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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lberrina May 01. 2023

6. 뼈와 뼈의 연결고리? 관절과 인대!

턴아웃의 이해를 위한 가벼운 해부학(2)

각각의 뼈의 이름과 위치를 익혔다면, 다음은 뼈와 뼈 사이의 연결에 대해 배운다. 뼈는 거칠고 단단하기 때문에 보호막 없이 뼈끼리 직접 부딪히면 큰 마찰력이 생기면서 금세 마모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뼈와 뼈가 맞닿아 있는 모든 면은 부드러운 관절면으로 되어있다. 관절의 종류는 크게 '윤활관절, 섬유관절, 연골관절' 세 종류로 나뉜다. 관절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관절이 가장 보편적인 관절이지만, 그 외에 약간은 생소한 섬유관절과 연골관절도 있다.



섬유관절은 마주한 뼈끼리 단단하게 붙어있어 움직임이 거의 없는 관절이다. 대표적으로 머리뼈와 치아가 있다. 신생아 때는 머리뼈가 한 덩어리로 붙어있지 않고 조각조각 존재하며, 숫구멍도 존재한다. 하지만 성장하면서 각각의 머리뼈들이 서로 섬유관절로 연결되어 단단하게 붙게 된다. 치아도 아래턱뼈에 섬유관절로 연결되어 단단하게 붙어있다.



연골관절은 뒤틀림이나 압박이 있을 때 약간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이다. 대표적으로 척추사이관절과 두 엉덩이뼈 사이의 두덩결합, 갈비뼈와 복장뼈를 연결하는 갈비연골이 있다. 머리뼈나 치아는 움직임이 거의 없는데 비해 위의 관절은 상황에 따라 약간의 움직임이 가능하다. 하지만 척추나 갈비뼈는 내 마음대로 '두 번째 흉추를 앞으로 구부려야지, 네 번째 갈비뼈를 오른쪽으로 구부려야지' 이런 식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즉, 이들 관절은 전체적인 몸의 비틀림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임을 가능하게 준다.


윤활관절은 '관절'하면 딱 떠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이미지의 관절이다. 발레 동작을 할 때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관절은 윤활관절로 되어있다. 맞닿은 뼈들의 끝에는 매끈한 연골이 붙어있고, 연골들 사이에는 촉촉하게 윤활액을 분비하는 윤활막이 있어서 마찰력이 줄어들고 부드럽게 관절이 움직일 수 있다. 또한 관절 주변에는 작은 물주머니 같은 윤활낭이 존재하여 더욱 마찰력을 줄여준다. 관절의 마모를 방지하고, 부드럽게 움직이기 위해서 이중, 삼중의 보호장치가 있는 셈이다.

윤활관절 모식도: 뼈 끝에 연골이 붙어있고, 그 사이에 윤활액이 차 있는 윤활막이 있다. (무어 임상해부학)



윤활관절은 그 생김새와 움직임에 따라 6가지 종류로 나눈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평면관절, 중쇠관절, 경첩관절, 안장관절, 절구관절, 타원관절이 있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관절의 모양과 움직임의 공통점을 찾아서 인간의 편의대로 분류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관절이 이 여섯 가지 분류에 완벽히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무릎관절은 경첩관절에 속하지만, 경첩의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내회전과 외회전도 가능하다.

윤활관절의 종류를 그림으로 나타내었다. (무어 임상해부학)



금속끼리 맞닿아서 마찰이 일어나는 곳에는 주기적인 기름칠이 필요하다. 끽끽 소리가 나는 문 경첩이나 자전거 체인에 기름칠을 하지 않으면 점점 더 심해지다가 이내 수명이 줄어든다. 우리 몸의 관절은 윤활막에서 윤활액을 계속 분비하기 때문에 최고의 천연 기름칠을 해주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관절의 마찰력을 줄여주는 여러 장치에도 불구하고 강한 마찰이 있거나, 강하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자극이 있으면 관절이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기게 된다. 염증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관절염(arthritis), 윤활낭염(bursitis) 등으로 명명하며, 이런 경우 근본적인 치료는 결국 마찰을 줄이는 것이다.



관절로 완충하고 나면, 그다음에 뼈가 탈구되지 않고 제자리를 유지하도록 뼈끼리 단단하게 고정해야 한다. 이때 뼈와 뼈를 붙여주는 강력테이프 역할을 하는 게 인대(ligament)이다. 인대가 뼈들을 단단하게 연결하고 있어야만 뼈들이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외상으로 인해 인대에 손상이 생기면 관절면이 불안정해지면서 관절에까지 무리가 갈 수 있다. 그만큼 인대는 신체 안정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대가 너무 강한 경우에는 관절의 가동범위를 줄여 유연성에 제약을 주기도 한다.

뼈와 뼈를 이어 붙여주는 하얀색 인대가 있다. 고정을 위해 강력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듯한 모습이다. 초록색 주머니는 마찰력을 줄여주는 윤활낭이다.



신체구조물을 들여다보면 아주 정교하고 똑똑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감탄할 때가 많다. 뼈와 관절, 인대도 그러하다. 뼈몸통은 아주 단단하고 올곧지만, 다른 뼈와 마주하는 끝부분은 한없이 부드러운 연골과 윤활막으로 감싸져 있다. 그리고 그 위를 튼튼하고 탄력 있는 인대가 칭칭 감싸 단단히 고정해 준다. 이와 같은 '외유내강'의 지혜로운 구조로 인해 일평생 내가 움직이고자 하는 대로 몸을 가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도 외유내강의 지혜로움을 한 자락 더 닮아가기를 소망하며, 소중한 관절을 좀 더 아껴주기 위해 구부정하게 앉은 자세를 바로 고쳐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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