내용도 활동도 고민에 고민을 해서 구상하고 싶지만 현실은 늘 바쁘게 수업 준비해서 수업 들어가는 상황이다. 그러니 나부터도 만족도가 낮다. 이 부분이 늘 나를 괴롭힌다.
같은 교재 연구반이 있어 서로 나눠 수업 준비나 활동을 준비하는 카페가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주변 강사들과 이런 커뮤니티가 있으면 서로 돕고 성장할 수도 있을 텐데. 이번에 한 한국어 강사 카페에서 온라인 활동을 기반한 연구반이 개설된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는데 이런 게 있으면 바로 할 것 같았지만 현실은 내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엄두가 안 난다는 거. 결국은 신청도 못하고 지나가게 되었다.
다들 어찌하고들 계실까 궁금하다 나만 이리 벅차고 힘에 부치는 것일까? 알 수가 없다. 혼자서 이렇게 저렇게 가고 있지만 확신도 없고 목표점이 보이지 않으니 조금 답답하다.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