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직장, 워라벨?
내 우선순위를 그때 나의 위치,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었던것 같다.
사회로 나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던 대학생땐 커리어 - 가족 - 내 삶(워라벨) 이였고,
첫 직장 이후 부턴 내 삶 - 가족 - 커리어,
연애를 하던 시절엔 가족 - 내 삶 - 커리어 가 되었다. 이 순위로 3년을 지냈는데, 당시 나의 logic 은, [나는 직장을 내가 행복해지기위한 수단으로서 다니는곳이고, 여기서 내가 말하는 행복이란 나의 가족과 친구들과 그리고 혼자만의 quality time 을 보내는것]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내가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value 인 내 가족과 내 삶 이 그 value 를 성취하기 위한 수단인 직장보다 우선되었다. 더군다나 당시 주식을 열심히 하던떄라 직장은 시드머니를 얻기 위해 다니는 곳 + keep me occupied & lively 정도의 의미였다.
더군다나 결혼을 약속한 연애를 하면서, 그리고 결혼 이후에는 '내 가족' 이 정말 '나의 가족'이 되면서 더욱이 최우선순위로 되었고, 아이가 생긴하면 전업주부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대로 쭉 갈 줄 알았지. MBA 를 하기 전까진.
INSEAD 를 합격하면서 부터 견고하다 생각했던 나의 우선순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 생각보다 멋진걸' 부터 시작해서 '이 비싼 돈을 주고 학교를 다니는데 이 이후에 그럼 연봉으로 뽕을 뽑아야 하는데?' 를 거쳐 '이왕 일하는거 하는데까지 해봐야 되지 않겠어?' 까지.
특히 INSEAD 의 career development page 를 가보니, Mckinsey 가 압도적으로 많고 졸업생의 반정도가 컨설팅으로 커리어를 이어갔다. 현재 컨설팅 클라이언트들과 같이 일하면서 이들의 새벽 4시에 퇴근하는 극악 워라벨을 너무나도 잘 알던 터라 절대 난 하지 않으리라 했었다.
그러나 이제 내 다음 커리어 스텝이 INSEAD 가 된 만큼 빡세더라도 배움을 위해서라면 괜찮은 옵션이지 않을까 싶었고, 멕킨지의 framework 가 이후 strategy 분야에서 일할때도 큰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조금더 개인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내가 현재의 직장과 현재의 상황에 너무 안주하여 더 challenge 하지 않고, 오히려 결혼과 출산 (아직 하지도 않은) 을 핑계 삼아 나의 성장 cap 을 내 스스로가 만든게 아닌가 싶었다. 애초에 도전하기 두려워서 내 스스로의 멘탈 보호를 위해 멘탈이 proactively 방어벽을 친게 아닐까? 선택받지 못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지 않은것이라고 핑계하는것 만큼 그럴듯한 말도 없으니까.
나의 이러한 고민들을 상사에게 하자, 바로
"뭐야, 그럼 애초에 가족은 우선순위가 아닌거였네" 라고 했다.
그순간, 어..진짜 그렇네!
나는 원래 욕심 많고 꿈도 많은 개인주의적인 사람이다. 무용보단 실용을 추구하고 명예욕과 금전욕이 충만하다. 이런내가 갑자기 전업 주부 꿈꿨던것은 내가 한때 추구했던바를 이루지 못할것이란 두려움 때문 아니였을까. 애초에 가족과 직업을 exclusive 하다고 치부하며 난 이게 더 중요해서 이건 못한다고, 스스로를 속여온것은 아닐까.
이런 고민들을 한지 벌써 한달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시부모님, 부모님, 직장 멘토들과 1N 지기 친구와 이야기끝에 결정했다! 우선 도전하기로. 그게 무엇이든 더 험남해보이고 더 높아보이는것으로.
투명해보이기만 하던 내 미래 pathway 에 안개가 끼인채 더듬이다가 이제 다시 맑아지는 것을 느끼니 이리 상쾌할 수 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