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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도영 Mar 28. 2023

중국에서의 승부

'창조적 파괴' 도전기 - 3. 반도체(ASIC) 채굴기 시작

#나의기록 #에세이



- 반도체(ASIC) 채굴기 시연



 비트코인은 SHA-256(암호화 알고리즘 중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는 미군용 암호화 알고리즘을 연산하여 비가역적인 구조(블록체인)로 설계한 디지털 코드입니다. 여기서 SHA-256 알고리즘 함수를 연산할 수 있는 채굴기(Miner)들은 연산량의 기여도에 따라 신규 발행되는 비트코인을 배분 획득하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작업들을 채굴 작업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연산하기 위해서 CPU보다 GPU의 GPGPU 기능을 이용한 병렬처리를 하는 것이 효율적(GPU 품귀 현상으로 이미 입증)이고 GPU보다 한 단계 더 진일보한 FPGA 단계를 거쳐서 최종적으로는 AI 반도체라고 불리기도 하는 ASIC(주문형 반도체 ; 고비용 대량 생산) 반도체로 구현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이렇게 복잡한 2년여의 과정을 거쳐 FPGA 단계까지 마무리한 저는, 양산을 위한 ASIC이라는 주문형 반도체를 만들고 그 반도체 Chip을 이용해서 실질적으로 비트코인 알고리즘을 고속으로 연산하는 채굴기(Miner)를 만드는 과정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전문적인 용어를 설명드리는 것은 블록체인 분야가 어느 한 분야의 내용만 이해하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블록체인은 군사 암호학부터 출발하여 수학, IT, 전자공학, 금융, 경제, 철학까지 적용되며 그 내용의 범위가 방대해서 4차 산업의 키워드인 '초연결, 초융합'이란 단어가 이렇게 적용된다는 걸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슬픈 얘기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다단계 스캠 코인들이 유행하고 있으며 저처럼 멍청하게(about nerdy?) 반도체를 직접 연구 개발해서 채굴기 출시를 진행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습니다. 대부분 블록체인의 원조, 비트코인 본질을 통찰하기보다는 언변이 뛰어난 사람들이 눈치 빠르게 블록체인 광풍의 시류에 올라타 업비트나 코인빗 같은 거래소나 바이너리 구조의 ICO 네트워크 비즈니스에 편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죠.



 역시, 제가 존경하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를 통해 세상의 변화에 기여하기란 쉽지 않은 길이더군요.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제가 이렇게 우직스럽게 행동하는 게 멍청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런 게 바로 '기업가 정신'을 가진 프런티어의 숙명이라 생각하고 '스티브 잡스'가 말했던 "Stay hungry, Stay foolish."의 태도를 유지하며 虎視牛行(호시우행)하려고 했습니다.



 가끔 비트코인 얘기가 나와서 2015년부터 비트코인 채굴기를 통해서 채굴했던 제가 블록체인 반도체를 만들고 채굴기 출시 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하면 많은 분들은 제가 다른 분들처럼 일반적인 코인 거래소나 바이너리 구조의 신규 블록체인 코인 비즈니스를 하는 걸로 오해하시는데 제가 진행하는 블록체인 분야는 완전히 다른 분야였습니다.

 그나마 조금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분야는 시중에 판매하는 그래픽 카드들을 대량으로 구매해서 PC에 장착한 후 메모리 사용량을 많이 요구하는 이더리움 계열 코인들을 채굴하는 작업인데 그것도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 코어를 직접 개발하는 것과 시중의 그래픽 카드를 단순 조립해서 채굴하는 작업과는 난이도 면에서 차이가 크다고 볼 수 있죠.

 각설하고 대외비 사안이라 자세한 사항은 말할 수 없고 대략적인 내용만 말씀드리자면, 주문형 반도체(ASIC)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2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며 장비(Miner) 생산까지 고려하면 최소 300~4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것도 최소의 비용을 말하는 것이고 만약 최신 공정인 7 나노 이상의 EUV 공정으로 간다면 아마도 그 생산 비용은 최소 기천 억에서 조 단위로 올라갈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한 여력이 안 되는 저는 출시 전인 비트코인 채굴기 샘플을 들고 가서 채굴기 선판매로 자금 조달을 해야 했기에 남은 비용을 모두 털어서 중국에 사무실을 내고 선판매 전시장을 오픈했었습니다. 다음 영상은 중국에 샘플 제품을 들고 가서 중국 바이어들에게 제품 전시를 했던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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