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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주 Jan 13. 2024

존버는 승리한다(고요?)

관용어의 관용범위에 관하여

제가 가장 싫어하는 속담이 하나 있습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해야 할 필요도 못 느낍니다.

이 속담의 관용범위는 그냥 ‘꾸준함’과 ‘끈기’는 세상살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도입니다.

식약처 인증마크를 달고 나왔다고 해서 모든 영양제가 효능을 발휘하진 않듯

모든 좋은 말이 모두에게 모든 상황에서 좋을 리는 당연히 없겠죠.


하던 일이라고 해서,

잘하는 게 그뿐이라고 해서,

이거 아니면 다른 길이 없을 거 같아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버틸 의미와 이유를 찾지도 못했는데 무작정 버티지 마세요.

목숨은 하나입니다ㅎㅎ


버티는 행위에는 힘, 체력, 잠, 돈, 스트레스, 영혼, 취미생활, 친구, 연인, 가족, 시간,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나의 마음과 평안과 행복, 등등 열거하기에 1기가도 모자란 갖가지 중한 것들이 소모, 고갈됩니다.

그 행위에 의미가 있다면 ‘투자’요, 그렇지 않다면 그냥 ‘휘발’됩니다.

그러니 버티기 전에 신중히 생각하세요.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을 무턱대고 차용하지 말고,

내 모든 것을 갈아넣을 만큼 의미 있는 전장에 임전하고 있는지부터 점검하세요.

당신의 칼은 하나뿐이에요.

그리고 당신의 인생도.

그리고 당신도.


버티는 의미.

그것이 없다면 당신의 인생은 무용하게 소모되는 중입니다.

때로는 가볍게 손을 털고 나와야 할 때도 있어요.

당신이 빛날 자리는 거기가 아닐지도요.



라고 어제 나한테 내가 해준 이야기.

(사진은 새해 부적. 모두 잘 되시기를. 각자의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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