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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하나 내주실 수 있나요?

창업일기 시즌3, ep2

by 파이어파파

내가 2호점을 내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혹시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가맹형태로 자기한테 내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일단 나는 지금 상황에 대해 차분히 인터뷰를 시작했다.


1. 왜 이 사업을 하고 싶은 것인지? (동기, 목표)


2. 어디에 하고 싶은지? (입지 선정)


3. 얼마를 벌고 싶은지? (기대 수익)


일단 이 사업을 하고 싶은 이유는 십중팔구 비슷한 이유인데 본인이 관련된 매장을 주말에 가봤는데 장사가 무지 잘됐다는 점이며, 자신이 직접 돈 주고 해 본 결과 매우 본인의 취향에 맞은 나머지 여기에 심취하여 이것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난 어디에 매장을 차리고 싶은지 물어봤다. 장소는 경기도 1기 신도시의 역세권 근처 근린상가 1층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단, 역세권은 비싸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 1층은 더더욱 그렇다.


월세를 물어보나 마나겠지만 크지도 않은 10평대 매장이 거의 400만 원 정도 한다고 말을 해줬는데 음.. 나는 듣는 순간 '위험함'이 내 머릿속을 엄습했다.


내가 말했다.


"저도 매장을 두 개 하고 있고 현재 서울에 있는 매장도 상당히 비싼 편이지만 그런 월세를 감당할 만한 업종이 과연 있을까 싶네요." 라고 말을 했다.


가만 생각을 해봐라. 400만 원을 순이익으로 벌어내려면 얼마를 내가 팔아야 하는지 말이다. 그런데 시작하기 전엔 모른다. 그저 희망에만 부풀어 있고 자기 뇌피셜엔 대박으로만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마지막으로 질문을 했다. 이렇게 매장을 내서 얼마를 벌고 싶은지 말이다.


그분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처음 3개월은 자리 잡는다 생각하고 하나도 못 가져간다고 생각하고 그 이후부터는 월 500만 원 정도 생각을 해보고 있어요"라고 했다.


물론 꿈을 크게 잡고 거기에 목표를 정조준하며 실행을 하는 것은 나는 매우 찬성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브랜딩 하고 제품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될까 말까 한 일이다. 그냥 월 500만 원 가져가는 것은 가맹점 하나 내달래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찌 됐든 나는 이렇게 답했다.

"월 500만 원 수입 벌어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3년 동안은 수익이 하나도 없다고 하면 그래도 하시겠어요?"


"아.. 제가 처음 몇 달은 자리 잡는 셈 치고 수입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3년은 좀 너무 긴 것 같아요."


"아 그렇죠? 하지만 그 정도까지도 생각을 하셔야 사업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보는 것과 다르게 힘들 수도 있고 자리마다 결과가 다 다르기도 해서 정말 많이 어렵습니다"라고 말했다.


3년이 넘어 4년 차인 내 사업은 그동안도 참 감사한 일들이 많았지만 3년이 넘어가면서 정말 큰 주문들이 찾아오고 많은 일들을 최선을 다해서 처리하고 있다. 1년 차, 2년 차, 3년 차 땐 몰랐던 일의 크기와 방향성이 우리를 더욱 이 길로 이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어쩜 나도 3년은 수입이 없다고 생각하라는 말이 나를 향한 말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정말 진지하고 그분을 생각해서 답변을 했다.


"정말 여러 번 심사숙고하고 고민하고 그렇게 하셔도 늦지 않으니 계속 생각해 보고 결정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말이다.


왜냐하면 그분은 지금 당장 내가 이걸 하지 않으면 인생의 '큰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아이템이 매우 좋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매장을 복수로 여러 개 가지고 있는 곳에 모두 전화를 걸어 가맹형태로 매장을 내줄 수 있냐고 문의를 했었다고 한다.


나에게 "지금껏 이렇게 친절하면서도 진심으로 상담을 받아본 적은 처음입니다"라고 했다.


그렇다. 한양화로 사태 보지 않았는가? 정식으로 가맹점을 한다고 하는 곳도 점주 뒤통수치기 바쁘고 실제로 일어나는 사기극이 대한민국에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매장에 전화 와서 매장 하나 차려달라 하면 그걸 진심으로 상담해 주는 곳도 있지만 소위 '한 건' 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지 않겠는가?


결국 그분은 아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셨는지 어떻게 결론지어졌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오히려 하지 않고 그 돈을 비트코인이나 금, 미국주식에 잘만 투자해 놨어도 큰 수익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만큼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고금리 사이클로 모두가 지갑을 닫고 계엄사태로 인한 죽은 소비심리는 아직까지 살아날 줄 모르고 있다. 나만 그런가?


그렇지만 나 역시 그 과정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새로운 영역을 계속해서 개척해나가고 있다. 가맹점을 차려서 하고 싶다면 본사든 꼭 그 본점을 가서 직접 보고 어떤 수익구조가 나오는지 반드시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면담을 통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성향이 어떤지 파악을 반드시 하기 바란다. 그런 사람들을 대하는 감 없이 그냥 돈 주고 오픈하면 돌아오는 결과는 돈이 그냥 '삭제'되는 결말을 맞을 수도 있다.


늘 당신의 성공사업과 투자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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