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세상의 중심이었다.
나의 모든 노력의 귀속은 너였다.
너의 병원비를 한 푼이라도 벌어볼 생각에 애썼고
네 입에 맛있는 간식이 들어가는 모습에 난 미소 지었다.
너에게 예쁜 옷을 입히고
유모차와 자전거에 태워 산책하던 모든 순간이 행복이었다.
넌 나에게 살아갈 '힘'이었다.
넌 나에게 애지중지였다.
불면 날아갈까 잡으면 터질까 안절부절이었다.
어디 한 군데 미운 구석이 없는 너였다.
이 세상 어떤 생물보다도 더 나를 사랑해 주었던 너
난 너로 인하여 사랑을 배웠고
가슴 벅찬 사랑도 받았다.
그 익숙한 사랑이 없는 지금 세상은
너 없는 세상은
고통이다.
사랑한다는 말도 모자라
'엄마가 무한 사랑해~ 끝까지 지켜줄게~'라며
너의 볼에 엄마 볼을 비비고 뽀뽀를 하면
알아들었다는 듯 지그시 눈을 감던 너
너 없는 지금 세상에서
나의 맹랑한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가시바퀴가 되어
나의 가슴팍을 후벼 판다.
하늘이 너와 나의 사랑을 시샘한 것일까?
이렇게 갑자기 나를 떠나야 하는 너는 어땠을까?
무섭지는 않았을까?
엄마가 보고 싶지는 않았을까?
엄마를 혼자 두고 넌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너 없이 어떻게 살라고 넌 인사도 못하고 떠났을까?
너 없이 내가 어찌 살라고 넌 그 길을 떠날 수 있었을까?
집안 곳곳에 어린 너의 흔적
산책길 곳곳에 아른거리는 너의 발자취
냄새 맡던 모습, 쉬하던 모습이 눈에 밟혀
차마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 산책길
너 없는 세상은
온통 회색빛이다.
너 없는 세상에서
방향을 잃어버린 나
머릿속은 굳은 듯 사고를 멈췄고
가슴속의 열정은 식은 듯 무기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