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인현 Mar 13. 2024

숙제

조화로움



  신은 매년 초 나에게 단어를 숙제로 던져주시는 것 같다. 그중에 기억나는 단어 하나는 현명함이어서 그 당시 WISDOM이라고 써져 있는 파우치를 사서 지금까지 가지고 다닐 정도이다.


 오늘은 문득 조화로움이 생각난다. 조화를 좇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물놀이를 보면서 말이다. 어릴 적부터 사물놀이 동아리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마음속에는 애국심이 대단한지 사물놀이, 마당놀이, 풍물패, 취타대를 무지 좋아한다. 축제 때 피날레로 나오는 풍물패를 너무 좋아해서 영상도 많다.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참 나한테는 자랑이다.


 유튜브로 보는 어떤 사물놀이가 행사를 하는 걸 봤는데, 꽹과리끼리, 북과 장구끼리 서로 장단을 주고받다가 고조되면서 흥을 돋고 서로가 행복해지는 모습이 너무 행복했다. 벅차오른달까. 나같이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까.


 우리도 어느 공간에서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맡든, 각자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서로가 할 만큼 했다라는 걸 믿어주고, 우리가 다 같이 도와주면 얼마나 행복하고 뿌듯할까 하는 생각에, 문득 정말 문득, 조화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의 모난 소음을 줄이고, 내 장점을 크게 들리게 하여, 내 단점이 장점이 되는 세상에선 걱정하지 않고 도움이 되고, 내 장점이 많은 사회에선 그중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바를 필요한 곳에 발휘하는 삶이 되기를..


 그게 우리가 모두 각자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만큼 세상에 나를 환산하고 가는 방법이지 않을까 하고. 그렇게 또 행복하면 더 좋은 거고. 아마 분명 행복할 것일 텐데. 아직은 그런 사회를 많이 만나보지 못했다. 그리도 나도 아직까지 불안에 시달려 내가 잘하는 건지 항상 걱정하며 몇 번이고 나를 탓하곤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다.


 언젠가는 나도 즐길 수 있는 사회에 속할 수 있겠지. 언젠가는 찌푸린 눈과 매정한 말투를 벗어난 곳에서 나도 마음껏 내가 가진 것을 발휘할 수 있겠지. 



 - 한가롭게 쉬던 어느 날 느낌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